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자산가 탈한국은 가짜뉴스” 이재명, 대한상의 정면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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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액자산가 탈한국은 가짜뉴스” 이재명, 대한상의 정면 비판

이상호 기자

기사입력 : 2026-02-07 12:56

[Hinews 하이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상속세 부담을 이유로 고액 자산가들이 한국을 떠나고 있다는 대한상공회의소의 보도자료를 두고 “가짜뉴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상속세 부담을 이유로 고액 자산가들이 한국을 떠나고 있다는 대한상공회의소의 보도자료를 두고 “가짜뉴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사진 = 연합뉴스 제공)
이재명 대통령이 상속세 부담을 이유로 고액 자산가들이 한국을 떠나고 있다는 대한상공회의소의 보도자료를 두고 “가짜뉴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사진 = 연합뉴스 제공)

이 대통령은 7일 자신의 X(옛 트위터)에 한 칼럼을 공유하며 “사익 도모와 정부 정책 공격을 위해 가짜뉴스를 생산·유포하는 행위는 지탄받아 마땅하다”면서 “더구나 법률에 의해 설립된 공식 단체인 대한상공회의소가 이런 행위를 공개적으로 벌였다는 점은 더욱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엄중하게 책임을 묻고 재발 방지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며 “정책을 만드는 주권자 국민의 판단을 흐리려는 고의적 가짜뉴스는 민주주의의 적”이라고 강조했다.

해당 보도자료는 지난 3일 대한상의가 발표한 ‘상속세 부담에 자산가 유출 세계 4위…납부방식 개선이 현실적 해법’이라는 제목의 자료로, 한국의 상속세율이 과도해 자본과 인재의 해외 유출을 부추기고 경제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을 담고 있다.

보도자료에서 대한상의는 영국의 이민 컨설팅 업체 ‘헨리앤파트너스’ 통계를 인용해 “한국은 전 세계에서 부유층 순유출 규모가 큰 국가 중 하나”라고 밝혔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고액 자산가 순유출 잠정치는 2024년 1200명에서 2025년 2400명으로 늘었고, 이는 영국·중국·인도에 이어 세계 4위라는 설명이었다. 대한상의는 이를 근거로 “최고 50~60%에 달하는 상속세 부담이 자본의 해외 이탈을 가속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문제는 이 통계의 신뢰성이었다. 헨리앤파트너스 자료는 구체적인 산출 방식과 조사 방법이 공개되지 않아 학술적·공식 통계로 활용하기 어렵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논란이 커지자 대한상의는 같은 날 저녁 보도 참고 자료를 추가로 배포하며 입장을 한발 물러섰다. 대한상의는 “해당 통계는 산출 방식과 방법론에 대한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다”며 “추가적인 확인이 이뤄지기 전까지는 관련 수치 인용을 자제해 달라”고 밝혔다. 사실상 핵심 근거에 문제가 있음을 인정한 셈이다.

그럼에도 이미 보도자료는 다수 언론을 통해 확산됐고, 상속세 정책을 둘러싼 여론에 일정한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대통령이 ‘정책 공격을 위한 고의적 왜곡’이라는 강한 표현까지 사용한 배경에는 이 같은 문제의식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상공회의소법에 근거해 설립된 법정 민간 경제단체로, 국내 주요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을 아우르는 대표적 경제단체다. 현재 회장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으로, 2021년 3월 취임해 연임 중이다. 최 회장은 그간 사회적 가치, 기업의 역할 확대, 경제단체의 정책 제언 기능 강화를 강조해 왔지만, 이번 사안에서는 대한상의가 특정 정책 방향에 유리한 주장만을 부각시키기 위해 검증되지 않은 자료를 활용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이 대통령과 최 회장의 관계 역시 이번 논란과 맞물려 주목받고 있다. 두 사람은 -공식적 관계 속에서 여러 차례 마주해 왔다. 이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공정 성장’과 ‘조세 형평성’을 강조하며 대기업과 경제단체를 향해 공개 토론과 책임 있는 정책 제언을 요구해 왔고, 취임 이후에도 경제단체와의 간담회에서는 “정책 논쟁은 환영하지만 사실 왜곡이나 과장에는 단호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최 회장 역시 정부와의 소통 창구 역할을 자임하며 규제 완화와 세제 개선을 지속적으로 건의해 온 바 있다.

이번 사태를 두고 청와대 관계자는 “상속세 제도 개선 여부와는 별개로, 공신력 있는 경제단체가 정책 논쟁에 참여할 때 요구되는 최소한의 검증 기준이 무너졌다”면서 “사실이 아닌 것을 갖고 정부 정책에 비판을 가하는 것은 지양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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