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여름은 충치와 잇몸질환이 은밀히 퍼지기 쉬운 계절이다. 높은 온도와 습도로 세균이 빠르게 번식하면서 입속 환경도 쉽게 나빠진다. 더운 날씨에 찾는 시원하고 달콤한 간식, 자주 마시는 차가운 음료, 물 대신 커피로 갈증을 달래는 습관이 모두 구강 건강엔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

충치의 주원인인 산성 환경은 입속 세균이 당분을 분해하면서 만들어지는데, 여름철엔 당이 풍부한 과일, 아이스크림, 탄산음료 섭취가 평소보다 늘어나면서 충치 발생 위험도 높아진다.

김현정 경희대치과병원 보존과 교수는 “충치균은 당분을 먹고 산을 만들며 치아 표면을 부식시키는 환경을 만든다”며 “단 음식을 자주 섭취하면 치아에 붙은 세균이 활동하기 쉬워지기 때문에 여름철에는 구강 관리에 특히 신경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름철 당 섭취와 수분 부족은 충치·잇몸질환 위험을 높입니다. (클립아트코리아)
여름철 당 섭취와 수분 부족은 충치·잇몸질환 위험을 높입니다. (클립아트코리아)
◇여름철 ‘탈수’가 부른 입속 위기

수분 섭취는 구강 건강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침(타액)은 단순한 소화 보조물이 아니라, 입속 산을 중화하고 치아 표면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더위로 인해 땀을 많이 흘리고 물 섭취가 부족하면 타액 분비가 줄어들어 충치와 잇몸질환에 취약해질 수 있다.

김 교수는 “여름철 아이스 커피를 물처럼 마시는 경우가 많지만, 커피는 산성이 강하고 이뇨작용도 있어 입안을 더욱 건조하게 만든다”며 “물을 자주 마시고, 당분이 많은 음료는 입에 머무는 시간을 줄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김현정 경희대치과병원 보존과 교수
김현정 경희대치과병원 보존과 교수
◇충치보다 무서운 잇몸 질환... 예방은 ‘올바른 양치’

충치뿐 아니라 구강 내 세균은 잇몸에도 영향을 준다. 입속에 남은 음식물이 세균에 의해 치태로 바뀌고, 이 치태가 쌓이면 딱딱한 치석으로 변해 잇몸에 염증을 일으킨다. 특히 잇몸병은 통증이 심하지 않아 초기에 알아차리기 어렵고, 치료 시기를 놓치면 치아를 잃게 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보철물을 사용 중인 사람도 예외는 아니다. 김 교수는 “임플란트나 틀니를 착용하면 충치에는 덜 민감할 수 있지만, 잇몸 경계 부위는 여전히 세균 감염에 취약하다”며 “임플란트 주위염 같은 합병증도 충분히 발생할 수 있어 철저한 구강 위생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예방의 핵심은 올바른 양치다. 하루에 몇 번 칫솔질을 했는지보다 얼마나 꼼꼼하게, 정확하게 닦았는지가 더 중요하다. 김 교수는 “칫솔을 치아 축 방향에서 45도로 기울이고, 잇몸선 아래까지 닿도록 닦는 ‘변형 바스법’이 효과적”이라고 설명한다. 부드러운 칫솔모를 사용하고, 치실·구강청결제 등을 병행하면 세균 제거에 더욱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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