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퇴행성 뇌질환은 뇌 구조와 기능이 점차 손상되며 악화되는 질환이다. 정상 노화 과정에서도 일부 뇌세포 손실은 자연스럽지만, 질환이 있는 경우 기억력 저하, 판단력 감소, 행동 변화 등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진행된다.
최호진 한양대학교구리병원 신경과 교수는 “노화는 자연스러운 과정이지만, 일부 환자는 인지 기능 저하가 빠르게 진행해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준다. 조기 발견과 관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질환으로는 알츠하이머병, 루이소체 치매, 전두측두엽 치매가 있으며, 각 질환은 손상 부위와 단백질 축적 양상이 달라 특징적인 증상을 보인다.
◇기억력과 행동 변화를 일으키는 주요 치매 유형
알츠하이머병은 전체 치매 환자의 60~70%를 차지하는 가장 흔한 형태다. 뇌 속 베타 아밀로이드가 플라크를 형성하고, 타우 단백질 변형으로 신경섬유 얽힘이 생기며 신경세포가 사멸한다. 초기에는 단기 기억력 저하가 주로 나타나지만, 진행될수록 언어능력과 시공간 판단력이 감소하고 일상생활 수행능력까지 영향을 받는다.
“환자가 초기에 자신의 기억력 저하를 잘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가족이나 주변인의 세심한 관찰이 조기 진단에 큰 도움이 된다”고 최 교수는 말했다.
루이소체 치매는 알파-시누클레인 단백질이 신경세포에 축적되며 발병한다. 주의력과 인지 기능이 불안정하게 변동하며, 시각적 환시나 파킨슨병과 유사한 운동 증상이 나타난다. 일부 약물에 매우 민감해 치료 시 주의가 필요하다.
퇴행성 뇌질환과 치매는 완치가 어렵지만 조기 진단과 생활 습관 관리로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전두측두엽 치매는 전두엽과 측두엽 신경세포 손상이 중심이며, 언어 능력 저하와 성격·행동 변화가 초기부터 나타난다. 50~60대 비교적 젊은 연령층에서 발병해 환자와 가족 부담이 크다. 최 교수는 “젊은 환자일수록 직장과 가족관계에서 문제가 발생해 조기 상담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늦출 수 있는 치매, 진단과 생활 관리의 중요성
퇴행성 뇌질환의 원인은 명확하지 않지만, 고령, 유전적 요인, 뇌혈관 위험 요소, 흡연·음주, 운동 부족, 사회적 고립, 불균형한 식습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진단은 인지기능 검사, CT·MRI 등 뇌영상, 필요 시 뇌파, 혈액검사, 아밀로이드 PET 및 뇌척수액 검사 등을 통해 이루어진다. 내과적 질환과의 감별도 중요하다.
치료는 완치가 어렵지만, 진행 속도를 늦추고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알츠하이머병과 루이소체 치매는 약물 치료로 증상을 늦출 수 있으며, 최근에는 아밀로이드 제거 항체 치료가 도입돼 적극적 치료가 가능하다.
비약물적 치료도 중요하다. 운동, 독서, 악기 연주, 새로운 학습 등 두뇌 활동, 균형 잡힌 식단, 사회적 교류 유지가 인지 기능 유지에 도움을 준다. 최 교수는 “약물 치료와 생활습관 관리가 함께 이루어질 때 가장 효과적이다. 단순 기억력 관리가 아닌 전반적인 생활습관 개선이 필수”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