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요통이 발생하면 대다수의 환자는 허리디스크를 가장 먼저 떠올리곤 한다. 그러나 아침에 눈을 떴을 때 허리가 나무토막처럼 뻣뻣하고 극심한 통증이 밀려오다가도, 막상 침대 밖으로 나와 몸을 조금 움직이면 이내 굳은 관절이 풀리며 통증이 줄어든다면 이는 디스크가 아닌 ‘후관절증후군’의 신호일 수 있다. 두 질환은 요추 통증이라는 표면적 증상이 비슷해 오인하기 쉽지만, 통증이 유발되는 물리적 기전과 자세적 조건이 완전히 다르므로 명확한 구분이 필요하다.
척추 뒤쪽에서 위아래 척추뼈를 단단히 연결해 주는 후관절은 요추의 과도한 회전을 막고 척추 고유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복합 관절 조직이다. 노화로 인한 퇴행성 변화가 시작되거나 척추 주변 근력이 약해져 특정 마디에 반복적인 하중 부하가 쌓이면, 관절을 감싸고 있는 관절막이 닳아 상처를 입고 만성 염증으로 진행된다. 이것이 후관절증후군이며, 디스크 내부 압력 상승으로 통증이 생기는 추간판탈출증과는 발병 원인부터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이동엽 참포도나무병원 척추센터 원장
후관절증후군 환자들이 호소하는 가장 독자적인 단서는 기상 직후에 찾아오는 통증의 양상에 있다. 수면을 취하는 장시간 동안 움직임이 없어 후관절 주변 조직이 뻣뻣하게 굳어있다가, 일상 활동을 시작하면서 혈액순환이 원활해지고 관절액이 분비되면 통증이 되려 완화되는 경향을 보인다. 반면 해부학적 구조상 척추 뒤쪽에 위치한 후관절의 특성상 허리를 뒤로 젖히거나 몸을 옆으로 틀 때 관절면끼리 강하게 맞물려 압력이 커지므로 통증이 급격히 악화되며, 오히려 허리를 앞으로 숙일 때는 관절 사이 공간이 넓어져 편안함을 느끼게 된다.
통증이 뻗쳐나가는 방사 영역 또한 허리디스크와 명확히 대비된다. 허리디스크는 돌출된 수핵이 다리로 가는 신경근을 직접 건드리기 때문에 엉덩이부터 허벅지, 종아리, 발끝까지 전기가 흐르듯 저릿한 방사통이 흔히 관찰된다. 반면 후관절증후군은 신경줄기 자체를 누르는 질환이 아니므로 하지 저림이 거의 없으며, 유독 허리와 골반 주변부만 묵직하고 쑤시는 국소적 통증이 지배적이다. 또한 환자가 통증 부위를 손가락으로 정확히 한 곳만 짚지 못하고 요추 전체가 넓게 아프다고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자세별 증상 양상은 환자 스스로의 자가진단만으로는 단정 짓기 어렵다. 후관절의 퇴행성 마모는 X-ray나 MRI 등의 정밀 영상 검사 상에서 관찰되더라도 실제 환자가 체감하는 통증 수위와 반드시 비례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문의가 환자의 신체 자세 변화에 따른 압박 수위를 확인하는 신경학적 진찰 과정을 병행하여, 복합 요인을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치료의 올바른 기준을 세울 수 있다.
치료 초기 단계에는 척추 구조의 하중 부담이 적은 비수술적 보존 요법을 최우선으로 진행한다. 약물치료와 물리치료를 시행해 병변 부위의 유착을 막고, 필요 시 후관절 주변의 신경 분지에 약물을 투여하는 주사치료를 통해 염증과 부종 완화를 기대할 수 있다. 안정적인 호전 이후에는 요추와 골반 주변 심부 근육을 강화하는 코어 재활 운동과 자세 교정을 병행하는 것이 장기적인 재발 억제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만약 비수술 치료를 지속했음에도 만성 요통의 완화 징후가 뚜렷하지 않다면, 단순히 후관절 염증에만 국한된 문제인지 아니면 허리디스크나 척추관협착증 같은 인접 마디의 다른 척추 질환이 동반되어 통증을 상호 증폭시키고 있는지 정밀 검사를 통해 요추 전반의 상태를 재규명하고 맞춤형 선제 치료 계획을 수립해야 안전하다.
후관절증후군은 허리디스크와 완전히 반대로 허리를 뒤로 젖힐 때 통증이 심해지고 움직일수록 뻣뻣함이 풀리는 독자적인 임상 특성을 가진다. 허리가 지속적으로 아프다고 해서 무작정 디스크로 단정 지어 잘못된 자가 스트레칭을 강행하면 오히려 관절 마모를 부추겨 병을 키울 수 있으므로, 조기에 정밀 진찰을 통해 통증의 원인을 확인하고 단계별 비수술 치료와 요추 코어 재활을 시작하는 것이 척추 건강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