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건조하고 일교차가 큰 환절기나 겨울철이 되면 피부 면역력이 저하되면서 각종 피부 질환으로 고민하는 이들이 늘어난다. 그중에서도 얼굴이나 목, 가슴, 손등 등에 좁쌀처럼 오돌토돌하게 올라오는 편평사마귀는 미관상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전염성이 강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손인미 미소로한의원 천안점 원장
편평사마귀는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에 의해 발생하는 바이러스성 피부 질환이다. 초기에는 피부색과 유사하거나 옅은 갈색을 띠며 크기가 작아 단순한 좁쌀 여드름이나 비립종으로 오인하기 쉽다. 하지만 이를 손으로 뜯거나 짜내는 과정에서 바이러스가 주변으로 퍼지며 급격히 병변이 늘어나는 경우가 많다.
많은 환자가 사마귀를 제거하기 위해 레이저 치료나 냉동 요법 등 물리적인 제거 방식을 선택한다. 이러한 시술은 눈에 보이는 병변을 즉각적으로 없애는 데 도움을 주지만, 피부 깊숙이 남아있는 바이러스까지 소멸시키기는 어렵다. 때문에 우리 몸의 면역 체계가 바이러스를 이겨내지 못하면 시술 후에도 동일한 자리에 다시 사마귀가 올라오거나 다른 부위로 번지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편평사마귀 치료의 핵심을 단순한 병변 제거가 아닌, 신체 내부의 면역력 증진과 기혈 순환의 정상화에 둔다. 이때 중요하게 적용되는 치료 원리가 바로 ‘삼초(三焦) 소통’을 통한 면역 치료다.
‘삼초(三焦)’란 한의학에서 인체의 장기를 상초(호흡기·순환기), 중초(소화기), 하초(비뇨·생식기)로 나누어 이르는 개념이다. 이 삼초는 우리 몸의 기(氣)와 혈(血), 그리고 진액이 오가는 통로 역할을 하며, 체온 조절과 노폐물 배출을 관장한다. 스트레스, 불규칙한 식습관, 만성 피로 등으로 인해 삼초의 소통이 원활하지 못하게 되면 체내에 열독과 노폐물이 쌓이게 되고, 이는 곧 피부 방어력 저하로 이어진다. 삼초가 막히면 피부 호흡과 재생 주기가 흐트러져 바이러스가 활동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되는 것이다.
삼초 소통을 통한 면역 치료는 막혀있는 기혈의 흐름을 뚫어주어 신체 내부의 불균형을 바로잡는 것을 목표로 한다. 개인의 체질과 증상에 맞춘 한약 처방을 통해 상·중·하초의 순환을 돕고, 약침과 침 치료, 뜸 치료를 병행하여 피부의 재생력을 높인다. 이를 통해 체내 면역 체계가 스스로 바이러스를 인지하고 억제할 수 있는 힘을 기르게 되면, 억지로 떼어내지 않아도 사마귀가 자연스럽게 탈락하거나 옅어지는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치료 과정에서는 의료진의 도움뿐만 아니라 환자 스스로의 생활 관리도 필수적이다. 삼초의 순환을 방해하는 자극적인 음식 섭취를 줄이고, 충분한 수면과 수분 섭취를 통해 피부 장벽을 튼튼히 해야 한다. 과도한 스트레스는 기의 흐름을 막는 주된 요인이므로 적절한 휴식과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
편평사마귀는 방치할수록 치료 기간이 길어지고 까다로워질 수 있는 질환이다. 단순히 겉으로 보이는 증상만을 없애려 하기보다, 내 몸의 순환 체계를 점검하고 바이러스에 저항할 수 있는 건강한 신체 환경을 만드는 것이 재발을 막고 깨끗한 피부를 되찾는 지름길임을 기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