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인구 고령화와 활발한 스포츠 활동의 영향으로 퇴행성 무릎 관절염 환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로 인해 환자들의 관심사 중 하나는 주사치료다. 무릎 관절염 주사치료는 통증을 완화하고 관절 기능을 보존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
다만, 관절염의 진행 단계, 통증의 양상, 활동량이 각기 다른 만큼 개개인의 무릎 환경에 정확히 부합하는 치료를 정밀하게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릎 주사치료의 기본은 관절의 마찰을 줄이고 보호하는 것이다. 과거부터 널리 쓰인 히알루론산 주사(연골주사)와 최근 활용되는 PN 주사(폴리뉴클레오티드)가 여기에 해당하며, 두 주사는 관절을 부드럽게 보호한다는 점에서 일맥상통한다.
김재형 서울스타병원 원장
이를 이해하기 좋은 비유가 자동차의 '엔진오일'이다. 무릎 관절염이 진행되면 관절 내부 환경이 악화되면서 정상적이고 끈적한 윤활유를 만들어내지 못한다. 대신 우리 몸은 묽고 질이 떨어지는 윤활유를 양으로만 잔뜩 만들어내는데, 이것이 환자들이 흔히 말하는 무릎에 물이 찬 상태다.
과거에는 무릎에 물이 차면 단순히 주사기로 물만 빼내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오염된 엔진오일을 빼내기만 하고 새 오일을 넣지 않으면 금방 다시 문제가 생기듯, 물만 빼면 관절 마찰 자극 때문에 물이 다시 차오르는 경우가 많았다.
최근 임상 현장의 치료 접근법은 다르다. 초음파 등으로 관절 내부를 정확히 확인한 뒤 오염된 물을 빼내고, 그 자리에 점탄성이 높은 히알루론산이나 PN 성분의 새 윤활액을 넣어주는 방식으로 접근이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방식은 관절 내부의 윤활 기능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물이 다시 차는 현상을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보고된다.
다만 두 주사는 성분과 무릎 내부에서 작용하는 방식에 차이가 있다. 먼저 히알루론산 주사는 수십 년간 임상에서 사용된 치료법이다. 관절액과 동일한 성분으로 무릎 내부를 채워주는 윤활제 역할을 하며, 초중기 환자에게 기본적으로 적용되는 치료다.
반면, 연어에서 추출한 유전 물질을 활용한 PN 주사는 윤활 작용과 더불어 무릎이 받는 충격을 완화하는 역할에 방점이 찍혀 있다. 연골판이 많이 닳아 서 있을 때 무릎이 찌릿하고 충격 흡수가 어려운 중기 관절염 환자에게 적용이 검토되며, 뼈와 뼈 사이에서 그물망 구조를 형성해 물리적인 완충 역할을 하는 방식으로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반면, 스테로이드 주사(일명 뼈주사)는 극심한 통증과 부종을 빠르게 가라앉히는 역할을 한다. 일부 환자들은 '연골을 녹이는 주사'로 오해해 거부감을 가지기도 하지만, 전문의의 판단하에 조기에 적절히 사용하는 경우 무릎 관절 구조 보호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무릎 염증이 극도에 달하면 관절 내부에서는 염증성 사이토카인 등의 물질이 다량 분비된다. 이 물질들은 통증을 유발할 뿐 아니라 주변 연골과 관절 구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 염증을 치료하지 않고 오래 방치할수록 무릎 손상이 진행될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또한 염증 상태를 치료하지 않고 오래 두면, 이후 약물 반응이 떨어지는 내성이 생겨 치료가 더 까다로워질 수 있다.
따라서 염증이 극심할 때 가이드라인에 맞춰 조기에 스테로이드 주사를 적절히 사용하는 것은 통증 완화뿐 아니라 관절 손상 진행을 늦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치료법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잦은 오남용은 피해야 한다.
최근에는 관절의 환경 개선을 넘어 우리 몸이 가진 자연 치유력을 활용하거나 관절 주변 구조물을 강화하는 주사치료도 시행되고 있다.
PRP 주사(자가 혈소판 풍부 혈장 치료술)는 환자의 혈액을 채취해 원심분리기로 농축한 뒤, 혈소판이 풍부한 성분을 무릎 관절 내에 다시 주입하는 치료법이다. 혈소판 내에 함유된 성장인자들이 만성 염증 관리와 조직 회복에 관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본인의 혈액을 이용하기 때문에 부작용 우려가 비교적 적은 것으로 보고되며, 관절염뿐만 아니라 반월상 연골판 손상이나 인대 파열 등 다양한 구조적 손상 부위에 적용을 검토할 수 있다.
프롤로 주사(증식치료)는 관절 내부가 아닌, 무릎 관절을 지탱하는 외부의 인대와 힘줄을 대상으로 한다. 관절염이 진행되면 관절 자체가 제 기능을 못 하게 되면서 무릎을 받쳐주는 주변 인대에 만성적인 불안정성이 발생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인대가 약해지고 늘어나면서 만성 통증이 유발되는데, 프롤로 주사는 고농도의 포도당을 약해진 인대 접합부에 주입해 세포 증식과 혈액 순환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알려져 있다. 이 과정에서 인대와 힘줄의 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으며, 무릎 주변 구조물 강화를 통해 관절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접근하는 치료다.
여기서 환자들이 알아두어야 할 점은, PRP와 프롤로 주사는 손상된 조직의 자연스러운 회복과 강화를 유도하는 재생형 주사치료라는 점이다. 따라서 주사를 맞자마자 소염제처럼 통증이 곧바로 사라지는 단기적인 효과를 기대하기보다는, 시간에 걸쳐 조직이 점진적으로 재생되고 통증이 서서히 줄어드는 장기적인 관점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임상 현장에서 이러한 주사치료들은 단독으로도 사용되지만, 서로 상충하는 치료는 아니다. 의사의 신체 진찰과 X-ray, MRI 등의 정밀 영상 검사를 통해 환자의 무릎 상태를 확인한 후, 서로 다른 기전의 주사들을 적절히 복합적으로 병행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무릎 내부에 활액막염이 동반되어 물이 차고 통증이 있는 환자라면 윤활액을 빼내면서 스테로이드 주사와 히알루론산(또는 PN 주사)을 함께 주입하는 복합 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통증 완화와 윤활 기능 개선을 함께 도모하는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다.
또한 무릎 내부의 반월상 연골판 손상이나 관절염에 대해서는 PRP 주사로 내부 조직의 회복을 도모하면서, 동시에 느슨해진 무릎 외부의 인대 구조물에는 프롤로 주사를 적용하는 내외측 복합 접근도 검토될 수 있다. 환자의 현재 상태에 맞춘 다각적인 복합 주사치료는 보존적 치료의 효과를 높이는 방법 중 하나로 검토될 수 있다.
무릎 주사치료가 관절염을 완전히 해결해 주는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주사치료의 목표는 통증과 염증을 안전하게 관리하고 주변 구조물을 보강함으로써, 환자가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고 대퇴사두근 등 주변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을 할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해 주는 것이다.
정밀한 진단 하에 현재 상태에 적합한 치료를 적재적소에 활용하고, 무릎 관절을 최대한 오래 아껴 쓸 수 있다면, 백세 시대에 환자 본인의 삶의 질을 높이고 인공관절 수술 시기를 늦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