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출판학회, 한·중 출판학술회의 열어..."AI는 출판 대체자 아닌 증폭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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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출판학회, 한·중 출판학술회의 열어..."AI는 출판 대체자 아닌 증폭자"

박미소 기자

기사입력 : 2026-07-01 11:52

[Hinews 하이뉴스] 사단법인 한국출판학회(회장 김진두)가 주최하고 중국신문출판연구원이 공동 주최한 제24회 한·중 출판학술회의가 6월 23일 경기 과천 비상교육 사옥에서 열렸다. 1996년 첫 개최 이후 30주년을 맞는 자리로, 올해 대주제는 'AI 시대 출판 산업의 위기와 기회'였다. 한국과 중국 출판 학자 10명이 5개 주제를 놓고 발표·토론을 벌였다.

학자들은 입장과 사례는 달랐지만 다섯 가지 방향에서 공통된 결론에 이르렀다.

제24회 한중출판학술회의 기념사진 <사진=한국출판학회 제공>
제24회 한중출판학술회의 기념사진 <사진=한국출판학회 제공>

첫째, AI는 출판의 대체자가 아닌 증폭자라는 것이다. 장샤오빈 중국신문출판연구원 출판인쇄산업연구소장은 "인공지능은 출판에 창조적 파괴가 아니라 역량 강화를 가져온다"며 한국 AI 디지털 교과서(AIDT) 사업을 근거로 들었다. 76종이 검정을 통과하고도 적용률이 30%에 그쳐 2025년 8월 국회가 정식 교과서가 아닌 수업 참고 자료로 내린 사례다. 배진석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선임도 "AI 시대 출판정책은 정부 혼자가 아니라 출판계·기술기업·국제기구가 함께 짜는 다층적 거버넌스로 진화해야 한다"며 같은 진단에 힘을 보탰다.

둘째, 정보가 범람할수록 편집자·출판사의 게이트키핑 역할은 오히려 강해진다는 것이다. 양쿤 중국신문출판연구원 출판법제·저작권연구소 부소장은 "AI는 출판업을 뒤흔든 것이 아니라 출판 본연의 역할로 되돌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셋째, 출판의 정체성을 책 판매에서 콘텐츠 제품·서사 자산(IP) 판매로 다시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문학 인천대 교수는 밀리의서재 'AI 독파밍' 사례를 들어 출판이 데이터 기반 경험 산업으로 옮겨간다고 봤고, 공병훈 협성대 교수는 한 편의 이야기를 웹툰·영상·게임으로 넓혀 가는 트랜스미디어 IP 모델을 제시했다. 양쿤 부소장은 2025년 틱톡에서만 6만 편이 나와 700억 회 넘게 재생된 중국 AI 만화 드라마 시장을 방증으로 들었다.

넷째, 종이와 디지털은 대립이 아니라 공존한다는 것이다. 양춘란 중국신문출판연구원 출판연구소 부소장은 종이·디지털 융합 수입이 2024년 97억 위안 규모라고 밝혔으며, 티엔페이 출판연구소 부연구원은 2025년 종이책 60.0%·디지털 80.8%라는 데이터를 제시했다. 같은 해 한국 성인 독서율 38.5%와 대비되며 양국이 같은 독서 위기를 서로 다른 양상으로 마주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다섯째, 표준화·라벨링·저작권이 새로운 핵심 인프라가 된다는 것이다. 리치 중국신문출판연구원 부연구원은 AI 콘텐츠를 인간 개입도에 따라 세 유형으로 나눠 표기하는 학술출판 표준 3종을 소개했고, 윤미진 한국폴리텍대 교수는 출판물에 AI 개입 등급을 매기는 AI·사람 협업 표시를 제안했다.

김진두 한국출판학회 회장은 "AI는 출판을 대체하는 기술이 아니라 출판의 가치와 역할을 새롭게 정의하는 기술"이라며 "한·중 양국이 학술 교류와 공동 연구로 출판산업의 발전을 함께 이끌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예일 중국신문출판연구원 부원장도 "30주년을 새로운 출발점으로 삼아 협력을 심화하겠다"고 말했다.

박미소 기자

miso@h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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