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경부이형성증은 자궁 입구 세포가 정상에서 비정상으로 변하는 상태로, 암은 아니지만 자궁경부암으로 진행할 수 있는 전암성 병변이다. 대부분의 원인은 고위험군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이며, 특히 16형과 18형은 위험성이 높다.

이형성증은 대부분 초기엔 증상이 없다. 간혹 성관계 후 출혈, 비정상 분비물, 골반 통증 등이 나타날 수 있지만, 보통은 건강검진에서 우연히 발견된다.
진행 정도에 따라 CIN1~3 단계로 구분되며, CIN1은 상피층의 하부에만 비정상 세포가 존재해 자연적으로 사라지는 경우도 많다. 이 경우 6~12개월 간격으로 추적검사를 받는다.
하지만 CIN2 이상부터는 자궁경부암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젊고 임신을 계획 중인 여성은 일정 기간 경과를 지켜볼 수도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수술적 치료가 권고된다. CIN3부터는 암으로의 발전 위험이 커져 원추절제술, 레이저 치료, 냉동요법 등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서은주 세란병원 산부인과 과장은 “HPV 감염에서 자궁경부암으로 진행하는 데 평균 10년 이상 걸리지만, 고위험군 HPV 감염자에겐 그보다 빠를 수 있어 정기검진이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형성증은 난임이나 불임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며, 임신 중 발견되더라도 대부분 출산 후 치료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서 과장은 “치료 후에도 재발 가능성이 있는 만큼 3~6개월 간격의 추적 검사가 필요하며, 예방을 위해 HPV 백신 접종도 꼭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기적인 검진과 백신 접종은 침묵 속에서 자라는 자궁경부암을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증상이 없다고 방심하지 말고, 꾸준한 관리가 건강을 지키는 시작이다.
임혜정 하이뉴스(Hinews)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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