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유산소 운동이 심폐 건강과 체중 관리에 도움이 된다는 점은 잘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걷기 같은 가벼운 유산소 운동이 뇌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르며 주목받고 있다. 고령화로 치매 예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일상적인 걷기가 인지 기능 저하를 늦출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걷기, 심장 넘어 뇌까지 영향을 미친다
하버드 의대와 매스 제너럴 브리검(MGB) 공동 연구팀은 국제 학술지 ‘네이처 메디신’을 통해 걷기 운동이 알츠하이머병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인지 기능이 정상인 50~90세 장·노년층을 대상으로 최장 14년간 보행량과 인지 변화를 추적했다.
하루 5,000~7,500보의 꾸준한 걷기는 인지 저하를 늦추고 뇌 건강 유지에 도움이 된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그 결과 하루 3000~5000보만 걸어도 인지 저하가 시작되는 시점을 평균 3년가량 늦출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걷기가 단순한 신체 활동을 넘어 뇌 기능 유지에도 영향을 준다는 점이 확인된 셈이다.
◇하루 5천~7천 보, 인지 기능 보호의 기준선
연구에서 걷기의 효과가 가장 뚜렷하게 나타난 구간은 하루 5000~7500보였다. 이 정도의 보행량은 뇌세포 손상과 연관된 ‘타우(tau)’ 단백질의 축적 속도를 늦춰 인지 기능 저하 진행을 최대 7년까지 지연시키는 데 도움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하루 3000보 미만으로 걷는 비활동 그룹에서는 인지 저하가 상대적으로 빠르게 나타났다.
이는 무리한 운동보다 일정 수준의 걷기를 꾸준히 유지하는 것이 뇌 건강 관리에 현실적인 목표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꾸준함이 관건... 일상 속 걷기가 답이다
건강관리 앱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25년 기준 국내 50~80대 이용자의 하루 평균 걸음 수는 약 6660보로 집계됐다. 인지 기능 보호 효과가 나타난 보행 구간에 이미 근접해 있는 수치다. 장·노년층의 일상적인 걷기 습관이 뇌 건강 관리에 긍정적인 기반이 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정승은 넛지헬스케어 자문의원
정승은 넛지헬스케어 자문의원은 “연구 결과를 고려하면 국내 장·노년층의 평균 보행량은 의미 있는 수준”이라며 “중요한 것은 새로운 운동을 시작하기보다 지금의 걷기 습관을 꾸준히 이어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 정거장 먼저 내려 걷기나 계단 이용처럼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걷는 시간을 늘리는 것이 도움이 된다”며 “활동량을 확인할 수 있는 도구를 활용하면 동기 부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걷기는 특별한 장비나 비용 없이도 실천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운동이다. 하루 몇 보를 채우느냐보다, 매일 조금씩이라도 계속 걷는 습관이 뇌 건강을 지키는 핵심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