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항체 항암제 분야에서 대한민국 기업 에이비엘바이오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에이비엘바이오 CI.
이중항체 항암제 분야에서 대한민국 기업 에이비엘바이오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이중항체 전문기업 에이비엘바이오가 뇌 침투율을 높인 ‘ABL301’ 효능으로 파킨슨병 치료의 새 희망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에이비엘바이오(대표 이상훈)는 글로벌 파트너사 사노피와 공동 개발 중인 파킨슨병 치료제 후보물질 ABL301(SAR446159)의 유망한 비임상 데이터를 국제 알츠하이머·파킨슨병 학술대회(AD/PD 2025)에서 공개했다고 4월 8일 밝혔다. 이중항체 항암 신약 분야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내며 개발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다.
‘AD/PD 2025’는 퇴행성 뇌 질환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들과 제약·바이오 기업이 모여 최신 연구 동향을 공유하는 권위 있는 학술대회로, 올해는 4월 1일부터 5일까지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열렸다.
에이비엘바이오의 핵심 플랫폼 기술인 ‘그랩바디-B(Grabody-B)’가 적용된 ABL301은 파킨슨병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진 알파-시뉴클레인의 축적을 억제하는 항체를 뇌 안으로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이중항체다. 그랩바디-B 플랫폼은 IGF1R(Insulin-like Growth Factor 1 Receptor)을 매개로 하여 다양한 퇴행성 뇌 질환 치료 후보물질의 뇌혈관장벽(BBB) 통과 효율을 극대화하는 혁신적인 기술이다.
이번 학회 구두 발표를 통해 공개된 비임상 데이터에 따르면, ABL301은 IGF1R의 정상적인 기능을 저해하지 않으면서도 알파-시뉴클레인 응집체의 미세아교세포 매개 제거를 촉진하여 궁극적으로 뇌 신경세포(뉴런)의 손실과 행동 장애를 개선하는 효과를 보였다. 특히 원숭이 대상 실험에서 ABL301은 단일항체 대비 뇌 조직 및 뇌척수액에서의 약물 검출량이 현저히 높은 것으로 확인되어, 뇌 투과율을 크게 향상시킨다는 점을 입증했다.
‘ABL301’ 파이프라인은 2가지 차별적 작용기전을 통해 기존 항체치료제 대비 향상된 치료 효능을 보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지난 2022년 1월, 글로벌 제약기업 사노피와 총 10억6000만 달러 규모의 ABL301 공동 개발 및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후 지난해 10월 사노피로부터 ‘ABL301’에 대한 500만 달러 규모의 마일스톤 기술료를 수령했다. 마일스톤 기술료는 ABL301의 제조기술 이전(Manufacturing Technology Transfer) 완료에 따른 것으로, 이는 에이비엘바이오가 사노피와 체결한 계약에서의 단계적 성과에 해당한다.
이후 두 회사는 공동연구개발위원회를 구성하여 ABL301의 성공적인 개발을 위해 긴밀히 협력하고 있으며, 현재 미국에서 ABL301의 안전성과 내약성을 평가하는 임상 1상 시험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에이비엘바이오 이상훈 대표는 “퇴행성 뇌 질환 분야의 저명한 전문가들이 모이는 ‘AD/PD 2025’에서 ABL301의 연구성과를 발표하게 되어 기쁘다”며, “현재 미국에서 진행 중인 임상 1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어 ABL301이 파킨슨병 환자들의 삶의 질을 실질적으로 개선하는 혁신적인 치료제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에이비엘바이오는 독자적인 이중항체 플랫폼 기술인 ‘그랩바디’를 기반으로 다양한 퇴행성 뇌 질환 및 항암 분야의 혁신 신약 파이프라인을 활발히 개발하고 있다. 현재 ABL001, ABL202, ABL301, ABL111/지바스토미그, ABL503/라지스토미그, ABL105, ABL103 등 7개의 파이프라인이 미국·중국·호주·한국 등 여러 국가에서 임상시험 단계에 있으며, 특히 ABL001은 미국 FDA로부터 패스트트랙 지정을 받았다.
아이맵과 공동 개발 중인 ABL111/지바스토미그는 2025년 니볼루맙 및 화학치료제와의 삼중 병용요법에 대한 임상 1b상 톱라인 데이터 발표를 앞두고 있다. 이 외에도 ABL104 등 다수의 파이프라인이 임상 진입을 준비 중이며, 이중항체 ADC를 포함한 비임상 연구개발도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