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이재명 대통령의 모교인 중앙대학교 주거래은행 자리를 놓고 우리은행과 신한은행 간 물밑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현 주거래은행인 우리은행은 최근 중앙대 캠퍼스 내 새 건물 건립에 적극 협력하기로 하는 한편, 주거래은행 계약 조기연장 추진을 검토하고 있다.
도전자인 신한은행은 중앙대 경영대학원 출신인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을 중심으로, 올해 초에는 박상규 중앙대 총장을 사외이사로 모셔오는 등 공들이기에 나섰다. 지난 2006년 서강대학교를 우리은행에 빼앗긴 실책을 중앙대를 통해 만회하겠다는 각오다.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 1997년부터 중앙대 주거래은행 자리를 지켜왔다. 2008년에는 한 차례 계약 연장에 성공했다. 현재 중앙대 본교와 안성캠퍼스, 중앙대병원 등 3곳에서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우리은행이 20년 가까이 중앙대와 주거래은행으로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신한은행이 다시 한 번 도전장을 내밀었다. 신한은행은 앞서 지난 2008년에도 중앙대 주거래은행에 도전했으나 우리은행에 패배했다.
그동안 잠잠했던 신한은행은 지난 2023년 중앙대와 '헤이영 캠퍼스' 구축을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올해 3월엔 박상규 중앙대 총장을 사외이사로 영입했다. 중앙대 경영대학원을 나온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도 지원사격에 나섰다. 진 회장은 중앙대 총동문회에서도 활동한 바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 2006년, 15년간 거래해온 서강대를 우리은행에 빼앗긴 전력이 있는 만컴, 중앙대를 통해 '복수전'에 성공하겠다는 각오다. 당시 우리은행은 신한은행이 조흥은행과의 통합 이슈 등으로 시끄러운 틈을 타 서강대 주거래은행 계약에 성공했다.
신한은행의 움직임에 우리은행도 대응 전략 마련에 나섰다. 지난 16일 중앙대와 '첨단공학관 건립'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것이 대표적이다. 총 2000억원이 투입되는 사업이다. 다만, 우리은행이 어떤 방식으로 지원할지에 대해선 아직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우리은행 내부에선 중앙대와의 주거래은행 계약을 조기 연장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계약 기간이 아직 상당히 남았지만, 신한은행이 중앙대 총장을 사외이사로 영입하자 위기감을 느낀 것.
최근 중앙대 총장이 교체된 상황이 주거래은행 계약에 있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중앙대는 지난 18일 이사회를 열어 제17대 총장으로 창의ICT공과대학 전자전기공학부 박세현 교수를 선임했다. 박세현 총장 내정자의 임기는 내년 3월부터다.
금융권에서는 "신한은행이 올해 초 현직 중앙대 총장을 사외이사로 영입했는데 이번에 교체된 만큼, 해당 인물이 전관으로서 영향력을 행사할지, 신임 총장의 의중은 어떤지 등이 중요하다"는 해석이 나온다.
중앙대는 이재명 대통령의 모교라는 점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중앙대 법학과 82학번인 이 대통령은 초·중·고 정규 교육과정을 거치지 않아, 중앙대가 사실상 유일한 학맥이다.
신한은행에선 준법감시인을 맡고 있는 전종수 상무가 중앙대 법학과 출신으로 이 대통령과 동문이다. 우리은행에서는 최근 인사에서 개인그룹 부행장에서 HR그룹 부행장으로 자리를 옮긴 박종인 부행장이 중앙대 법학과를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