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건강에 해로운 생활 습관이 장기간 쌓이면 노년층의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이 눈에 띄게 높아진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강서영·김원석 의정부을지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와 이지민 을지대학교 의과대학 학생 연구팀은 65세 이상 성인 14만2763명을 8년간 추적 관찰하며, 흡연, 음주, 신체활동 부족과 알츠하이머 발병 사이의 관계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국가건강검진 데이터를 활용해, 생활 습관 위험요인별 점수를 산출하고 이를 누적해 개인별 생활 습관 위험점수(lifestyle risk score)를 만들었다. 생활 습관 점수가 높을수록 장기적으로 인지기능 저하와 알츠하이머 발병 가능성이 커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생활 습관과 치매 발병 간의 상관관계를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드문 대규모 코호트 연구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건강에 해로운 생활 습관이 누적될수록 노년층 알츠하이머 발병 위험이 최대 54%까지 상승한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점수 누적될수록 발병 위험 급등
분석 결과, 생활 습관 위험점수가 높을수록 알츠하이머 발병 위험이 남녀 모두에서 뚜렷하게 상승했다. 여성은 위험점수 0~1점 대비 2~3점에서 34% 상승, 4~5점에서는 41%, 6~12점에서는 무려 54%까지 위험이 높았다. 남성의 경우도 각 구간에서 25%, 30%, 40% 증가했다. 연구팀은 “생활 습관 요인이 장기간 누적되면 뇌 건강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생활 습관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흡연, 음주, 운동 부족 등 흔한 생활 습관이 단순히 건강 지표에 영향을 주는 것을 넘어, 노년의 신경퇴행성 질환 위험까지 높일 수 있음을 실증적으로 보여준다. 알츠하이머병은 기억력과 인지기능이 점진적으로 저하되는 퇴행성 신경질환으로, 치매의 가장 흔한 형태이며, 국내 초고령화 사회 진입과 맞물려 환자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어 예방적 접근이 필수적이다.
(왼쪽부터) 강서영·김원석 의정부을지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이지민 을지의대 학생 (사진 제공=의정부을지대병원)
◇연구 의의와 예방 전략
김원석 교수는 “생활 습관 위험을 점수화함으로써, 알츠하이머 예방을 위한 보다 체계적이고 맞춤형 교육과 생활 습관 개선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번 분석이 노년층의 뇌 건강 관리뿐 아니라, 공중보건 차원의 예방 정책 수립에도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강서영 교수는 “한국의 빠른 고령화 속도를 고려하면, 노인 알츠하이머병 발병률은 앞으로 더 높아질 것”이라며 “이번 연구가 국민에게 생활 습관 개선의 필요성을 환기하고, 건강한 노후를 준비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Journal of Alzheimer’s Disease(IF=3.1)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