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 근로자 28명 동원…간이대지급금 1억3000만원 부정수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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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 근로자 28명 동원…간이대지급금 1억3000만원 부정수급

하청업체 대표들과 공모해 허위 임금체불 신고…21명 명의로 6957만원 받아
추가 5839만원 부정수급 시도…공사대금 청산하고 일부는 도박자금 사용

오하은 기자

기사입력 : 2026-11-06 11:30

[Hinews 하이뉴스] 임금체불 근로자의 생계를 지원하기 위해 국가가 사업주 대신 지급하는 간이대지급금이 건설업자의 부정수급 수단으로 악용된 사건이 발생했다. 하청업체 대표와 내부 직원 등을 동원해 실제 근무하지 않은 사람까지 임금체불 근로자로 꾸미고, 허위 노무대장과 체불 신고를 통해 정부 지원금을 받아낸 혐의다. 부정수급 규모는 약 1억3000만원에 달했으며, 범행에 관여한 사람은 모두 28명으로 조사됐다.

고용노동부 인천북부지청은 6일 하청업체 대표 3명과 내부 직원 등과 공모해 간이대지급금을 부정수급한 혐의로 실내인테리어공사업체 대표 A씨(48)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A씨는 2022년부터 2024년까지 하청업체 소속 근로자 등을 자신이 운영하는 업체의 근로자인 것처럼 꾸며 임금체불 신고를 진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임금체불 근로자의 생계를 지원하기 위해 국가가 사업주 대신 지급하는 간이대지급금이 건설업자의 부정수급 수단으로 악용된 사건이 발생했다. 하청업체 대표와 내부 직원 등을 동원해 실제 근무하지 않은 사람까지 임금체불 근로자로 꾸미고, 허위 노무대장과 체불 신고를 통해 정부 지원금을 받아낸 혐의다. 사진은 온라인행정심판 사이트 갈무리
임금체불 근로자의 생계를 지원하기 위해 국가가 사업주 대신 지급하는 간이대지급금이 건설업자의 부정수급 수단으로 악용된 사건이 발생했다. 하청업체 대표와 내부 직원 등을 동원해 실제 근무하지 않은 사람까지 임금체불 근로자로 꾸미고, 허위 노무대장과 체불 신고를 통해 정부 지원금을 받아낸 혐의다. 사진은 온라인행정심판 사이트 갈무리

노동부 조사 결과 A씨는 허위 노무대장을 직접 작성하고 실제 근로관계가 없는 사람들을 임금체불 근로자로 등록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이들이 노동청에 출석해 실제로 임금을 받지 못한 것처럼 진술하도록 했다. 21명 명의로 지급된 간이대지급금은 6957만원이며, 9명 명의로 5839만원을 추가로 신청하려다 적발됐다. 전체 부정수급 및 시도 규모는 약 1억3000만원이다.

범행은 하청업체와의 거래관계에서 발생한 채무를 처리하는 데도 활용된 것으로 조사됐다. 노동부는 A씨가 대지급금을 통해 하청업체에 지급하지 않은 공사대금을 정산하고 일부 자금을 개인 도박에 사용한 것으로 파악했다. 근로자에게 지급돼야 할 체불임금을 국가가 대신 지급하는 제도를 이용해 사업상 채무와 개인적인 자금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는 것이다.

수사 과정에서는 증거를 조작하려 한 정황도 드러났다. A씨는 노동청의 통신 내역 제출 요구에 대해 휴대전화 기지국 조회 내역을 위조해 제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건은 공범 중 한 명이 부정수급 사실을 제보하면서 본격적으로 드러났다. 노동부는 관련자 진술과 금융계좌 추적, 카카오톡 대화 내용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 등을 통해 범행을 확인했다.

A씨는 2024년 7월 입건된 이후 노동청의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잠적해 지명수배된 상태였다. 노동부는 추적 수사를 이어가던 중 지난 3일 강원도 원주에서 A씨를 검거했다. 이후 4일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며 법원은 5일 범죄의 중대성과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 등을 인정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번 사건에 이용된 간이대지급금은 사업주가 임금을 지급하지 못한 경우 국가가 근로자에게 일정 한도 내에서 체불임금과 퇴직금 등을 대신 지급하는 제도다. 사업주의 도산 여부와 관계없이 노동청의 체불임금 확인서를 발급받거나 법원의 확정판결 등을 통해 지급 요건을 충족하면 근로복지공단에 청구할 수 있다. 퇴직자의 경우 최대 1000만원까지 지급되며 재직자는 최대 700만원 한도가 적용된다.

제도 특성상 신속한 지급과 체불 사실 확인이 중요한 만큼 허위 근로관계나 체불 금액을 이용한 부정청구를 어떻게 걸러내느냐가 관리의 핵심이다. 한국노동연구원이 2025년 발간한 양승엽 연구위원 책임연구 보고서 '임금체불 감소를 위한 제도 개선 및 간이대지급금 지급·회수절차 개선방안 연구'도 간이대지급금의 반복수급 방지와 지급·회수 절차 개선, 부정수급 예방 방안을 주요 과제로 다뤘다.

현행 임금채권보장법은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대지급금을 받은 경우 지급액을 환수하고 최대 5배의 추가 징수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부정수급 행위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이재희 인천북부지청장은 "대지급금 제도는 임금 체불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근로자들의 생계 안정을 지원하는 제도로서, 이를 악용한 행위는 임금채권보장기금의 건전한 운영을 가로막고 부담금 납부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는 선의의 사업주들의 부담 또한 가중시키는 등 공공의 이익을 해치는 행위"라고 밝혔다. 이어 "악의적이고 고의적인 부정수급에 대해서 구속수사를 원칙으로 엄정하게 대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오하은 기자

haeun@h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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