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열’이 아니라 ‘물’, 아쿠아블레이션 수술이 바꾸는 전립선비대증 수술 패러다임 [김병훈 원장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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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열’이 아니라 ‘물’, 아쿠아블레이션 수술이 바꾸는 전립선비대증 수술 패러다임 [김병훈 원장 칼럼]

송소라 기자

기사입력 : 2026-03-26 10:00

[Hinews 하이뉴스] 진료실에서 전립선비대증 환자를 만나면 가장 자주 듣는 말이 있다. “나이가 들면 원래 소변이 불편해지는 것 아닌가요?”라는 질문이다.

물론 노화와 함께 전립선은 자연스럽게 커질 수 있다. 그러나 소변 줄기가 가늘어지거나 자주 화장실을 가게 되고, 배뇨 후에도 개운하지 않은 느낌이 지속된다면 단순한 노화 현상으로만 보기 어렵다. 전립선이 커지면서 요도를 압박하는 전립선비대증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전립선비대증 진단은 단계적으로 진행된다. 먼저 문진을 통해 과거 병력과 복용 약물을 확인하고 국제전립선증상점수(IPSS)를 통해 증상의 정도를 평가한다. 이어 직장수지검사와 경직장 초음파 검사로 전립선 크기와 결절 여부를 확인하고 소변검사와 전립선특이항원(PSA) 검사를 통해 감염이나 전립선암 가능성을 감별하게 된다.

김병훈 골드만비뇨의학과 인천점 원장
김병훈 골드만비뇨의학과 인천점 원장

대표적인 증상은 세뇨, 단절뇨, 잔뇨감, 빈뇨이다. 특히 야간뇨가 반복되면 수면의 질이 떨어지고 낮 시간 활동에도 영향을 주게 된다. 전립선비대증은 단순한 배뇨 불편을 넘어 삶의 리듬 자체를 흔드는 질환이다.

치료는 보통 약물치료로 시작하지만 증상이 지속되거나 합병증 위험이 있는 경우 수술적 치료를 고려하게 된다. 최근에는 리줌 시술(REZUM), 아이틴드(iTind), 전립선결찰술(Urolift, 유로리프트) 등의 최소침습적 수술 방법이 각광받고 있다. 특히 그 중심에는 영상 유도 기반 로봇 워터젯 절제술인 아쿠아블레이션이 있다.

아쿠아블레이션은 고압의 물줄기를 이용해 전립선 조직을 절제하는 방식이다. 기존 전기나 레이저처럼 열에너지를 사용하는 절제술과 구조적으로 차이가 있다. 이러한 장점 덕분에 미국 FDA 승인을 받았고 국내에서도 신의료기술로 인정되면서 임상 적용 범위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AI 로봇을 통한 정밀한 절제가 이뤄지기 때문에 경요도적 전립선 절제술(TURP) 같은 단순 절제술과는 큰 차이가 있다.

진료 현장에서는 약물치료로 충분한 효과를 보지 못하는 환자에서 이러한 치료를 고민하게 된다. 예를 들어 60대 중반의 한 환자는 수년간 약물치료를 유지했지만 야간뇨 때문에 깊이 잠들기 어려운 상태였다. 검사에서는 중엽 돌출이 동반된 전립선비대가 확인됐고 항응고제를 복용 중이어서 출혈 위험을 함께 고려해야 했다. 로봇 워터젯수술(아쿠아블레이션)을 시행한 이후 잔뇨감과 배뇨 속도가 개선되면서 약물 의존도를 줄일 수 있었다.

최근에는 아쿠아블레이션 수술도 한 단계 더 발전하고 있다. 기존 전립선비대증 수술은 배뇨 개선을 위해 비대 조직을 넓게 절제하는 데 초점이 있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정구 주변 조직까지 손상되면서 역행성 사정이 발생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최근에는 사정 기능 보존의 핵심이 방광경부가 아니라 정구 주변 조직 보존에 있다는 점이 밝혀지면서 정구 인접 부위를 남기는 Hood Sparing 아쿠아블레이션이 적용되고 있다. 실제 본원에서 이뤄진 단일기관 연구에서 122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수술 3개월 후 사정 기능 보존율은 92.2%로 기존 방식의 82.6%보다 약 10%p 높게 나타났고 역행성 사정 발생률은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배뇨 개선 효과는 기존 수술과 동등하게 유지되었다는 점도 확인됐다. (2025년 대한비뇨의학회 발표)

이처럼 로봇 장비가 도입됐다고 해서 수술 결과가 자동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전립선의 크기와 형태, 방광출구 폐색 정도, 동반 질환 여부는 환자마다 다르기 때문에 절제 범위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가 중요하다. 영상 정보를 해석하고 절제 계획을 세우는 과정에는 의료진의 경험이 함께 작용한다.

전립선비대증 치료를 고민하는 환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은 “수술을 하면 얼마나 좋아질 수 있는가”이다. 그러나 치료 결과는 단순히 소변 줄기의 변화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야간에 깨는 횟수가 줄어들고 외출 중 화장실을 찾는 부담이 줄어들며 약물 복용 의존도가 낮아지는 변화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

전립선비대증 치료는 하나의 수술법을 선택하는 문제가 아니라 환자의 생활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회복할 수 있는지를 함께 설계하는 과정이다. 최근 영상 유도 기반 로봇 절제술과 정구 보존 전략이 함께 주목받는 이유도 이러한 치료 기준의 변화와 맞닿아 있다.

(글 : 김병훈 골드만비뇨의학과 인천점 원장)

송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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