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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배 투기' 열린 코스피… 규제는 멈춰섰다

송소라 기자

기사입력 : 2026-06-29 06:30

[Hinews 하이뉴스]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가 국내 주식과 코스피를 기반으로 한 초고위험 투자상품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코스피가 조금만 움직여도 수익과 손실이 수십 배로 커지는 구조인데, 국내 투자자들도 별다른 제한 없이 거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같은 상품이 국내에서는 사실상 허용되지 않는 수준의 위험성을 갖고 있지만, 해외 거래소에서 거래된다는 이유로 금융당국이 직접 규제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가 국내 주식과 코스피를 기반으로 한 초고위험 투자상품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코스피가 조금만 움직여도 수익과 손실이 수십 배로 커지는 구조인데, 국내 투자자들도 별다른 제한 없이 거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같은 상품이 국내에서는 사실상 허용되지 않는 수준의 위험성을 갖고 있지만, 해외 거래소에서 거래된다는 이유로 금융당국이 직접 규제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사진 = 연합뉴스 제공>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가 국내 주식과 코스피를 기반으로 한 초고위험 투자상품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코스피가 조금만 움직여도 수익과 손실이 수십 배로 커지는 구조인데, 국내 투자자들도 별다른 제한 없이 거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같은 상품이 국내에서는 사실상 허용되지 않는 수준의 위험성을 갖고 있지만, 해외 거래소에서 거래된다는 이유로 금융당국이 직접 규제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사진 = 연합뉴스 제공>

바이낸스는 지난 22일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된 KORU를 기초자산으로 한 선물상품을 출시했다. 기초자산은 금융상품의 가격이 결정되는 기준이 되는 자산을 말한다. KORU는 코스피 지수의 하루 변동폭을 3배로 따라가도록 설계된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다.

바이낸스는 이에 더해 KORU를 대상으로 한 선물거래에 최대 50배 레버리지를 제공한다. 레버리지는 적은 돈으로 더 큰 규모의 투자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으로, 수익이 커지는 만큼 손실도 그만큼 확대된다.

즉 KORU 자체가 이미 코스피 변동을 3배로 반영하는 상품인데, 바이낸스가 여기에 다시 최대 50배 레버리지를 제공하면서 투자자는 결과적으로 코스피 움직임에 최대 150배 수준의 투자 효과를 낼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코스피가 1% 상승하면 투자자는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반대로 예상과 다르게 움직일 경우에는 짧은 시간 안에 투자금 대부분 또는 전부를 잃을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해당 상품을 일반 투자자가 접근하기에는 위험성이 매우 높은 초고위험 상품으로 평가하고 있다.

바이낸스는 이달 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현대차를 기초자산으로 한 선물상품도 잇따라 출시했다. 각각 최대 20배 레버리지로 시작했지만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상품은 최대 50배까지 확대됐다.

국내 투자자들도 이 상품을 이용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다. 국내 거래소인 업비트나 빗썸에서 원화로 스테이블코인인 테더(USDT)를 구입한 뒤 이를 바이낸스로 보내면 누구나 거래할 수 있다. 별도의 투자자 교육이나 자격 심사도 없다.

이처럼 진입 장벽이 낮다 보니 거래 규모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글로벌 차트 플랫폼 트레이딩뷰에 따르면 KORUUSDT는 상장 이후 5일 동안 약 7억5천만 달러(약 1조1천500억원)가 거래됐다. SK하이닉스 관련 상품은 같은 기간 거래액이 약 64억 달러(약 9조9천억원)에 달했다. 현대차와 삼성전자 상품도 각각 7천억원, 800억원이 넘는 거래가 이뤄졌다.

업계에서는 이 가운데 상당수가 국내 투자자 자금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복수의 전문가 의견을 종합하면 “국내 자금이 해외 거래소로 빠져나가면서 거래 수수료와 유동성도 함께 해외로 유출되고 있다”면서 “이낸스에서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국내 금융당국이 투자자를 보호하기 쉽지 않다는 문제가 있다. 국내 금융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사실상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국내에서는 레버리지 ETF에 투자하기 위해서도 투자자 교육을 이수해야 하는 경우가 있지만, 바이낸스에서는 이런 절차 없이 누구나 초고위험 상품을 거래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규제 형평성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한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출시조차 어려운 금융상품이 해외 거래소에서는 아무런 제약 없이 거래되고 있다”며 “국내 투자자 보호 장치가 사실상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국내 증시가 활황일수록 거래 수수료는 해외 거래소가 가져가는 구조”라며 “규제는 국내 시장만 적용되고 해외 거래소는 사실상 무풍지대가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시장 영향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바이낸스는 24시간 거래가 가능하기 때문에 국내 증시가 쉬는 밤이나 주말에도 국내 주식 관련 상품 가격이 크게 움직일 수 있다. 이런 가격 변동이 다음 거래일 국내 증시 투자심리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김민승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만약 바이낸스에서 국내 주식 관련 상품 가격이 급락하거나 유동성이 크게 줄어드는 상황이 발생하면, 다음 날 국내 증시가 개장할 때도 투자심리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허용되지 않는 수준의 초고위험 금융상품이 해외 거래소를 통해 사실상 아무 제한 없이 거래되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투자자 보호와 규제 공백을 둘러싼 논란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송소라 기자

sora@h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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