인공관절 수술의 진화, ‘로봇’의 정교함이 무릎 수명을 늘린다 [박태훈 원장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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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관절 수술의 진화, ‘로봇’의 정교함이 무릎 수명을 늘린다 [박태훈 원장 칼럼]

김국주 기자

기사입력 : 2026-01-12 15:31

[Hinews 하이뉴스] 100세 시대가 도래하면서 ‘건강수명’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삶의 질을 좌우하는 무릎 관절 건강은 노년기 행복의 척도와도 같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무릎 연골은 한번 손상되면 자연 재생되지 않는다. 말기 퇴행성 관절염 환자들에게 ‘인공관절 수술’이 제2의 무릎을 선물하는 유일한 대안으로 꼽히는 이유다.

최근 인공관절 수술 분야는 4차 산업혁명 기술과 만나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로봇 인공관절 수술’이 있다.

로봇 인공관절 수술은 의사의 숙련된 경험에 첨단 로봇의 정밀함을 더한 수술법이다. 수술 전 3D CT 촬영을 통해 환자의 무릎 모양, 변형 각도, 뼈의 두께 등을 입체적으로 분석하여 가상의 수술 계획을 수립한다.

박태훈 서울센트럴병원 대표원장
박태훈 서울센트럴병원 대표원장
사람의 눈과 손으로만 진행하던 기존 방식도 훌륭한 결과를 내지만, 로봇을 활용하면 사전에 계산된 수치에 따라 0.5mm, 0.5도의 오차 범위 내에서 뼈를 절삭하고 인공관절을 삽입할 수 있다. 이는 인공관절의 조기 마모를 방지하고 수명을 늘리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로봇 인공관절 수술은 수술방에 들어가기 전부터 이미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단순히 뼈를 깎아내는 것을 넘어,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최적의 밸런스를 찾는 과정이 포함되기 때문이다.

1단계 3D CT 촬영 및 가상 수술 (Pre-planning), 수술 전 환자의 무릎을 3D CT로 촬영해 뼈의 모양을 3차원 입체 영상으로 변환한다. 의료진은 이 영상을 보며 환자의 뼈 모양과 변형 상태를 분석하고, 어떤 사이즈의 인공관절을 어떤 각도로 삽입할지 컴퓨터상에서 미리 ‘가상 수술’을 진행해 최적의 수술 계획을 세운다.

2단계 실시간 센서 부착 및 매핑 (Registration), 수술실에서는 환자의 허벅지 뼈와 정강이 뼈에 미세한 광학 센서를 부착한다. 이 센서는 환자의 뼈 위치와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로봇 컴퓨터에 전송한다. 이후 실제 환자의 뼈 여러 지점을 기구로 찍어서 컴퓨터 속 3D 모델과 좌표를 맞춰준다.

3단계 인대 균형 확인 및 계획 수정 (Ligament Balancing), 무릎을 구부렸다 펴보며 인대의 탄력과 균형을 체크한다. 기존 수술은 의사의 감각에 의존해 인대 균형을 맞췄지만, 로봇 수술은 관절 간격을 수치화된 데이터로 보여준다. 집도의는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수술 계획을 미세하게 수정하여, 수술 후 무릎이 뻣뻣하지 않고 부드럽게 움직일 수 있는 최상의 밸런스를 찾는다.

4단계 로봇 팔을 이용한 정교한 뼈 절삭 (Bone Resection), 가장 중요한 단계다. 의사가 로봇 팔을 잡고 뼈를 절삭하는데, 이때 로봇은 계획된 범위 밖으로 톱날이 나가지 못하도록 제어하는 ‘햅틱(Haptic)’ 기술을 가동한다. 수술 화면에는 안전 구역이 초록색 선으로 표시되며, 이 선을 넘어가려 하면 로봇이 자동으로 멈춰 신경이나 혈관 등 주변 조직의 손상을 원천적으로 막는다.

5단계 인공관절 삽입 및 최종 확인 (Implantation), 정교하게 다듬어진 뼈에 인공관절을 삽입한다. 마지막으로 무릎을 다시 한번 움직여보며 다리의 정렬 축이 일자로 곧게 펴졌는지, 관절의 움직임이 자연스러운지 확인 후 수술을 마무리한다.

로봇 수술의 또 다른 강점은 ‘안전성’이다. 수술 중 로봇 팔이 절삭 범위를 벗어나려고 하면 자동으로 멈추거나 저항을 주는 ‘햅틱(Haptic)’ 기술이 적용돼 있기 때문이다. 이는 마치 자동차의 차선 이탈 방지 기능이나 반자율주행 시스템과 유사하다.

이 기능 덕분에 수술 과정에서 신경, 혈관, 인대 등 주변의 정상 조직이 손상될 위험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불필요한 조직 손상이 줄어드니 출혈과 통증이 감소하고, 수술 후 회복 속도가 빨라져 고령의 환자들도 안심하고 수술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로봇은 훌륭한 도구지만, 그 도구를 다루는 것은 결국 의사다. 환자마다 다른 인대 밸런스를 맞추고, 돌발 변수에 대처하는 것은 전적으로 의료진의 판단에 달려 있다. 따라서 로봇 수술의 장점을 100% 활용하기 위해서는 집도의가 인공관절 수술 경험이 많은지가 중요하다.

(글 : 박태훈 서울센트럴병원 대표원장)

김국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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