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필라테스 후 사타구니 통증, 고관절 이형성증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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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필라테스 후 사타구니 통증, 고관절 이형성증 경고

임혜정 기자

기사입력 : 2026-01-27 10:18

[Hinews 하이뉴스] 요가나 필라테스 후 사타구니가 찌릿하게 아픈 증상이 반복된다면 단순 근육통으로 넘겨선 안 된다. 젊은 여성에게서 점차 늘고 있는 ‘고관절 이형성증’의 신호일 수 있다.

30대 여성 A씨는 스트레칭을 할 때마다 사타구니 통증을 느꼈다. 유연성 부족 탓이라 여기고 운동 강도를 높였지만 통증은 심해졌고, 보행에도 불편이 생겼다. 정밀 검사 결과, 원인은 선천적으로 고관절 구조가 불안정한 고관절 이형성증이었다. 이미 연골 손상이 상당히 진행돼 인공관절수술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관절염은 흔히 노화로 생긴다고 생각하지만, 고관절은 다르다. 구조적 결함이 있으면 비교적 이른 나이에도 관절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최근 젊은 층에서 고관절 통증을 호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이유다.

◇여성에게 많은 이유... ‘얕은 비구’가 만든 구조적 문제

고관절 이형성증은 골반뼈의 소켓 역할을 하는 비구가 대퇴골두를 충분히 감싸지 못하는 선천적·발달성 질환이다. 겉으로는 정상처럼 보이지만, 관절이 불안정해 체중이 특정 부위에 집중되면서 연골 손상이 빠르게 진행된다.

이 과정에서 관절을 보호하는 비구순이 찢어지거나 연골 마모가 가속화돼 이차성 관절염으로 이어진다. 노화가 주원인인 일반 퇴행성 관절염과 달리, 구조 자체가 문제라는 점이 특징이다.

젊은 여성에게 흔한 고관절 이형성증은 운동 후 사타구니 통증으로 시작해 조기 진단이 늦으면 관절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젊은 여성에게 흔한 고관절 이형성증은 운동 후 사타구니 통증으로 시작해 조기 진단이 늦으면 관절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고관절 이형성증 환자는 최근 5년간 171% 증가했다. 특히 여성 환자가 남성보다 2.5배 많았고, 30~50대 활동기 연령층이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했다. 여성의 경우 비구가 상대적으로 얕은 구조를 가진 경우가 많아 영향을 받기 쉽다.

◇운동 후 사타구니 통증, 반복되면 신호일 수 있다

고관절 이형성증은 초기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방치되기 쉽다. 하지만 구조적 문제를 인지하지 못한 채 고강도 운동을 지속하면 관절 손상이 빠르게 악화될 수 있다.

대표적인 의심 증상은 걷거나 계단을 오를 때, 양반다리를 할 때 사타구니나 골반 옆이 뻐근하게 아픈 경우다. 오래 걸으면 통증이 심해지고, 보행이 어색해지거나 다리를 벌리고 오므리는 동작이 불편해지는 것도 신호다. 요가나 필라테스처럼 관절 가동 범위가 큰 운동 뒤 통증이 며칠 이상 지속된다면 정밀 검사가 필요하다.

고영승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젊은 환자들이 근육통으로 오인해 병원을 늦게 찾는 경우가 많다”며 “연골 손상이 상당히 진행된 뒤 발견되면 치료 선택지가 줄어든다”고 말했다.

◇말기엔 수술 불가피... 정밀도가 중요한 치료

관절염이 말기까지 진행되면 인공 고관절 치환술이 필요하다. 이때 핵심은 변형된 뼈 구조에 맞춰 인공관절을 정확한 위치와 각도로 삽입하는 것이다. 작은 오차만으로도 탈구나 다리 길이 차이 같은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최근에는 로봇을 활용한 인공 고관절수술이 이런 한계를 보완하고 있다. 수술 전 3D CT로 환자의 골 구조를 분석해 맞춤형 계획을 세우고, 수술 중에는 계획된 범위 안에서만 절삭이 이뤄지도록 보조한다. 이를 통해 관절의 회전 중심과 다리 길이, 균형을 보다 안정적으로 맞출 수 있다.

로봇 인공 고관절 치환술을 시행하고 있는 고영승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정형외과 교수(좌) (사진 제공=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로봇 인공 고관절 치환술을 시행하고 있는 고영승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정형외과 교수(좌) (사진 제공=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고영승 교수는 “고관절 이형성증 환자는 해부학적 변형이 심해 정교한 접근이 필요하다”며 “정확한 분석을 바탕으로 관절 기능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수술 후 관리도 중요... 생활 습관이 좌우

수술 이후에도 관리가 필요하다. 다리를 꼬고 앉거나 쪼그려 앉는 자세는 피하는 것이 좋다. 좌식 생활보다는 침대와 의자를 사용하는 입식 생활이 고관절 부담을 줄인다.

체중 관리와 꾸준한 근력 운동은 관절의 안정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고관절 치료의 목표는 단순히 통증을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일상에서 불편 없이 움직일 수 있는 상태를 회복하는 데 있다.

임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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