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밥 한 공기를 금세 비우고 간식도 잘 먹는 모습을 보면 성장에는 별문제가 없을 것 같지만, 막상 또래 아이들과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달라진다. 지난해 산 옷이 여전히 맞거나, 학교 건강검진에서 키 순서가 좀처럼 바뀌지 않을 때 걱정은 더 커진다.
부모가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지금 몇 센티미터인가’보다 ‘그동안 어떻게 자라왔는가’다. 성장도표는 한번 측정한 수치만으로 성장 문제를 진단하기보다는, 아이의 키와 체중 변화를 계속 기록하며 흐름을 살피는 도구다. 아이가 같은 성장 곡선을 따라 꾸준히 자라는지, 이전과 비교해 성장 속도가 눈에 띄게 떨어지지는 않았는지를 함께 살펴보아야 한다.
또래보다 다소 작더라도 매년 일정한 속도로 자라는 아이라면 가족의 체질이나 늦은 성장 시기와 관련된 경우가 있다. 반대로 현재 키가 평균 범위에 있더라도 성장 곡선이 이전보다 완만해지거나 수년간 거의 제자리라면 그냥 기다려도 되는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성장 속도가 지나치게 느리거나 빠르다면 호르몬이나 건강 문제와 관련이 있을 수 있어 진료를 통한 확인이 필요할 수 있다.
이준영 아이누리 한의원 순천점 원장
성장기 식사는 많이 먹이는 것보다 여러 식품을 고르게 접하도록 하는 것이 우선이다. 밥이나 잡곡 등 탄수화물 식품에 고기·생선·달걀·두부 같은 단백질 식품, 채소와 과일, 유제품 등을 아이가 먹을 수 있는 형태로 구성하는 것이 좋다. 편식이 심하다면 처음부터 많은 양을 요구하기보다 익숙한 음식과 함께 조금씩 내놓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영양 섭취는 어린이의 신체 발달에 중요한 요소다.
잠드는 시간이 늦어지고 있지는 않은지도 살펴볼 대목이다. 밤늦게까지 숙제나 학원 일정이 이어지고, 잠자리에 누워서도 휴대전화를 보는 생활이 반복되면 충분히 쉬기 어렵다. 주중에 부족한 잠을 주말 늦잠으로 몰아서 보충하기보다 가급적 비슷한 시간에 자고 일어나는 생활을 만드는 것이 좋다.
부모의 조급함이 아이에게 그대로 전달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형제나 친구의 키를 자주 비교하거나 “이렇게 하면 키가 안 큰다”고 식사와 수면을 매번 지적하면 아이가 키에 지나치게 예민해질 수 있다. 키는 아이가 마음먹는다고 당장 바꿀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생활습관을 살피더라도 잘못을 찾는 방식보다는 가족이 함께 취침 시간을 앞당기거나 식탁 구성을 바꾸는 편이 심리적인 부담을 덜 수 있다.
가정에서는 같은 장소와 비슷한 시간대에 아이의 키와 체중을 정기적으로 재어 기록해두는 것이 도움이 된다. 매주 키를 재며 작은 차이에 의미를 두기보다 몇 달 또는 1년 동안의 흐름을 보는 것이 좋다. 키와 체중 증가가 함께 정체됐거나, 잘 먹지 못하면서 복통과 설사·변비가 반복되는 경우, 쉽게 지치거나 사춘기 변화가 또래보다 지나치게 빠르거나 늦다고 느껴진다면 진료를 통해 전반적인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사춘기 징후가 또래보다 크게 빠르거나 성장 속도가 급격히 변한 경우에는 소아청소년과 등에서 호르몬 관련 검사를 먼저 받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한의학적 진료에서도 아이의 현재 키만 보고 판단하지는 않는다. 그동안의 성장 기록과 부모의 키, 출생 당시 상태, 식사량과 편식 여부, 소화와 대변 상태, 수면 시간, 활동량 등을 함께 살핀다.
그것을 토대로 체질적인 약점이 있는지 확인하고 균형에서 벗어난 부분을 보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한약이나 특정 치료를 받는다고 모든 아이가 같은 정도로 자라는 것은 아니므로, 성장 상태와 치료 필요성은 개별 진료를 거쳐 판단해야 한다.
부모님들은 아이가 밥을 많이 먹으면 성장에 필요한 영양도 충분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식사 내용을 들어보면 좋아하는 음식 몇 가지에 치우친 경우가 적지 않다. 먹는 양만 보기보다 식사의 구성과 소화 상태, 수면 시간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키가 작다는 사실 자체보다 이전에 잘 자라던 아이의 성장 속도가 갑자기 느려졌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또래나 형제와 계속 비교하기보다는 일정한 간격으로 키와 체중을 기록하고, 성장 흐름에 변화가 보이면 현재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그것을 바탕으로 필요한 부분을 보완 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