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이젠 해외여행이라는 단어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어느 목적지를 가장 선호하느냐고 묻는다면 사람마다 답변이 다 다를 것이다. 그럼에도 최근 20년간의 트렌드가 어느 정도 눈에 보인다. 한때는 괌이며 사이판 같은 곳이 각광받더니, 세부·보라카이·팔라완 등 필리핀의 휴양지들이 인기를 끌기도 했다. 그러다가 언제부턴가 '경기도 다낭시'라는 별칭이 붙은 다낭을 비롯해 나쨩(나트랑), 하노이, 호치민 등 베트남으로 향하는 우리나라 관광객들이 많아졌다.
베트남으로 향하는 항공편이 많아진 건, 이런 상황에서 당연하다. 우리나라의 일반·저비용항공사는 물론, 베트남 국적의 항공사들도 활발하게 운항하고 있다. 이들 가운데 어느 항공사를 선택할 것인지의 기준도 사람마다 다 다를 것이다. 비용이 저렴하지만 여행객들의 평판은 그다지 높지 않아 보이는 항공사 한 곳 이야기를 해 보겠다. 베트남의 저비용항공사인 비엣젯항공이다.
국제선 승무원인데 영어 의사소통이 어렵다거나, 사전 예고 없이 출발 시각 또는 항공기 기종이 바뀐다거나 이런 문제들은 차라리 사소하다. 스케줄 변경이나 취소가 어렵다, 기내수하물 기준이 까다롭다는 등의 문제도 티켓이 저렴하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그럭저럭 감내할 만 하다.
그래도 참기 어려운 문제는 정시성이 상당히 나쁘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국토교통부가 53개 항공사(10개 국적사, 43개 외항사)를 대상으로 실시해 발표한 2024년 항공교통서비스 평가 결과에 따르면, 비엣젯항공의 정시성 등급은 C등급이다.
다만, 승객들이 체감하는 정시성은 더욱 엉망인 듯 하다. 지연도 지연이지만, 툭하면 항공편이 취소되니 불만이 높을 수밖에 없다. 오죽하면 여행 커뮤니티 등에서 정시성이 나쁜 항공사에 'X엣젯'이라는 멸칭을 붙일까? 한정된 항공기 수로 많은 노선을 운항하는 저비용항공사의 특성상, 어마어마한 항공기 가동률과 퀵턴이 발생한다는 점을 이해는 하지만, 그래도 너무하다는 원성이 어쩔 수 없이 나온다.
이런 이미지가 영업에 지장을 미친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일까? 그들도 기자들의 메일로 보도자료를 전송한다. 취재 활동이나 기사 작성에 참고하라는 취지일 것이다.
비엣젯 측에서 가장 최근 보내온 보도자료의 제목은 "비엣젯항공, 2026년 세계 최고 수준 항공 안전성 다시 한 번 입증"이다. 호주의 항공·여행 전문 매체라는 '에어라인레이팅스'의 발표를 인용해, "이 매체가 선정한 가장 안전한 항공사에 이름을 올렸다"는 취지의 내용이다.
해당 사이트에 접속해봤다. 관련 내용이 있는 건 사실이었다. 구체적으로는 자신들이 선정한 가장 안전한 항공사 25곳을 일반 항공사와 저비용항공사 부문으로 나누어 공개하고 있었다. 그리고 비엣젯항공은 저비용항공사 부문 8위였다. 1위는 홍콩익스프레스였고, 홍콩익스프레스와 비엣젯 사이에는 ▲젯스타 ▲스쿠트 ▲플라이두바이 ▲이지젯그룹 ▲사우스웨스트 ▲에어발틱 등 6개 항공사가 있었다.
비엣젯항공은 에어라인레이팅스가 선정한 '가장 안전한 저비용항공사' 8위로 선정됐다. [에어라인레이팅스 사이트 캡쳐]
"어쨌든 에어라인레이팅스가 선정한 가장 안전한 항공사 중 한 곳에 이름을 올린 건 사실 아니냐"는 그들의 항변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말은 항상 '아 다르고 어 다른' 법이다. '가장 안전한 항공사 Top 25에 이름을 올렸다'와 '가장 안전한 항공사에 이름을 올렸다'는 전혀 다른 표현이다. 1위에 선정된 것처럼 해석할 수 있는 여지가 얼마든지 있기 때문이다. '별 7개'며 '최고 수준' 따위의 표현 역시 읽는 이들을 헷갈리게 한다.
비엣젯 측 관계자들은 어쩌면 "거짓말은 하지 않았다"고 주장할 수 있으려나. 애매모호한 자료를 이용해 기자와 언론을 속이고, 더 나아가 베트남으로 여행하려는 우리나라 여행객을 속이면서도 아무 문제 의식을 느끼지 못한다면 유감이다. 한국 언론이, 그리고 한국 고객이 우스워 보이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