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체 탈구에서 공막고정술, 수술보다 더 중요한 ‘설명의 과정’ [차재봉 원장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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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체 탈구에서 공막고정술, 수술보다 더 중요한 ‘설명의 과정’ [차재봉 원장 칼럼]

임혜정 기자

기사입력 : 2026-02-23 14:48

[Hinews 하이뉴스] 수정체 탈구로 공막고정술을 계획하게 되면, 환자와 보호자가 가장 먼저 묻는 질문은 대개 비슷하다. “수술하면 괜찮아지나요?”라는 단순한 질문이다. 그러나 이 질문에 단정적으로 답하기 어려운 것이 수정체 탈구 수술의 현실이다.

공막고정술은 인공수정체를 안정적으로 고정하기 위한 수술이지만, 그 결과가 항상 ‘수술 전보다 더 좋아진다’고 보장할 수는 없다. 이미 탈구가 발생한 눈은 정상적인 구조에서 벗어나 있으며, 후낭 지지력 약화, 유리체 변화, 망막 상태 등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공막고정술의 목표는 단순한 시력 향상이 아니라, 눈 안의 구조를 안정적으로 재정렬하고 향후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을 줄이는 데 있다.

특히 수정체 탈구에서 시행하는 공막고정술은 중심부 정렬, 인공수정체의 앞뒤 위치 조절, 그리고 충분한 유리체 정리가 함께 이뤄져야 안정적인 결과로 이어진다. 이 중 어느 하나라도 불충분할 경우 염증, 광학부 홍채 끼임, 안압 상승, 재탈구, 황반부종 등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수술 직후에는 명확히 드러나지 않고,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나타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차재봉 하이안과 원장
차재봉 하이안과 원장

그렇기 때문에 공막고정술에서 수술 전 설명은 단순한 동의 절차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수술의 목적이 무엇인지, 어떤 부분을 개선하려는 것인지, 그리고 어떤 한계와 가능성이 남아 있는지를 함께 공유해야 한다. 기대치가 현실과 크게 어긋나 있을 경우, 기술적으로 성공적인 수술도 환자에게는 실패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실제 임상에서는 유리체절제술 이후 이차성 망막전막이 발생해 추가 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이러한 가능성에 대한 사전 설명이 충분하지 않다면, 환자는 이를 새로운 문제로 인식하게 되고 수술 결과 전체를 부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합병증의 발생 자체보다, 그것이 예측 가능하고 설명된 범위 안에 있었는지가 더 중요한 경우도 있다.

재수술로 이어지는 사례를 되돌아보면 중심부 이탈이나 재탈구와 같은 구조적 문제가 원인인 경우가 많다. 그러나 동시에 초기 설명이 충분하지 않았던 경우에는 작은 불편감도 크게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 이는 기술적 완성도와는 다른 차원의 문제다.

공막고정술은 기술적 완성도만으로 평가하기 어려운 수술이다. 중심을 정확히 맞추고, 인공수정체를 적절한 위치에 고정하며, 유리체를 충분히 정리하는 것은 기본 원칙이다. 그 위에 더해져야 할 요소가 있다면, 수술 이후 발생 가능한 변화에 대해 미리 공유하는 과정이다.

수정체 탈구에서 공막고정술은 단순한 교정 수술이 아니다. 이미 변화를 겪은 눈을 다시 안정적인 상태로 재정렬하는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수술의 난이도가 아니라, 왜 수술이 필요한지, 무엇을 기대해야 하는지, 그리고 어떤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는지를 명확히 이해하는 일이다.

결국 공막고정술의 성패는 수술실 안에서만 결정되지 않는다. 수술 전 판단과 설명, 그리고 수술 후 경과를 함께 이해하는 과정까지 포함될 때 비로소 완성에 가까워진다. 기술은 수술을 가능하게 하지만, 설명은 그 결과를 납득하게 만든다.

(글 : 차재봉 하이안과 원장)

임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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