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겨울철 찬 공기와 큰 일교차는 호흡기 건강에 부담을 준다. 감기나 폐렴처럼 흔한 질환뿐 아니라, 이유 없이 가슴이 아프고 숨이 가빠 응급실을 찾는 사례도 늘어난다. 특히 추운 날씨에 기침이 잦거나 흡연 후, 또는 갑작스럽게 몸을 움직인 뒤 가슴 통증이 나타났다면 ‘기흉’을 한 번쯤 떠올릴 필요가 있다. 기흉은 평소 건강하던 사람에게도 예고 없이 찾아올 수 있어 초기 대응이 중요하다.
◇찬 공기 속 갑작스러운 흉통, 단순 통증 아니다
기흉은 폐 표면에 생긴 작은 손상 부위를 통해 공기가 새어나가면서 폐와 흉벽 사이 공간에 공기가 차는 질환이다. 이 공기가 점점 늘어나면 폐가 충분히 팽창하지 못해 호흡이 어려워진다. 문제는 공기가 빠져나가지 못하고 흉강 내 압력이 계속 높아질 때다. 이 경우 심장과 주요 혈관을 압박하고, 반대쪽 폐까지 눌러 생명을 위협하는 긴장성 기흉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겨울철 갑작스러운 가슴 통증과 호흡곤란은 단순 증상이 아닌 기흉의 신호일 수 있어 조기 진단과 관리가 중요하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이지윤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는 “기흉은 초기에는 가벼운 흉통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공기 누출이 지속되면 호흡 기능과 혈액 순환에 영향을 줄 수 있어 방치해선 안 된다”고 설명했다.
◇젊고 건강해도 예외 없다... 기흉의 다양한 얼굴
기흉은 발생 원인에 따라 자발성과 외상성으로 나뉜다. 자발성 기흉은 다시 일차성과 이차성으로 구분된다. 일차성 기흉은 기존 폐질환이 없는 사람에게 발생하며, 키가 크고 마른 체형의 젊은 층에서 비교적 자주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결핵, 폐기종, 만성폐쇄성폐질환 등 기저 폐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이차성 기흉이 발생할 수 있다.
흡연은 기흉 발생과 재발 모두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폐 조직을 약하게 만들어 이차성 기흉 위험을 높이고, 일차성 기흉에서도 재발 가능성을 키운다. 외상성 기흉은 교통사고나 낙상, 흉부 외상처럼 외부 충격으로 폐가 손상될 때 발생하며, 드물게는 의료 시술이나 인공호흡기 사용 중에도 나타날 수 있다.
◇치료 후 관리가 재발을 좌우한다
기흉의 대표적인 증상은 갑작스러운 흉통과 호흡곤란이다. 보통 한쪽 가슴이 찌르듯 아프고, 숨을 들이쉴 때 통증이 심해진다. 통증이 어깨나 등으로 퍼지기도 하며, 공기가 많이 찬 경우 숨이 차거나 어지럼증이 동반될 수 있다.
이지윤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
진단은 흉부 X선 검사로 비교적 신속하게 이뤄진다. 필요하면 흉부 CT를 통해 공기 누출 원인과 재발 위험을 확인한다. 공기 누출이 적고 증상이 경미하면 산소 치료와 경과 관찰만으로 회복되기도 한다. 하지만 호흡곤란이 있거나 공기 양이 많을 경우 흉관 삽입으로 흉강 내 공기를 배출한다. 재발이 반복되거나 폐기포가 확인되면 흉강경 수술로 원인을 제거하고, 경우에 따라 흉막 유착술을 시행해 재발 위험을 낮춘다.
기흉은 치료 후에도 관리가 중요하다. 급격한 기압 변화는 재발 가능성을 높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기흉 병력이 있는 경우 스쿠버다이빙이나 항공 관련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면 전문의 상담이 권장된다. 무엇보다 금연은 재발을 줄이는 데 중요한 요소다. 상태가 안정된 뒤에는 의료진 평가를 거쳐 일상생활과 운동으로 무리 없이 복귀할 수 있다.
이지윤 교수는 “겨울철 반복되는 흉통이나 갑작스러운 호흡곤란이 있다면 단순한 통증으로 넘기지 말고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안전하다”며 “조기 치료와 꾸준한 관리가 재발을 줄이는 핵심”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