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가 무겁고 저린 증상, 척추 신경 압박인 척추관협착증일 수 있어 [박경우 원장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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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가 무겁고 저린 증상, 척추 신경 압박인 척추관협착증일 수 있어 [박경우 원장 칼럼]

송소라 기자

기사입력 : 2026-06-23 16:26

[Hinews 하이뉴스] 60대 후반 남성 B씨는 몇 년 전부터 허리가 뻐근하고 다리가 쉽게 피로해지는 증상을 느꼈지만,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변화라고 생각했다. 처음에는 오래 서 있거나 일을 하고 난 뒤 허리와 엉덩이가 묵직한 정도였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종아리와 발끝까지 저림이 이어졌다. 최근에는 집 근처를 10분만 걸어도 다리가 무겁고 터질 듯 아파 자주 멈춰 서야 했다. 허리를 앞으로 숙이거나 잠시 앉아 쉬면 증상이 완화됐지만, 다시 걷기 시작하면 통증이 반복됐다. 결국 보행 불편이 심해져 병원을 찾은 B씨는 정밀검사 결과 척추관협착증 진단을 받았다.

척추관협착증은 척추 안에서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인 척추관이나 신경가지가 빠져나가는 추간공이 좁아지면서 신경과 혈관이 압박되는 질환이다. 주로 노화에 따른 퇴행성 변화가 원인으로 작용하며, 척추 주변 인대가 두꺼워지거나 척추 관절이 비대해지고 디스크가 돌출되면서 신경 통로가 점차 좁아질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허리 통증뿐 아니라 엉덩이, 허벅지, 종아리, 발바닥까지 이어지는 저림과 통증이 나타난다.

특히 척추관협착증은 허리보다 다리 증상이 먼저 두드러지는 경우가 많다. 환자들은 흔히 "조금만 걸어도 다리가 저린다", "쉬었다 걸으면 괜찮다가 다시 아파진다"라고 호소한다. 이를 의학적으로는 간헐적 파행이라고 하며, 척추관협착증을 의심할 수 있는 대표적인 증상 중 하나다. 허리를 뒤로 젖히면 통증이 심해지고, 앞으로 숙이거나 앉으면 증상이 완화되는 양상도 비교적 흔하게 나타난다.

박경우 서울 광혜병원 대표원장
박경우 서울 광혜병원 대표원장

척추관협착증 초기에는 허리 뻐근함이나 허벅지 저림 정도로 시작되지만, 협착이 진행되면 보행 거리가 점점 짧아지고 다리 감각 저하, 근력 약화가 동반될 수 있다. 심한 경우에는 신경 압박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마비 증상이나 배뇨·배변 장애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척추관협착증 치료는 증상의 정도, 협착 위치, 신경 압박 상태, 환자의 연령과 전신 건강 상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된다. 통증이 심하지 않은 초기에는 약물치료, 물리치료, 주사치료, 운동치료 등 보존적 치료를 통해 통증과 염증을 조절할 수 있다. 이러한 치료는 급성 통증을 완화하고 신경 주변의 염증 반응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다만 일정 기간 치료에도 다리 저림이나 보행장애가 지속되거나, 일상생활에 지장이 클 정도로 통증이 심하다면 보다 적극적인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비수술적 치료 중 하나인 추간공확장술은 신경이 지나가는 추간공 주변의 협착 요인을 줄여 신경 압박 완화를 돕는 치료다. 허리 부위로 최소 절개를 한 뒤 특수 기구를 이용해 두꺼워진 인대, 유착 조직, 염증 유발 물질 등을 정리하고 좁아진 신경 통로를 넓히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신경과 혈관을 압박하던 원인을 줄이고 약물이 병변 부위에 도달하기 쉬운 환경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증상 완화 여부는 환자 상태에 따라 다를 수 있어 전문의 상담을 통해 적합성을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추간공확장술은 절개 범위가 비교적 작고 부분마취로 시행되는 경우가 많아 수술적 치료에 부담을 느끼는 고령 환자나 만성질환을 가진 환자에게 치료 선택지로 고려될 수 있다. 또한 기존 치료 후 통증이 남아 있거나 재발한 경우에도 환자의 상태에 따라 적용을 검토할 수 있다. 다만 척추관협착증의 진행 정도가 심하거나 신경 손상이 뚜렷한 경우, 불안정성이나 다른 척추질환이 동반된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으므로 정밀검사를 바탕으로 적절한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치료 후에도 척추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생활 관리가 필요하다. 장시간 같은 자세로 앉아 있거나 허리를 과도하게 젖히는 자세는 피하는 것이 좋다. 무거운 물건을 반복적으로 들거나 갑작스럽게 허리를 비트는 동작, 무리한 등산과 과격한 운동도 척추에 부담을 줄 수 있다. 반대로 평지 걷기, 가벼운 스트레칭, 허리와 복부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은 척추를 안정적으로 지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척추관협착증은 서서히 진행되는 퇴행성 질환이지만, 방치할수록 보행 능력과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다. 허리 통증과 함께 엉덩이 통증, 다리 저림, 발바닥 감각 이상, 걸을 수록 심해지는 다리 통증이 반복된다면 단순한 노화로 넘기지 말고 전문의 진료를 통해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글 : 박경우 서울 광혜병원 대표원장)

송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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