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5000 청년 직장인 "870만원 더 주면 지방근무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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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5000 청년 직장인 "870만원 더 주면 지방근무 할게요"

한국은행 포항본부, '청년층의 지역별 직장 선호 분석' 연구보고서 공개

유상석 기자

기사입력 : 2026-01-09 17:34

청년 직장인들이 출근을 위해 KTX 열차를 타는 모습(구글 제미나이 AI를 이용해 제작)
청년 직장인들이 출근을 위해 KTX 열차를 타는 모습(구글 제미나이 AI를 이용해 제작)
[Hinews 하이뉴스] 청년 직장인이 서울 또는 수도권 대신 지방(이번 조사에서는 경북 포항)에서 근무하기 위해서는 연봉의 17%에 달하는 추가 보상이 필요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은행 포항본부는 지난해 11월에 발간한 ‘청년층의 지역별 직장 선호 분석’ 연구보고서를 9일 공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조사에 따르면 전국 청년들은 수도권 대신 포항에서 근무하는 기회 비용으로 17.4%의 ‘임금 프리미엄’을 요구했다. 연봉 4000만원 기준 690만원, 5000만원이면 870만원을 더 줘야 ‘탈서울’을 고려하겠다는 의미다.

이번 조사는 한은 포항본부와 최승주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의 연구로, 만 19~39세 청년 301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다만, 이번 조사에서는 대구·경북(TK) 지역 청년의 반응이 흥미롭게 나타났다. 포항 근무에 대한 추가 보상 요구가 미미했기 때문이다. 특히 경북 청년은 수도권보다 포항 근무를 선호했다. 한은은 "지리적 근접성과 권역 내 산업 생태계 인식이 청년층의 지방 근무 수용도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분석했다.

업종에 따라 다른 반응도 나타났다. IT(정보기술)·AI(인공지능) 선호가 압도적으로 높고, 철강 등 전통 제조업은 기피하는 모습을 보인 것. 제조업 근무엔 11%의 웃돈을 요구했다. 반면 바이오·미래에너지는 거부감이 덜했다.

이와 함께, 신산업 선호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바이오·미래에너지 산업은 IT·AI와 통계적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 한은은 “산업 구조 전환이 청년층 유치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정주 여건 측면에서는 종합병원 접근성과 대중교통 인프라를 가장 중요시하는 모습을 보였다. 종합병원 접근성이 90분 이상 소요되는 지역의 경우 45분 이내 접근 가능한 지역보다 10.7%의 추가 보상이 필요한 것으로 추정됐다. 대중교통이 잘 갖춰진 지역에 비해 자가용이 필수적인 교통 환경의 경우에도 10.8%의 보상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상업 인프라, 레저·문화 시설, 교육 인프라 등 역시 근무지 선택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분석됐다.

특히 전국 여성 청년이 남성 보다 수도권 외 지역 근무와 열악한 정주 여건에 더 강한 비선호도를 보였다. 의료 접근성과 교육 인프라, 상업 인프라 부족 시 여성이 남성보다 더 큰 추가 보상을 요구했다.

이와 함께 연령이 높아질수록 추가 보상 요구가 컸다. 이는 연령이 높아질수록 수도권의 기회비용을 더 크게 인식하거나, 가족 형성 등 생애주기 요인으로 인해 수도권 정주를 더 선호하게 된다는 의미다.

한은은 “중소도시가 의료·교육·문화·레저 등 모든 인프라를 독자적으로 구축해 수도권과 경쟁하기는 어렵다”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제시한 집약 연계형 발전(인구 감소 지역에서 거점도시를 중심으로 서비스를 집중하고 교통 연계를 강화하는 발전 방식) 등을 통해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유상석 기자

walter@h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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