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한 잔, 오늘의 티] 얼굴붓기에는 '옥수수수염차', 산후조리·전신건강에는 '호박차'
붓기를 완화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전통적으로 민간에서 널리 활용돼 온 것이 차(茶) 요법이다. 그중에서도 옥수수수염차와 호박차는 수백 년간 사랑받아 온 대표적인 붓기 완화 차다. 최근에는 과학적 연구를 통해 성분과 효능이 입증되면서 단순한 민간요법을 넘어 건강 관리 차원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 옥수수수염차 – 나트륨 배출에 탁월, 심혈관 건강까지
옥수수수염차는 옥수수 속대를 둘러싼 부드러운 황금빛 실로 만든 차로 예로부터 ‘붓기 완화 차’로 불려 왔다. 옥수수수염차에는 폴리페놀, 플라보노이드, 사포닌, 알칼로이드 등 다양한 생리활성 성분이 들어 있어 체내 노폐물 배출과 이뇨 작용을 촉진한다. 특히 칼륨 함량이 풍부해 혈관 내 나트륨을 배출하고 고혈압 예방과 관리에도 도움을 준다.
연구에서도 옥수수수염차의 붓기 완화 효과가 뒷받침되고 있다. 충남대학교 의과대학 연구팀은 옥수수수염 추출액을 동물 모델에 투여했을 때 혈관 염증과 부종 발생이 현저히 감소한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특히 질환 발생 이전에 예방 차원에서 섭취했을 때 항염·이뇨 효과가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
그뿐만 아니라 옥수수수염에 풍부한 메이신성분은 간세포 손상을 막고 지방간 개선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붓기 완화뿐 아니라 간 건강 관리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다만, 옥수수수염차는 이뇨 작용이 강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과도하게 마시면 탈수나 저혈당, 변비를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신부전 등 신장 질환 환자에게는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하루 1~2잔 정도를 물과 함께 적절히 섭취하는 것을 권장한다.
◇ 호박차 – 혈액을 맑게, 전신 건강을 이롭게하는
호박차는 오랫동안 한국인에게 친숙한 붓기 완화 차로 자리 잡아왔다. 특히 산후 붓기를 줄이는 민간요법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호박에는 베타카로틴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 이는 대표적인 항산화 물질로 체내 활성산소를 줄이고 혈액을 맑게 해준다. 또한 칼륨과 펙틴 성분이 많아 체내 나트륨과 노폐물을 배출하는 데 도움을 주며 이뇨 작용을 통해 부종을 완화한다. 실제로 늙은 호박은 단호박이나 적색 파프리카보다 베타카로틴 함량이 높아 심혈관 질환 예방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비타민 A·C·B군과 철분, 섬유질도 풍부해 면역력 강화와 혈당 조절에도 기여한다. 미국 국립암연구소는 늙은 호박을 꾸준히 섭취하면 폐암 발생 위험이 절반 가까이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처럼 호박차는 붓기 완화를 넘어 항암, 혈당 조절, 눈 건강 개선 등 전신 건강에 이로운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호박차 역시 주의가 필요하다. 강한 이뇨 작용으로 인해 저혈압 환자에게는 어지럼증이나 무기력감을 유발할 수 있고 임신 초기에는 과도한 섭취가 불편함을 일으킬 수 있다. 또 호박차에 꿀이나 조청을 첨가해 마시는 경우가 많아 당뇨 환자는 반드시 순수하게 끓인 호박차를 소량 섭취하는 것이 안전하다.
전문가들은 호박을 깨끗이 씻어 찐 뒤 말리거나 으깬 후 달여 마시는 전통 방식이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이라고 권한다. 하루 1잔 정도를 꾸준히 마시면 부드럽게 수분 대사를 돕고 전신 건강 증진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볼 수 있다.

◇ 내 몸에 맞는 차를 선택하는 지혜
옥수수수염차와 호박차는 모두 전통적으로 붓기를 완화하는 데 효과적인 차다. 공통적으로 칼륨과 항산화 성분이 풍부해 체내 과잉 수분과 노폐물 배출을 돕고 혈압 조절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그러나 두 차는 각기 다른 특성과 효능을 지니고 있어 개인의 건강 상태와 체질에 따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옥수수수염차는 강력한 이뇨 작용과 간 기능 개선 효과가 특징으로 얼굴이나 전신이 딱딱하게 붓는 경우, 고혈압·혈당 관리가 필요한 사람에게 적합하다. 반면 호박차는 산후 붓기 완화와 면역력 강화, 눈 건강 보호에 강점을 보여 회복기 환자나 면역력이 약한 사람에게 도움이 된다.
다만 두 차 모두 이뇨 작용이 강하기 때문에 과음은 피해야 하며 신장 질환, 저혈압, 당뇨 등 기저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 후 섭취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옥수수수염차와 호박차는 붓기를 완화하는 좋은 보조 수단이 될 수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건강한 생활 습관과 균형 잡힌 식단을 전제로 할 때 의미가 있다”라며 “붓기가 장기간 지속되거나 전신 피로·체중 증가와 동반된다면 단순 부종이 아닌 다른 질환의 신호일 수 있으므로 반드시 진료를 받아야 한다”라고 강조한다.
오하은 하이뉴스(Hinews)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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