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계속 오르는데, 외환위기 아니라는 한은...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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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계속 오르는데, 외환위기 아니라는 한은...왜?

유상석 기자

기사입력 : 2026-01-19 16:44

명동 환전소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명동 환전소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Hinews 하이뉴스] 최근 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하면서, ‘외환위기 징후’라는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한국은행은 "외환위기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다만, "달러를 빌려주는 외화자금시장에는 달러가 넘쳐나는데, 달러를 사고 파는 현물환 시장에선 달러가 부족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한은은 19일 자체 블로그에 '외화자금시장에 달러는 많은데 환율은 왜 오르는 것일까?'라는 제목의 게시글에서 이같이 분석했다.

윤경수 한은 국제국장은 "외환시장에 달러가 풍부한데도 환율이 오르는 것은 다소 모순적인 현상"이라며 "달러 자금이 풍부해 빌리기 더 쉬워진 지금 상황을 외환시장 위기라고 부르기는 어렵다"고 게시글을 통해 설명했다.

외화자금시장은 은행 등 금융기관이 달러를 빌려주고 이자를 주고받는 시장이다. 원화를 담보로 달러를 빌려 사용한 뒤 일정 기간 후 달러를 다시 돌려주고 원화를 받는 방식이다. '외환스와프'라는 표현으로 알려져 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외화자금시장의 달러 공급이 원활했던 이유는 우리나라가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또, 기업들이 수출로 벌어들인 외화를 과거에 비해 덜 매도하고 외화예금으로 쌓았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11~12월에는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환율이 하락할 때마다 외화예금을 더 늘리는 행태를 보였다.

한은과 정부가 국내 외화 유입을 촉진하기 위해 발표한 ‘외환건전성 제도 탄력적 조정 방안’도 외화자금시장에 외화 유동성 공급을 늘렸다.

이와 함께 지난해에는 외국인의 채권자금이 전년보다 2.7배 더 국내로 들어왔다. 이 때 채권자금의 절반 이상이 외환스왑을 통해 달러 자금을 빌려주고 받은 원화로 투자되기 때문에 외화자금의 주요 공급원이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물환시장에서는 환율이 높은 수준에서 변동하고 있다. 한은은 최근 몇 년간 환율이 추세적으로 높아진 이유로, 한미 간 금리 및 성장률 격차, 국내 금융자산의 상대적으로 낮은 수익률 등을 들었다.

특히 지난해에는 거주자의 해외투자 수요가 폭발했기 때문이라고 윤 국장은 강조했다. 지난해 1월부터 11월 사이 거주자의 해외증권투자와 직접투자 규모는 각각 1294억달러, 268억달러에 달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의 국내증권투자(504억달러)와 직접투자(63억달러)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해외 주식을 사기 위해 원화를 달러로 환전하려는 수요가 현물환시장에 집중되면서 환율 상승의 요인이 됐다는 설명이다.

한은은 고환율에도 달러 자금시장이 안정돼 있는 만큼, 현재 상황을 '위기'로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윤 국장은 "외환위기는 대외지급능력이 약화돼 달러자금의 차입이 어려울 때 발생하는 현상"이라며 "지금은 달러를 역사적으로 가장 저렴하게 빌릴 수 있는 상황이라 위기와는 거리가 멀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1997년이나 2008년 위기 때와는 전혀 다른 것으로 외환당국은 보고 있다.

환율 상승으로 우리 경제에 대한 비관론이 확산하고 있다는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윤 국장은 "환율 상승이 곧 경제 펀더멘털 악화를 의미한다는 기대가 확산하면 자본유출과 환율 상승을 부추기는 자기실현적 악순환이 생길 수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펀더멘털 요인을 개선해 나가면서, 단기적으로는 수급 불균형을 완화해 일방향의 기대 형성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유상석 기자

walter@h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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