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4명 중 1명, 디지털 건강문해력 취약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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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4명 중 1명, 디지털 건강문해력 취약 드러나

임혜정 기자

기사입력 : 2025-12-03 09:42

[Hinews 하이뉴스] 국내 성인 네 명 중 한 명은 디지털 환경에서 건강 정보를 찾고 활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층과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디지털 헬스 문해력 격차가 두드러져 건강 불평등을 심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디지털 헬스 리터러시는 모바일 앱·온라인 플랫폼·SNS 등을 활용해 건강 정보를 탐색하고 이해하며, 신뢰도를 평가해 실제 생활에 적용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최근 건강관리 앱이 크게 늘고 있지만, 실제로 가장 도움이 필요한 사람일수록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역설이 드러났다.

국내 성인 4명 중 1명이 디지털 건강정보를 찾고 활용하는 능력이 부족해, 특히 고령층·취약계층에서 건강격차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내용이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국내 성인 4명 중 1명이 디지털 건강정보를 찾고 활용하는 능력이 부족해, 특히 고령층·취약계층에서 건강격차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내용이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조주희, 윤정희 삼성서울병원 임상역학연구센터 교수 연구팀은 전국 성인 1041명을 대상으로 디지털 헬스 문해력을 조사해 국제학술지 Journal of Medical Internet Research에 발표했다. 55세 미만은 온라인 설문, 55세 이상은 대면 조사를 진행해 대표성을 높였다.

연구팀이 개발한 평가도구(DHTL-AQ)를 활용한 결과, 전체 평균 점수는 73.8점이었고, 참여자의 27.8%는 ‘낮은 수준’으로 분류됐다. 이들의 평균 점수는 31.5점에 그쳤으며, 반대로 문해력이 높은 그룹의 평균은 90.3점으로 큰 차이를 보였다.

문해력이 낮은 사람들은 건강 관련 앱을 찾는 데 단 19.4%만 성공했고, 회원가입까지 마친 경우도 17%에 불과했다. 디지털 헬스 활용의 첫 관문조차 넘기 어려운 현실이 확인된 셈이다.

연령별로는 격차가 더 확연했다. 60세 이상 250명 중 문해력이 ‘높음’으로 평가된 사람은 55명(22%)에 불과했고, 저소득층·무직 등 사회적 취약계층에서도 낮은 비율을 보였다. 반면 20~50대는 대체로 높은 수준을 유지해 세대 간 격차가 뚜렷하게 드러났다.

(왼쪽부터) 조주희, 윤정희 삼성서울병원 임상역학연구센터 교수 (사진 제공=삼성서울병원)
(왼쪽부터) 조주희, 윤정희 삼성서울병원 임상역학연구센터 교수 (사진 제공=삼성서울병원)
조주희 교수는 “건강정보를 이해하고 비판적으로 활용하는 능력 자체에서 차이가 난다는 점이 중요하다”며 “고령층과 취약계층을 위한 맞춤형 디지털 역량 교육, 복잡성을 줄인 앱 설계, 검증된 정보 제공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디지털 시대에는 기술을 쓸 수 있는 능력이 곧 건강을 지키는 능력”이라며 “정책적 지원 논의가 더 활발해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질병관리청과 보건복지부 지원으로 진행된 국민 건강문해력 조사 연구의 일환이다.

임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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