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담배의 진실, ‘덜 해로운 담배’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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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담배의 진실, ‘덜 해로운 담배’는 없다"

임혜정 기자

기사입력 : 2026-01-21 09:00

[Hinews 하이뉴스] 새해가 되면 많은 사람들이 금연을 결심한다. 하지만 니코틴 중독은 결코 쉽게 이겨내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전자담배는 ‘덜 해로운 대안’으로 인식되며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세계보건기구(WHO) 보고서에 따르면, 전통 흡연율은 감소하고 있지만 전 세계 전자담배 사용자는 1억 명을 넘어섰다. 담배 회사는 ‘위해 감축’ 논리를 앞세워 전자담배를 권하지만, 의료 현장에서 나타나는 건강 지표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말한다.

조유선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전자담배는 형태만 달라졌을 뿐, 인체에 미치는 유해 영향은 여전히 크다. 특히 기존 흡연자와 함께 사용하는 이중 사용자의 위험은 오히려 상승한다”며 경고했다.

전자담배는 ‘덜 해로운 담배’가 아니며, 완전 금연만이 건강을 지키는 유일한 방법이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전자담배는 ‘덜 해로운 담배’가 아니며, 완전 금연만이 건강을 지키는 유일한 방법이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전자담배, 수증기 아닌 ‘유해 에어로졸’


전자담배에서 나오는 하얀 기체는 단순한 수증기가 아니다. 니코틴, 중금속, 발암물질이 혼합된 에어로졸(aerosol)로, 폐와 심혈관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겉으로는 연기 같지 않아 안전해 보이지만, 인체에 침투하는 입자는 일반 담배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전자담배에는 두 가지 주요 형태가 있다.

· 궐련형 전자담배 : 담뱃잎 스틱을 고온으로 가열해 흡입

· 액상형 전자담배 : 니코틴 액상을 전기 가열해 에어로졸 생성

조 교수는 “많은 사용자가 수증기라고 오해하지만, 실제로는 다양한 유해 성분이 포함된 복합 에어로졸이다. 장기적 노출 시 폐와 심혈관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덜 해로운 듯 보여도 건강 위험 여전

전자담배는 유해 성분 수치가 낮다는 이유만으로 안전하다고 볼 수 없다. 일부 연구에서는 타르 함량이 일반 담배보다 높거나, 가열 과정에서 새 화학물질과 미세 금속 입자가 생성돼 폐 깊숙이 침투, 만성 염증을 유발한다고 보고됐다.

심혈관계에 대한 위험도 무시할 수 없다. 전자담배 사용자는 비사용자 대비 심근경색 위험이 1.53배, 뇌졸중 위험이 1.73배 증가한다. 특히 기존 흡연자와 병행하는 경우 심근경색 위험은 2.52배까지 높아진다. 폐 건강 역시 예외가 아니며, 1초간 강제호기량(FEV₁)이 평균 3.0L로 비사용자 3.5L보다 약 14% 감소했다.

조유선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조유선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조유선 교수는 “전자담배가 연기가 없다고 해서 안전하다는 생각은 큰 오해다. 니코틴과 유해 입자가 심혈관과 폐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하며, 장기적으로 기존 흡연자에게도 위험이 확대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전자담배와 일반 담배를 병행하는 이중 사용자는 체내 독성물질 노출이 줄지 않고, 심혈관계 위험이 36% 이상 증가한다. 청소년의 경우, 전자담배 사용 경험만으로 일반 흡연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아, 새로운 흡연 입문 경로가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완전 금연만이 안전한 선택

전자담배는 ‘덜 해로운 대안’이 아니라, 형태만 다른 또 하나의 담배다. 진정으로 건강을 지키고 싶다면 모든 형태의 니코틴으로부터 벗어나 완전한 금연을 선택해야 한다.

조유선 교수는 “금연은 단순한 선택이 아니라 생명을 지키는 과학적 방법이다. 니코틴 중독은 개인 의지만으로 끊기 어렵기 때문에, 전문 의료진의 상담과 약물 지원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자가 진단을 통해 니코틴 의존도를 확인하고, 점수가 높으면 전문 의료진과 금연 계획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 금연은 단순히 담배를 끊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심혈관과 폐 건강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임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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