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정부와 여당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공시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확정한 가운데 시민단체 참여연대가 "제도 도입은 의미 있는 진전이지만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는 여전히 부족하다"며 보완을 촉구했다.
참여연대는 최 성명을 내고 정부와 여당이 발표한 '지속가능성(ESG) 공시 제도화 방안'에 대해 "공시 대상 확대와 법정공시 도입은 긍정적이지만, 기업의 부담을 줄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어 시장의 투명성과 투자자 보호를 강화하기에는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ESG 공시는 기업이 얼마나 친환경적으로 경영하는지(Environment), 노동과 인권 등 사회적 책임을 잘 지키는지(Social), 그리고 경영이 투명하게 이뤄지는지(Governance)를 투자자들에게 공개하는 제도다. 투자자들은 이를 통해 기업의 장기적인 위험과 성장 가능성을 판단할 수 있다.
정부와 여당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공시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확정한 가운데 시민단체 참여연대가 "제도 도입은 의미 있는 진전이지만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는 여전히 부족하다"며 보완을 촉구했다. <사진= 연합뉴스 제공>
이번 정부안은 당초 계획보다 공시 대상을 확대했다.
기존에는 연결자산총액 30조원 이상 상장기업만 의무 대상이었지만, 최종안에서는 연결자산총액 10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까지 범위를 넓혔다. 또 한국거래소 공시가 아니라 자본시장법에 따른 사업보고서에 포함해 공시하도록 하면서 법적 책임도 강화했다. 정부는 향후 연결자산총액 2조원 이상 기업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참여연대는 이러한 변화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대상 기업이 여전히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연결자산총액 2조원 이상 기업 확대 방안’에 대해서는 “대 시기와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만큼 실제 제도 확대가 이뤄질지 불확실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들은 '스코프3(Scope 3)' 공시가 3년 동안 유예된 점을 가장 우려했다.
스코프3는 기업 공장에서 직접 발생하는 탄소배출뿐 아니라 원재료 생산과 운송, 협력업체, 제품 사용과 폐기 과정 등 기업의 가치사슬 전반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뜻한다. 기업이 기후변화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주는 핵심 지표로 평가된다.
정부는 기업의 준비 기간을 고려해 스코프3 공시를 3년 동안 의무화하지 않기로 했지만, 참여연대는 "가장 중요한 정보를 제외한 ESG 공시는 반쪽짜리 공시에 불과하다"며 유예기간을 단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SG 가운데 환경 분야에서도 기후 문제만 의무공시 대상이 된 점도 한계로 지적됐다.
참여연대는 환경오염과 자원관리 같은 다른 환경 정보는 물론 노동과 인권, 산업안전, 지배구조 등 사회·지배구조 분야 역시 의무적으로 공개해야 투자자들이 기업을 제대로 비교하고 평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정부안은 이들 대부분을 기업의 자율공시에 맡기고 있다.
참여연대는 기업마다 공개하는 정보가 달라질 경우 투자자가 기업을 객관적으로 비교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자율공시에 대한 인센티브는 필요하지만 의무공시를 대신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법적 책임을 일정 기간 면제하기로 한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정부는 제도 시행 초기 기업의 부담을 고려해 3년 동안 ESG 공시와 관련한 손해배상과 행정제재, 형사처벌 등을 폭넓게 면제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참여연대는 "공시에 대한 책임이 약해질 경우 부정확하거나 과장된 정보가 공개될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친환경인 것처럼 허위·과장 홍보하는 '그린워싱'에 대해서도 실제 처벌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제도의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제3자 인증이 2030년부터 의무화되는 만큼 그 이전까지는 공시 내용의 신뢰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로 꼽았다.
참여연대는 "ESG 공시의 목적은 기업 규제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투자자가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고 자본시장의 투명성을 높이는 데 있다"며 "공시 대상 확대와 스코프3 유예기간 단축, 환경·사회·지배구조를 모두 포함하는 통합 공시체계 마련, 면책 규정 재검토 등을 통해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