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추석을 앞두고 주말마다 전국 야산에서는 조상의 묘를 손질하는 ‘벌초’ 행사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풀을 자르고 낫질을 반복하는 이 과정은 허리에 큰 부담을 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신태희 좋은문화병원 신경외과 과장은 “벌초 작업은 무거운 제초기를 오랜 시간 들거나, 허리를 굽힌 채 낫을 쓰는 반복 동작이 많다”며 “이는 허리디스크(요추 추간판 탈출증)나 척추관협착증 같은 척추 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는 주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허리를 30도 이상 굽힌 상태로 장시간 작업할 경우, 척추에 가해지는 압력은 평소의 2~3배까지 증가한다. 디스크가 약한 사람이라면 이 압력으로 인해 신경이 눌리고, 극심한 허리 통증이나 다리 저림, 보행 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

추석 벌초 작업 중 무리한 허리 사용은 척추질환 악화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미지 제공=클립아트코리아)
추석 벌초 작업 중 무리한 허리 사용은 척추질환 악화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미지 제공=클립아트코리아)
◇허리 굽힘 동작, 디스크에 ‘직격타’

고령층은 특히 주의해야 한다. 신 과장은 “추석 전후로 벌초를 마친 뒤 허리 통증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는 어르신들이 해마다 반복적으로 발생한다”며 “대부분은 단순 근육통으로 여기고 넘기지만, 이미 진행 중인 척추 질환이 도진 경우도 많다”고 강조했다.

작업 전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허리와 다리 근육을 충분히 풀어주는 것이 좋다. 또, 장시간 쪼그려 앉는 자세는 피하고, 가능하다면 1~2시간마다 휴식을 취하며 체력을 분산해야 한다. 제초기 같은 무거운 장비는 혼자서 무리하게 들지 말고 가족과 함께 나눠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신태희 좋은문화병원 신경외과 과장
신태희 좋은문화병원 신경외과 과장
◇“단순 근육통 아냐... 신경 압박일 수도”

작업 후 허리통증이 심하거나, 통증이 다리로 뻗치는 방사통이 느껴진다면 단순한 근육통이 아닐 수 있다. 신 과장은 “척추 질환은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증상 악화를 막을 수 있지만, 방치할 경우 수술까지 가는 경우도 많다”며 “가벼운 통증이라도 며칠 이상 지속된다면 꼭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 과장은 “벌초 같은 일상 속 활동에도 척추는 쉽게 손상될 수 있는 만큼, 사소한 통증도 가볍게 넘기지 말고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H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