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 속에 진행되는 만성 신장병, 정밀 투석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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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 속에 진행되는 만성 신장병, 정밀 투석이 관건"

임혜정 기자

기사입력 : 2025-12-24 09:41

[Hinews 하이뉴스] 만성 신장병(CKD)은 상당 부분 진행될 때까지 뚜렷한 증상이 없다. 피로감이나 부종, 소변 변화 같은 신호가 나타났을 때는 이미 신기능이 크게 저하된 경우가 많다. 고혈압, 당뇨병, 비만이 주요 원인으로, 일상적인 건강검진에서 신장 기능 수치를 확인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지영 건국대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CKD는 조기에 발견하면 진행 속도를 충분히 늦출 수 있는 질환”이라며 “신기능이 감소한 단계에서도 약물 치료와 생활 관리로 투석 시점을 늦추거나 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혈압과 혈당 조절은 신장 보호의 핵심 요소로 꼽힌다.

만성 신장병은 증상 없이 진행되지만, 조기 진단과 환자 맞춤 정밀 투석으로 진행을 늦추고 삶의 질을 지킬 수 있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만성 신장병은 증상 없이 진행되지만, 조기 진단과 환자 맞춤 정밀 투석으로 진행을 늦추고 삶의 질을 지킬 수 있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검증되지 않은 정보, 신장 손상 앞당길 수 있어


최근에는 인터넷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접한 정보로 약을 중단하거나 식이요법을 극단적으로 바꾸는 사례도 늘고 있다. 하지만 CKD 환자는 신기능 상태에 맞춰 약물 용량을 세밀하게 조절해야 하며, 질환 진행을 늦추기 위한 치료를 지속해야 한다.

이지영 교수는 “신장병 환자가 임의로 약을 끊거나 민간요법을 시도하면 오히려 신기능 저하가 급격히 진행될 수 있다”며 “만성 질환일수록 의료진과의 꾸준한 상담과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잘못된 선택이 투석 시점을 앞당길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정밀 투석과 이식, 환자 맞춤 전략이 중요

말기 신장병 단계에 이르면 투석이나 신이식이 필요하다. 혈액투석은 병원에서 정기적으로 시행하며, 최근에는 혈액여과투석(HDF)처럼 중분자 물질 제거 능력을 높인 방식이 활용되고 있다. 이는 염증과 혈관 합병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이지영 건국대병원 신장내과 교수
이지영 건국대병원 신장내과 교수
복막투석은 환자가 집에서 시행할 수 있어 생활의 자율성이 있지만, 감염 예방을 위한 관리가 필수다. 신이식은 장기적으로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치료법이지만, 수술 위험과 면역억제 치료를 평생 이어가야 한다. 이지영 교수는 “투석과 이식은 어느 하나가 정답이 아니라, 환자의 건강 상태와 생활 여건에 맞는 선택이 중요하다”며 “충분한 설명과 상담을 통해 치료 방향을 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만성 신장병은 평생 관리가 필요한 질환이다. 정확한 진단과 단계별 맞춤 치료, 그리고 환자 스스로의 꾸준한 관리가 신장 기능을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다.

임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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