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두통이나 한쪽 팔다리가 갑자기 마비됐다가 회복되는 증상이 반복된다면 ‘모야모야병’을 의심해야 한다. 이호준 순천향대 부천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모야모야병은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하면 뇌 손상을 막을 수 있지만, 방치하면 영구적인 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모야모야병은 뇌로 가는 주요 혈관이 점차 좁아지거나 막히는 진행성 뇌혈관 질환으로, 현재까지 근본적인 약물 치료법은 없다. 혈관조영술에서 비정상 혈관이 연기처럼 희미하게 피어오르는 모습 때문에 일본어 ‘모야모야(もやもや)’에서 이름이 유래했다. 혈관이 막히면 뇌세포에 산소와 영양 공급이 차단돼 뇌경색이 발생하고, 약한 혈관이 터지면 뇌출혈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발병률은 5~10세 소아와 30~40대 성인에서 높다. 소아는 혈관 협착으로 뇌혈류가 부족해 일과성 허혈 발작이나 뇌경색 위험이 높고, 성인은 약한 혈관 파열로 출혈성 뇌졸중 발생이 상대적으로 많다.

반복되는 두통과 편마비가 나타나면 조기 진단과 수술로 뇌 손상을 막는 모야모야병을 의심해야 한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반복되는 두통과 편마비가 나타나면 조기 진단과 수술로 뇌 손상을 막는 모야모야병을 의심해야 한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다양한 증상과 정밀 진단 필요성


초기 증상은 심한 두통, 어지럼증, 경련, 편마비, 언어장애, 감각 이상, 의식 저하 등 다양하다. 소아는 울거나 운동 후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

이호준 교수는 “증상만으로는 다른 뇌졸중과 구분이 어렵다”며, “CT, MRI, 혈관조영술 등의 정밀검사를 통한 감별 진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모야모야병은 주로 양측에서 나타나며, 주요 뇌혈관이 좁아지면서 작은 비정상 혈관들이 형성되는 특징이 있다.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적 요인과 연관이 깊다. 한국·일본 환자에서 RNF213 유전자 변이가 흔히 발견되며, 가족력이 있는 경우 직계 가족도 검사를 권장한다. 기타 환경적 요인과 발병 연관성은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이호준 순천향대 부천병원 신경외과 교수
이호준 순천향대 부천병원 신경외과 교수
◇치료와 예후, 우회술로 뇌혈류 회복


약물만으로는 질환 진행을 막기 어렵다. 근본 치료는 뇌혈관 우회술(재건술)로, 직접 우회술은 두피 혈관을 뇌혈관과 연결하고, 간접 우회술은 혈관이나 근육을 뇌 표면에 붙여 새로운 혈관이 자라도록 유도한다. 두 방법을 병합한 수술도 시행된다.

수술 후 뇌혈류는 85~95% 개선되며, 일과성 허혈 발작과 허혈성 뇌졸중 발생은 70~90% 감소한다. 출혈형 모야모야병의 재발 위험도 절반 이상 줄어드는 것으로 보고된다.

이호준 교수는 “국내 모야모야병 환자는 인구 10만 명당 약 16명으로 드물지 않으며, 진단 환자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며,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을 방문해 정밀검사와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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