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출퇴근길 버스나 지하철처럼 사람이 붐비는 공간이나 긴장이 극도로 높아지는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어지럼증과 두통 메스꺼움이 몰려온 뒤 정신을 잃는 경험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러한 증상이 반복된다면 단순한 빈혈이나 컨디션 문제로 넘기기보다 미주신경성 실신이나 자율신경실조증 증상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미주신경성 실신으로 의료기관을 찾는 환자 수는 매년 적지 않으며 검사상 특별한 이상이 없다는 말을 반복해서 듣고도 일상에 불편을 겪는 경우가 많다.
자율신경계는 우리가 의식하지 않아도 심장 박동 혈압 체온 소화 호흡 땀 분비 등을 조절하는 중요한 시스템이다. 교감신경은 긴급 상황에서 몸을 각성시키고 부교감신경은 몸을 이완시키며 회복을 돕는다. 이 두 신경이 균형을 이뤄야 신체가 안정적으로 기능하는데 장기간의 스트레스 과로 수면 부족 불규칙한 생활이 이어지면 이 균형이 쉽게 무너진다. 이러한 상태를 자율신경계 이상 또는 자율신경실조증이라고 부른다.
고영협 해아림한의원 수원동탄점 원장
미주신경성 실신은 자율신경계 이상 중에서도 부교감신경 특히 미주신경이 과도하게 활성화되면서 발생한다. 극도의 긴장이나 공포 스트레스 상황에서 교감신경이 먼저 항진된 뒤 이를 억제하려는 반작용으로 부교감신경이 지나치게 작동하면 심박수가 급격히 떨어지고 혈압이 감소한다. 그 결과 뇌로 가는 혈류가 일시적으로 부족해지며 어지럼증 식은땀 메스꺼움 시야가 흐려지는 증상과 함께 실신이 발생할 수 있다. 군대나 학교에서 오래 서 있거나 밀폐된 공간 뜨거운 환경 대중교통 안에서 증상이 잘 나타나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자율신경실조증의 경우 실신뿐 아니라 훨씬 다양한 증상이 동반된다. 가슴 두근거림 숨 가쁨 어지럼증 잦은 두통 소화불량 더부룩함 만성피로 무기력 불면증 수면장애 등이 대표적이다. 내시경이나 혈액검사 심장검사에서는 뚜렷한 이상이 발견되지 않아 신경성이라는 말만 듣고 방치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하지만 이는 몸이 예민한 것이 아니라 자율신경 조절 기능이 떨어지면서 생기는 명확한 기능성 문제다
자율신경실조증으로 인해서 어지러움, 감각이상, 이명, 두통, 기분장애, 불면증 등이 발생하기도 한다. 불안장애 공황장애 우울 증상과 함께 나타나기도 하며 특히 갱년기나 중년 여성에서는 호르몬 변화와 겹쳐 증상이 더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얼굴에 열이 달아오르고 쉽게 피곤하고 면역력이 떨어져 감기, 방광염, 질염 등의 감염성 질환에 잘 걸리 쉽다. 손발 저림, 머리가 멍한 기분, 머리에 압력이 차오르는 기분, 생리불순, 생리통, 생리전 증후군, 갱년기 증후군 등의 증상들이 생긴다면 자율신경계 이상을 의심해볼 수 있다.
자율신경실조증 진단을 위해서는 자율신경계 검사가 중요하다. 기립경 검사 등을 통해 자세 변화에 따른 혈압과 맥박 반응을 살펴보고 필요에 따라 심전도 심장 초음파 혈액검사 뇌 영상 검사 등을 통해 다른 원인을 배제해야 한다. 단순히 검사 결과가 정상이라는 말에 안심하기보다 증상의 패턴과 자율신경 반응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치료의 핵심은 자율신경계 균형을 회복하는 데 있다. 생활 관리와 함께 체계적인 치료가 병행돼야 한다. 규칙적인 수면과 기상 충분한 휴식 카페인과 알코올 절제 장시간 서 있는 자세 피하기 밀폐되고 더운 환경 피하기 수분 충분히 섭취하기 등이 기본이 된다. 가벼운 산책이나 유산소 운동 복식 호흡 명상은 과도한 교감신경 흥분을 낮추고 부교감신경 회복을 돕는다. 한의학적 치료에서는 한약 침 약침 등을 통해 전신의 긴장을 완화하고 자율신경 기능을 조절하는 접근이 이루어진다.
미주신경성 실신과 자율신경실조증은 단순한 스트레스성 증상으로 오해되기 쉽지만, 자율신경계 이상이라는 명확한 기전을 가진 치료 가능한 질환이다. 반복되는 어지럼증·실신·소화장애·두통 등으로 일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자율신경계 검사를 통해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고 개인별 맞춤 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스트레스와 과로를 피하고 충분한 수면을 취하도록 생활 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좋다. 가벼운 산책 등의 운동을 통해서 기분을 전환하고 여유를 가지는 것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