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월 연속 증산에 발 묶인 유가…'배럴당 60달러선' 전망 속 공급 과잉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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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월 연속 증산에 발 묶인 유가…'배럴당 60달러선' 전망 속 공급 과잉 우려

송소라 기자

기사입력 : 2026-07-06 11:59

[Hinews 하이뉴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가 5개월 연속 증산에 합의하고 글로벌 원유 재고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국제유가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공급 과잉 우려까지 나오는 가운데, 유가 안정이 이란의 대외 협상력을 약화시킬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5일(현지 시간) 유럽 ICE선물거래소에서 국제유가 기준인 브렌트유 9월 인도분은 한국 시간 오전 8시 40분 기준 전장 대비 0.64% 하락한 배럴당 71.66달러에 거래됐다. 같은 시간 뉴욕상품거래소의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8월 인도분 역시 0.57% 떨어진 배럴당 68.30달러를 기록했다. 전쟁 초기 배럴당 118~120달러선까지 치솟았던 국제유가가 사실상 전쟁 이전 수준인 70달러 안팎까지 내려앉은 것이다. 맥쿼리와 시티그룹 등 주요 투자은행들은 유가가 향후 몇 달 내에 60달러선까지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가 5개월 연속 증산에 합의하고 글로벌 원유 재고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국제유가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공급 과잉 우려까지 나오는 가운데, 유가 안정이 이란의 대외 협상력을 약화시킬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사진= 연합뉴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가 5개월 연속 증산에 합의하고 글로벌 원유 재고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국제유가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공급 과잉 우려까지 나오는 가운데, 유가 안정이 이란의 대외 협상력을 약화시킬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사진= 연합뉴스>

유가 하락의 가장 큰 요인은 공급 확대와 수요 둔화다. OPEC+는 이날 화상 회의를 열고 8월 전월 대비 하루 18만 8,000배럴씩 추가 증산하기로 합의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이라크, 쿠웨이트 등 7개국이 참여한 이번 결정으로 OPEC+는 5개월 연속 생산량을 늘리게 됐다.

그동안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유조선 통항이 제한돼 증산이 상징적 조치에 그쳤으나, 최근 해협 통항량이 하루 30~60척 수준으로 정상화되면서 물류 동맥경화가 해소됐다. 쿠웨이트의 수출량이 하루 약 160만 배럴로 전쟁 전 수준에 근접했고, 사우디는 홍해 우회 항로를 적극 활용하고 있으며, 지난 5월 OPEC을 탈퇴한 UAE도 수출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석유시장 조사회사 커머디티 컨텍스트의 로리 존스턴 설립자는 "호르무즈 해협 폐쇄 4개월 만에 공급 충격에서 공급 과잉 시장으로 급격히 전환된 상황"이라고 짚었다.

반면 수요 측면에서는 전 세계 '큰손'들의 매입 움직임이 둔화됐다. 미국은 저유가 기조를 유지하기 위해 당장 전략비축유(SPR)를 적극적으로 채울 유인이 적고, 최대 수입국인 중국은 전기차 보급 등으로 석유 의존도 자체가 낮아졌다. JP모건은 최근 보고서에서 "원유 공급량 증가는 현재로서는 그것을 필요로 하지 않는 시장과 충돌할 것"이라며 공급 과잉을 경고했다.

이 같은 시장 변화는 이란을 둘러싼 국제 정치 역학관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유가 하락과 걸프 산유국들의 유정 재가동으로 세계 원유 비축량 회복 속도가 빨라지면서 이란의 협상력이 약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원유 재고(OECD 재고 기준)는 지난 3~5월 1억 6,300만 배럴 감소하며 1990년 1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으나, 급속도로 재고가 확충되면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인질 삼아 세계 경제를 위협할 수 있는 카드의 힘이 떨어졌다는 평가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도 최근 인터뷰에서 미국이 이란과 종전 양해각서(MOU) 추가 협상에 나선 배경에 대해 "세계가 비축량을 일부 회복한 다음 이란의 입장을 살펴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며 이란을 압박할 시간적 여유를 확보했음을 시사했다.

다만 낙관론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시장정보업체 스파르타 커모디티스의 닐 크로스비는 "현재 유가는 적대 행위가 완전히 종식됐다는 기대감을 선반영하고 있다"며 "이러한 하락세가 현실적이고 지속 가능하다고 보지 않는 시각도 많다"고 지적했다.

송소라 기자

sora@h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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