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관장측 왜곡과 억지, 명예훼손 항고"... 최태원 회장, 검찰 불기소에 항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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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관장측 왜곡과 억지, 명예훼손 항고"... 최태원 회장, 검찰 불기소에 항고

검찰 불기소에 항고…“노소영·자녀 지급액과 기부금, 개인 자산까지 합산해 특정인 지출로 둔갑”

박미소 기자

기사입력 : 2026-09-15 15:54

[Hinews 하이뉴스] 최태원 SK그룹 회장 측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측 변호사의 이른바 ‘동거인에게 1000억원 이상을 썼다’는 발언을 둘러싼 법적 대응을 이어가기로 했다. 검찰이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내렸지만, 최 회장 측은 이에 불복해 항고하고 해당 수치가 실제 지출내역과 다른 방식으로 산출됐다는 점을 다시 문제 삼았다.

핵심은 ‘1000억원’이라는 숫자가 실제로 최 회장이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와 공동생활에 사용한 돈을 의미하느냐는 데 있다. 최 회장 측은 해당 주장이 사실이라면 금융거래 내역과 재산분할 재판 과정에서 확인돼야 할 실제 지출 규모와 현저한 차이가 난다고 주장한다. 최 회장 측 법률대리인은 15일 입장문을 통해 최 회장이 김 이사와 함께 생활비 등으로 사용한 금액은 당시 주장 시점 기준 약 20억원이며, 이 내용은 금융거래 내역 조사 등을 거쳐 재산분할 재판부에 상세히 소명된 사안이라고 밝혔다. 노 관장과 그 대리인 역시 이 같은 소명 내용을 알고 있었다는 것이 최 회장 측 설명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측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측 변호사의 이른바 ‘동거인에게 1000억원 이상을 썼다’는 발언을 둘러싼 법적 대응을 이어가기로 했다. 검찰이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내렸지만, 최 회장 측은 이에 불복해 항고하고 해당 수치가 실제 지출내역과 다른 방식으로 산출됐다는 점을 다시 문제 삼았다. <사진 = 연합뉴스 제공>
최태원 SK그룹 회장 측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측 변호사의 이른바 ‘동거인에게 1000억원 이상을 썼다’는 발언을 둘러싼 법적 대응을 이어가기로 했다. 검찰이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내렸지만, 최 회장 측은 이에 불복해 항고하고 해당 수치가 실제 지출내역과 다른 방식으로 산출됐다는 점을 다시 문제 삼았다. <사진 = 연합뉴스 제공>

최 회장 측이 가장 크게 문제 삼는 부분은 ‘1000억원’의 산출 방식이다. 단순히 김 이사와의 공동생활에 사용된 돈을 합산한 것이 아니라 사용처와 성격이 전혀 다른 자금까지 한데 묶어 특정 개인에 대한 지출처럼 계산했다는 것이다. 최 회장 측은 결국 약 20억원으로 소명된 실제 공동생활비가 1000억원을 넘는 금액으로 확대됐으며, 그 차이가 50배를 넘어선다고 지적한다.

실제 재판 과정에서 금융거래가 조사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논란은 단순한 숫자 싸움만으로 보기 어렵다는 게 최 회장 측의 시각이다. 이혼·재산분할 소송에서 중요한 것은 특정 계좌에서 얼마가 빠져나갔느냐만이 아니라 그 돈의 실제 사용처와 법률적 성격이다. 따라서 서로 다른 성격의 지출을 하나의 범주로 묶어 ‘동거인에게 사용한 돈’이라고 규정할 경우 독자나 시청자에게 실제보다 훨씬 큰 규모의 사적 지출이 있었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204억원 계좌까지 김희영 관련 지출로 계산됐다는 주장최 회장 측은 대표적인 사례로 국민은행 계좌를 제시했다.
최 회장이 수감 중이던 기간 개설된 해당 계좌에서 총 204억원이 지출됐지만, 최 회장 측은 이 계좌가 애초 노 관장을 위해 개설된 계좌였고 지출의 상당 부분 역시 노 관장 본인에게 지급된 돈이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이 계좌의 지출까지 김 이사와 관련한 비용으로 집계했다는 것이 최 회장 측의 반박이다.

즉, 최 회장 측이 제기하는 문제는 전체 금융거래 규모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 돈의 ‘귀속과 사용 목적’을 따져야 한다는 데 있다.

1000억원이라는 총액만 놓고 보면 거액의 자금이 특정인에게 이전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거래내역을 세부적으로 분류하면 노 관장과 세 자녀를 위해 사용된 돈, 공익 목적의 기부금, 최 회장 본인의 자산 관련 지출 등이 모두 섞여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전체 지출액과 특정인에 대한 증여 또는 생활비는 전혀 다른 개념이 된다.

최 회장 측은 특히 노 관장 본인과 세 자녀에게 지급된 돈까지 김 이사 관련 지출에 포함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누구를 위해 실제 돈이 사용됐는가’라는 가장 기초적인 사실관계부터 다시 따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어린이재단·사회복지공동모금회·티앤씨재단 기부금도 포함공익 목적의 출연금과 기부금이 1000억원 산정에 포함됐다는 점도 최 회장 측이 주요 쟁점으로 제시한 부분이다.

최 회장 측에 따르면 어린이재단과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티앤씨재단 등 여러 기관과 재단에 전달된 자금이 해당 금액에 포함됐다. 이들 자금은 긴급구호와 장학·교육·복지 등 공익적 목적의 사업에 사용되는 기부·출연금이라는 설명이다.

최 회장 측은 이러한 지출을 특정 개인에게 돌아간 증여액과 같은 범주로 분류하는 것은 자금의 법적·경제적 성격을 무시한 계산이라고 반박한다.

특히 ‘1000억원’이라는 표현이 언론을 통해 반복적으로 전달되면서 독자나 시청자에게 ‘최 회장이 김 이사 개인에게 1000억원 이상의 돈을 줬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문제 삼고 있다. 실제로는 공익법인이나 재단 등에 들어간 돈까지 합산돼 있다면, 그 자체로 개인에 대한 사적 지출 규모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논리다.

“재판에서는 공동재산, 언론에서는 김희영 증여 자산?”최 회장 측이 또 하나의 핵심 쟁점으로 제시한 것은 주택과 미술품 등 최 회장 단독 명의 자산이다.

최 회장 측은 최 회장 명의로 된 주택과 미술품 등이 ‘1000억원’ 계산에 포함됐다고 주장하면서, 이 자산들은 현재 노 관장과의 재산분할 재판에서 공동재산 여부가 다뤄진 자산이라고 밝혔다.

이 부분을 두고 최 회장 측은 노 관장 측의 주장이 상황에 따라 달라지고 있다고 비판한다. 재산분할 재판에서는 해당 자산을 부부 공동재산으로 보고 분할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언론에서는 같은 자산을 김 이사에게 증여한 재산처럼 설명하는 것은 서로 양립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물론 재산분할에서 특정 자산이 공동재산으로 평가될 수 있다는 것과 제3자에게 실제 증여됐다는 주장은 법률적으로 별개의 문제이지만, 동일 자산을 놓고 상반된 의미의 주장이 제기됐다면 구체적인 취득 경위와 소유관계, 실제 이전 여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게 최 회장 측의 반론이다.

1000억원 논란, ‘재판자료의 언론 공개’ 문제로도 번져최 회장 측은 금액 산정 문제와 함께 소송 과정에서 취득한 재판자료와 개인 금융정보가 언론을 통해 공개된 과정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최 회장 측은 노 관장 측 대리인인 이상원 변호사가 재산분할 사건의 대리인으로서 금융거래 내역과 자산별 성격을 확인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음에도 실제 소명된 내용과 상당한 차이가 있는 수치를 언론에 제시했다고 주장한다.

특히 가사소송 과정에서 제출된 금융자료는 개인의 사생활과 재산관계를 상세히 담고 있는 자료인 만큼, 이를 대외적으로 공개하면서 일부 숫자만 부각할 경우 사건의 본질과 다른 사회적 인상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최 회장 측 주장이다.

최 회장 측은 이를 단순히 법정 안에서의 공방이 아니라 언론을 통한 여론 형성의 문제로 보고 있다. 재산분할 소송의 핵심은 법원이 제출된 증거와 거래내역을 종합해 재산의 성격과 분할 범위를 판단하는 것이지만, 소송 당사자가 언론 인터뷰를 통해 특정 숫자를 강조할 경우 법원의 판단과 별개로 대중의 인식이 먼저 형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검찰 불기소는 ‘1000억원이 사실이라는 판단’과는 다르다는 주장이번 항고의 또 다른 쟁점은 검찰의 불기소 처분을 어떻게 해석하느냐는 부분이다.

최 회장 측 설명에 따르면 검찰은 명예훼손 혐의와 관련해 허위사실에 대한 인식을 입증할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는 취지로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최 회장 측은 이 같은 처분이 ‘김 이사에게 실제로 1000억원 이상이 지출됐다는 사실을 검찰이 확인했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강조한다.

실제로 이번 불기소 처분을 보도한 언론들도 최 회장 측이 검찰 판단 자체를 곧바로 사실관계에 대한 확정 판단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반박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 회장 측은 특히 ‘불기소’와 ‘1000억원 지출이 사실로 확인됐다’는 판단은 서로 다른 문제라고 선을 긋고 있다.

따라서 항고심에서는 과연 해당 수치가 어떤 거래를 근거로 산출됐는지, 서로 다른 성격의 금액이 왜 하나의 범주로 묶였는지, 당시 재산분할 재판에서 실제로 확인된 금융거래 내역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등이 다시 쟁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

9440억원 재산분할 판결 이후 다시 불붙은 ‘돈의 성격’ 논쟁이번 공방은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재산분할 소송이 막바지로 접어든 상황에서 다시 불거졌다는 점에서도 관심을 끈다.

서울고법 가사1부는 지난 7월 24일 파기환송심에서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9440억원을 재산분할로 지급하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을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하면서도, 최 회장이 해당 주식을 계속 보유하도록 하고 금전으로 분할금을 지급하도록 했다. 보도에 따르면 재산분할 비율은 최 회장 3분의 2, 노 관장 3분의 1로 판단됐다.

이처럼 법원이 거액의 재산분할을 인정한 것과 ‘김희영 이사에게 1000억원을 썼다’는 주장이 사실인지 여부는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전자는 부부 사이의 공동재산과 분할 범위를 판단하는 문제이고, 후자는 특정 지출액의 사용처와 금액 산정 방식에 관한 별도의 사실관계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최 회장 측은 재산분할 소송에서 제출된 금융자료 자체가 1000억원이라는 표현의 근거를 다시 검증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라고 보고 있다. 재판 과정에서 어떤 돈이 누구를 위해 사용됐는지가 이미 상당 부분 분류·소명됐다면, 이를 다시 하나로 묶어 특정인에 대한 지출로 규정하는 것이 적절했는지를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이번 항고의 핵심은 단순히 ‘1000억원이냐 20억원이냐’의 숫자 대결에 머물지 않는다. 동일한 금융거래를 어떤 기준으로 분류하고, 이를 어떠한 의미의 지출로 표현했느냐가 쟁점이다.

최 회장 측은 1000억원이라는 숫자가 노 관장과 자녀에 대한 지급액, 공익 목적 기부금, 최 회장 단독 명의 자산 등 서로 성격이 다른 금액을 광범위하게 합산한 결과라며 “실제 공동생활비와는 전혀 다른 규모가 만들어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면서 해당 수치가 언론을 통해 반복적으로 제시되면서 최 회장 개인의 사적 지출에 대한 사회적 평가까지 왜곡될 수 있었다고 보고 항고를 선택했다.

법원이 이미 9440억원이라는 역대급 재산분할 판단을 내린 가운데, 이제 별도의 형사절차에서는 ‘1000억원’이라는 숫자의 산출 근거와 표현의 적절성이 다시 검토될 가능성이 커졌다. 재산분할 재판과 언론 공방이 한데 엉키면서 거액의 숫자 자체가 사건의 본질을 가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는 이유다.

최 회장 측이 항고를 통해 다시 판단을 구한 만큼, 향후에는 1000억원이라는 총액을 구성한 구체적인 거래내역과 각 지출의 실제 수혜자 및 사용 목적, 재판 과정에서 제출된 금융자료와 언론 인터뷰 내용 사이의 차이가 주요 쟁점으로 부각될 전망이다.

박미소 기자

miso@h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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