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현의 '경제가 뭐라고'] 노사관계 2% 나빠지면 폐업 사장 1만명↑...'노란봉투법' 또 개정, 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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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현의 '경제가 뭐라고'] 노사관계 2% 나빠지면 폐업 사장 1만명↑...'노란봉투법' 또 개정, 괜찮을까?

마지현 (재)파이터치연구원 수석연구원

기사입력 : 2026-01-27 16:48

파이터치연구원의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노사관계가 2% 악화될 때마다 폐업 사업자 약 1만 명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지=구글 제미나이 AI를 이용해 제작]
파이터치연구원의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노사관계가 2% 악화될 때마다 폐업 사업자 약 1만 명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지=구글 제미나이 AI를 이용해 제작]
마지현 (재)파이터치연구원 수석연구원
마지현 (재)파이터치연구원 수석연구원
오는 3월 10일 시행을 앞둔 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이른바 '노란봉투법'을 둘러싸고, 노동시장 현장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고용노동부가 지난 20일 시행령 개정안 재입법을 예고하면서, 하청 노동조합이 원청 사용자에게 개별적으로 교섭을 요구할 수 있는 여지는 한층 넓어졌다. 경영계의 우려보다 노동계의 요구가 상대적으로 더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고용노동부가 재입법예고한 시행령 개정안의 핵심은 원·하청 간 교섭단위 분리 여부를 판단할 때 ‘이해관계의 공통성’, ‘이익 대표의 적절성’, ‘노조 간 갈등 가능성’을 우선 고려하도록 명시한 것이다. 이에 따라 상급단체가 다르거나 노조 간 이해관계가 다를 경우, 동일한 원청을 상대로 하청 노조들이 각각 교섭에 나설 수 있게 됐다.

노동계는 이를 하청 노조의 실질적 교섭권을 보장하는 조치로 평가하는 반면, 경영계는 해석 여지가 큰 기준이 교섭 분리를 상시화해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한다. 실제로 최근 전국금속노동조합이 산하 하청 노조에 원청 기업과 직접 교섭을 요구하라는 공문을 발송하는 등 법 시행 이전부터 교섭 압박이 가시화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제도 변화가 노사관계 갈등을 넘어 경제에 직접적인 충격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재단법인 파이터치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노사관계가 1% 악화될 경우 기업 폐업률은 0.05%포인트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분석은 계량경제학에서 인과관계 분석에 널리 활용되는 도구변수 일반화적률법과 시스템 일반화적률법을 적용해 도출한 결과다. 연구에 사용된 자료는 유럽 28개국의 2008년부터 2019년까지의 패널데이터다.

이와 같은 결과가 도출된 이유는 다음과 같다. 노사 갈등이 심화되면 생산성이 하락하고, 이는 곧 수익성 악화로 연결된다. 결국 기업은 경영 지속이 어려워지고 폐업으로 내몰리게 된다.

이러한 분석결과를 우리나라에 적용해 보면 다음과 같다.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노사관계가 2% 악화될 경우, 폐업 사업자는 약 1만명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서 노사관계가 2% 악화된다는 것은 우리나라의 노사협력지수가 3.5점에서 3.43점으로 하락하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우루과이와 유사한 수준이다. 노사협력지수는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하는 글로벌 경쟁력지수의 세부 항목으로, 7점에 가까울수록 노사협력이 잘되고 1점에 가까울수록 노사관계가 악화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미 세계 최하위 수준의 노사협력 환경에 놓인 한국의 현실을 고려하면, 노조의 교섭력을 추가로 확대하는 노란봉투법은 노사관계를 더욱 경직시킬 수 있다. 물론 시행을 앞둔 법을 되돌리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그러나 제도의 안착을 위해서는 법 시행 이후 노사 분쟁이 급증하거나 기업 경영에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나타날 경우 신속하게 보완 입법을 검토할 수 있는 정책적 유연성이 반드시 필요하다.

마지현 (재)파이터치연구원 수석연구원

jihyun.m@pi-touch.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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