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최근 러닝 인구가 꾸준히 증가하며 달리기는 국민적 운동으로 자리 잡았다. 2024년 기준 국내 러너는 약 천만 명, 전체 인구의 20%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서울만 해도 100개 이상의 러닝 크루가 활동하며, 전국적으로는 300~500개 규모로 알려져 있다. 달리기는 접근성이 뛰어나고 체력 강화, 체중 관리 등 다양한 건강 효과를 제공하지만, 하지정맥류 환자나 잠재적 위험군에게는 주의해야 할 점도 존재한다.
더서울연세심장혈관흉부외과 황유화 원장
달리기의 대표적인 장점은 ‘종아리 근육 펌프 기능 강화’다. 사람이 달릴 때 종아리 근육은 반복적인 수축과 이완을 통해 심장으로 혈액을 밀어 올린다. 흔히 종아리를 ‘제2의 심장’이라고 부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종아리 근육이 활발히 움직이면 정맥 펌프 작용이 강화돼 혈액순환이 원활해지고, 다리 붓기 감소, 체중 조절, 전반적 대사 기능 개선 등 긍정적인 효과가 뒤따른다. 가벼운 조깅이나 중등도 달리기를 꾸준히 하면 하지정맥류 예방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모든 러닝이 항상 좋은 것만은 아니다. 고강도 달리기를 장시간 반복하면 다리 정맥 내부 압력이 상승하고, 이로 인해 정맥 벽이 늘어나 판막 기능이 약해질 수 있다. 판막이 손상되면 혈액이 역류하며 하지정맥류가 발생하거나 악화된다. 특히 콘크리트 바닥에서의 지속적인 러닝은 다리 근육 피로를 크게 높이고, 장시간 달리기로 체온이 상승하면 혈관이 확장되면서 정맥 기능에 부담이 커진다. 이미 하지정맥류가 있는 환자가 주변 러너와 동일한 강도로 운동을 시작하면 다리 통증, 부종, 수면 중 다리 경련, 발바닥 통증 등 증상이 쉽게 악화될 수 있다.
정맥 기능이 약한 상태에서 과도한 달리기는 다리에 역류 혈류가 급격히 증가하게 만들어 하지정맥류 증상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 하지정맥류가 있거나 증상이 의심되는 러너라면 운동 강도와 시간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 고강도보다는 중등도 수준의 조깅이 적당하며, 한 번에 30분 내외, 주 3~4회 정도가 권장된다. 충격 흡수가 좋은 러닝화를 선택하고, 가능하면 압박 스타킹을 착용하면 도움이 된다. 운동 후에는 스트레칭과 마사지로 뭉친 근육을 풀어주는 것이 필수적이며, 다리를 심장보다 높게 올려 정체된 혈액이 원활히 심장으로 돌아가도록 도와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하지정맥류 환자에게는 운동 후 스트레칭과 다리 관리 시간이 일반인보다 훨씬 중요하다.
또한 더운 날씨에는 체온 상승으로 혈관이 쉽게 확장되기 때문에 비교적 선선한 아침이나 저녁 시간대에 운동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치료 후 관리가 필요한 환자의 경우에도 적절한 운동은 도움이 될 수 있다. 달리기는 하지정맥류의 직접적인 원인이 아니며, 손상된 정맥을 치료한 뒤에는 중등도 강도의 규칙적인 달리기가 혈관 건강 유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서 있는 시간이 길지 않으면서 하체 혈액순환을 촉진하는 수영, 요가, 필라테스, 자전거 등의 운동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요즘 유행하는 러닝은 분명 건강에 좋은 운동이지만, 본인의 정맥 상태를 고려한 운동 강도 조절이 중요하다. 무리하지 않고 꾸준히, 규칙적으로 운동하면서 다리 혈관 건강까지 함께 챙기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