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항문 질환은 증상이 있어도 쉽게 말하기 어려운 부위라는 이유로 방치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배변 시 피가 묻어나오거나 항문 주변 통증, 이물감, 돌출감이 반복되더라도 일시적인 문제로 여기고 지나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러나 이러한 증상은 치질의 초기 신호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치질은 항문 주변에 생기는 질환을 통칭하는 표현으로, 의학적으로는 치핵, 치열, 치루 등으로 구분한다. 그 중 치핵은 항문 안팎의 혈관 조직이 늘어나거나 부풀면서 출혈, 돌출, 불편감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배변 후 선홍색 피가 휴지에 묻거나 변기에 떨어지는 양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초기에는 통증이 심하지 않아 가볍게 생각하기 쉽지만, 증상이 반복되면 항문 조직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오정렬 부천 서울장좋은외과 원장
치열은 항문 입구가 찢어지면서 통증과 출혈이 생기는 질환이다. 딱딱한 변을 보거나 배변 시 과도하게 힘을 주는 습관과 관련이 깊다. 배변할 때 찢어지는 듯한 통증이 느껴지고, 이후에도 따가움이나 화끈거림이 이어질 수 있다. 치루는 항문샘에 염증이 생긴 뒤 고름길이 형성되는 질환으로, 항문 주변 분비물이나 반복적인 붓기, 통증이 특징이다.
치질은 원인과 종류에 따라 치료 방향이 달라지므로 증상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단순 출혈이라고 생각했더라도 치핵이나 치열 외에 다른 대장항문 질환이 원인일 수 있다. 특히 출혈이 반복되거나 변의 양상 변화, 배변 습관 변화가 함께 나타난다면 정확한 확인이 필요하다.
생활습관 관리도 중요하다. 화장실에 오래 앉아 있는 습관은 항문 혈관에 압력을 높일 수 있어 피하는 것이 좋다. 배변 시 과도하게 힘을 주지 않도록 식이섬유와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규칙적인 배변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장시간 앉아 있는 생활이 반복된다면 중간중간 일어나 가볍게 움직이는 것도 항문 주변 혈류 관리에 도움이 된다.
증상이 가벼운 초기에는 좌욕, 약물치료, 생활습관 교정 등을 통해 불편감을 줄일 수 있다. 다만 치핵의 돌출이 심하거나 출혈이 반복되는 경우, 통증이 일상생활에 영향을 주는 경우에는 상태에 따라 시술이나 수술적 치료가 고려될 수 있다. 치료 방법은 질환의 종류와 진행 정도, 환자의 생활 패턴을 함께 살펴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치질은 흔한 질환이지만 방치해도 괜찮은 문제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항문 출혈, 통증, 가려움, 돌출감이 반복된다면 단순한 불편으로 넘기기보다 원인을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조기에 상태를 살피고 적절히 관리하는 것이 항문 건강을 지키는 데 중요한 시작점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