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연말은 송년회와 각종 모임이 몰리며 음주 빈도가 급격히 늘어나는 시기다. 문제는 술자리가 반복될수록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장기가 간이라는 점이다. 과도한 음주는 지방간에서 간염, 간경변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말기에는 간부전으로 진행될 수 있다. 알코올성 간질환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알아차리기 어렵고, 뒤늦게 발견되면 회복이 쉽지 않다.
알코올성 간질환은 장기간 음주로 발생하는 간 손상을 통칭한다. 알코올성 지방간, 간염, 간경변으로 이어지는 연속선상 질환이다. 간은 대사와 해독, 면역, 호르몬 균형 유지 등 생존에 필수적인 기능을 맡고 있어 손상이 누적되면 전신 건강에도 영향을 준다.
연말 과음은 증상 없이 진행되는 알코올성 간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어 조기 관리와 금주가 중요하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얼마나 마시면 위험할까... 단계별 증상
일반적으로 하루 80g 이상의 알코올을 10~20년간 지속적으로 섭취하면 간염이나 간경변 위험이 크게 높아진다. 개인차는 있지만 비교적 안전한 음주 기준은 남성 하루 40g, 여성 하루 20g 이하로 제시된다. 소주 한 잔이나 맥주 한 캔에는 약 10g의 알코올이 들어 있다.
질환 단계에 따라 증상도 달라진다. 지방간 단계에서는 대부분 증상이 없지만, 간이 커지면 오른쪽 윗배에 불편감이 생길 수 있다. 간염으로 진행되면 피로감, 식욕 저하, 오심, 황달 등이 나타나며 일부에서는 복수가 동반된다. 간경변 단계에서는 복수, 식도정맥류 출혈, 의식 저하 등 생명을 위협하는 합병증이 나타난다.
◇치료의 핵심은 금주... 회복 갈림길
진단은 혈액검사와 영상검사로 이뤄진다. 간 효소 수치를 확인하는 혈액검사가 기본이며, 알코올성 간질환에서는 AST가 ALT보다 높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초음파 검사를 통해 간 크기와 지방 침착, 복수 여부 등을 확인하고, 필요하면 간 조직 검사를 진행한다.
치료의 핵심은 단 하나, 완전 금주다. 음주를 이어가는 한 어떤 치료도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중증 간염의 경우 약물 치료를 병행하기도 하며, 간경변이 심해지면 간 이식이 필요할 수 있다. 알코올성 지방간은 금주 후 4~6주면 간 기능이 회복되는 경우가 많지만, 이미 간경변으로 진행되면 금주 후에도 악화될 수 있어 조기 관리가 중요하다.
이순규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이순규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간은 손상이 상당히 진행될 때까지 신호를 보내지 않는다”며 “연말처럼 음주가 잦은 시기일수록 경미한 증상도 놓치지 말고 간 건강을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알코올성 간질환은 예방 가능한 질환으로, 금주가 예후를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예방을 위해 금주 또는 절주, 균형 잡힌 식사, 저염식 유지, 영양 결핍 관리 등을 권고한다. 연말 분위기에 따른 과음은 일시적인 문제가 아니라 간 건강 전반을 흔들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