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혈액은 우리 몸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고, 면역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다. 이 혈액은 대부분 뼛속 골수에서 만들어진다. 하지만 골수 기능에 이상이 생기면 백혈구, 적혈구, 혈소판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아 다양한 문제가 생긴다.

‘골수형성이상증후군(MDS)’은 골수의 조혈 기능이 망가지면서 혈액세포가 정상적으로 성숙하지 못하는 질환이다. 그 결과 빈혈, 감염, 출혈 등이 발생하며, 일부는 급성백혈병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주로 50세 이상 중장년층에서 발병률이 높고, 남성이 여성보다 더 취약하다.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나이 들수록 쌓이는 유전자 돌연변이, 과거 항암·방사선 치료 이력, 재생불량성빈혈이나 유전 질환 등이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피로와 빈혈, 무심코 넘기지 말고 골수 건강을 먼저 의심하자. 조기 진단이 생명을 지킨다. (클립아트코리아)
피로와 빈혈, 무심코 넘기지 말고 골수 건강을 먼저 의심하자. 조기 진단이 생명을 지킨다. (클립아트코리아)
◇빈혈, 피로, 멍... 작지만 중요한 경고 신호들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거나 경미해 놓치기 쉽다. 대표적인 증상은 빈혈로 인한 만성 피로, 어지럼증, 창백한 피부다. 혈소판이 줄어들면 쉽게 멍이 들고, 코피나 잇몸 출혈이 잦아진다. 백혈구 감소는 면역력을 떨어뜨려 감염에 더 쉽게 노출된다.

문제는 전체 환자의 절반 이상이 이런 증상을 자각하지 못하거나 가볍게 넘긴다는 점이다. 정기 건강검진에서 혈액 수치 이상으로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이종혁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혈액내과 교수는 “피로나 빈혈 같은 증상을 단순하게 넘기지 말고, 혈액 수치에 이상이 보이면 반드시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단은 말초혈액 검사와 골수 검사로 진행되며, 혈구 수 감소 여부, 비정상 세포의 형태, 염색체·유전자 이상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다. 이후 환자의 상태에 따라 저위험군과 고위험군으로 분류해 치료 전략을 정한다.

이종혁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혈액내과 교수
이종혁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혈액내과 교수
◇치료의 핵심은 맞춤형 전략과 조기 대응

저위험군은 병의 진행 속도가 느려, 조혈자극제나 면역억제제, 수혈 등을 통해 증상을 관리하고 삶의 질을 유지하는 데 중점을 둔다. 최근에는 특정 유전자 돌연변이를 표적으로 한 치료제도 등장해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반면, 고위험군은 급성백혈병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보다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조혈모세포이식이 핵심 치료법이다. 건강한 조혈모세포를 이식받아 손상된 골수를 대체하고 혈액 생성 기능을 회복하는 방식이다.

형제자매 간의 이식이 가장 이상적이지만, 비혈연 기증자나 부모·자식 간 반일치 이식도 가능하다. 이식 기술과 면역억제 치료가 발전하면서 성공률과 생존율이 높아지고 있지만, 고령자나 다른 질환이 있는 환자는 치료 전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

이종혁 교수는 “조혈모세포이식은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유일한 치료지만, 사전 평가부터 이식 후 관리까지 철저히 준비돼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로선 명확한 예방 방법은 없다. 다만 벤젠, 알킬화제 같은 유해 화학물질이나 방사선 노출을 줄이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결국 핵심은 정기적인 혈액검사와 조기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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