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가 또 줄었네’... 중년층 허리·척추 점검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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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가 또 줄었네’... 중년층 허리·척추 점검 필수

임혜정 기자

기사입력 : 2025-11-27 09:00

[Hinews 하이뉴스] 건강검진 때마다 줄어든 키를 보고 놀라는 중장년층이 적지 않다. 나이가 들수록 키가 줄어드는 것은 어느 정도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이다. 미국 국립노화연구소(NIA)의 장기 추적 연구에 따르면, 성인의 키는 30세부터 서서히 감소하기 시작하며, 30~70세 사이 남성은 평균 3cm, 여성은 평균 5cm 정도 줄어든다. 특히 여성은 폐경 후 골밀도 감소가 가속화돼 키 감소 폭이 더 크다.

뼈와 연골, 근육의 퇴행성 변화로 근육량과 골량이 줄고 척추 높이가 낮아지면서 자연스럽게 키가 줄어든다. 하지만 단기간에 급격히 키가 줄었다면 단순 노화가 아닌 척추 구조적 변화가 원인일 수 있다. 이동찬 힘찬병원 신경외과 의무원장은 “1년 사이 키가 2~3cm 이상 줄었다면 척추 문제를 의심하고 전문의 검진을 받는 것이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중년 이후 급격한 키 감소는 단순 노화가 아니라 척추 질환 신호일 수 있어 조기 점검과 근력 강화가 중요하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중년 이후 급격한 키 감소는 단순 노화가 아니라 척추 질환 신호일 수 있어 조기 점검과 근력 강화가 중요하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급격한 키 감소, 척추 질환이 원인일 수 있다


척추는 몸의 기둥 역할을 하며, 디스크는 충격을 흡수하는 완충장치다. 디스크는 수분이 많아 탄력을 유지하지만, 30대 이후부터 수분이 서서히 빠져 퇴행성 변화를 겪는다. 디스크가 줄어들면 척추 간격이 좁아지고, 키가 작아질 수 있다.

특히 급격한 키 감소는 척추압박골절, 척추관협착증, 척추후만증 등 질환과 관련된다. 척추압박골절은 척추 뼈가 주저앉아 등이 구부정해지는 질환으로, 완경기 이후 60대 여성 골다공증 환자의 약 30~40%가 경험한다. 통증이 심하지 않아 알아차리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척추관협착증은 척추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가 좁아져 허리를 구부린 자세를 취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몸 전체가 앞으로 숙여져 실제 키보다 작아 보인다. 보폭이 좁아지고 오래 걷지 못하는 증상이 동반된다.

척추후만증은 척추가 과도하게 휘어 키가 실제로 줄어드는 질환이다. 척추를 지탱하는 근육이 약하면 등이 앞으로 굽고 폐활량 감소, 균형 저하, 낙상 위험 증가 등 전신 건강에도 영향을 준다. 이동찬 의무원장은 “노년층에서 허리를 지탱할 근력이 부족하면 척추 질환이 악화된다”며 근력 강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척추건강과 자세 (사진 제공=힘찬병원)
척추건강과 자세 (사진 제공=힘찬병원)
◇바른 자세와 코어 근육 강화가 예방 열쇠


키 감소를 조기에 인지하고 척추 질환을 예방하려면 주기적인 키 측정이 필요하다. 하루 중 키는 아침에 가장 크고 저녁에 가장 작기 때문에, 같은 시간대에 측정해야 변화 확인이 정확하다. 장시간 앉아 있는 나쁜 자세도 키 감소를 가속한다. 앉아 있을 때 디스크 압력은 서 있을 때보다 약 40% 높게 측정되므로, 한 시간 이상 같은 자세를 피하고 스트레칭으로 척추 하중을 분산해야 한다.

또한 코어 근육 강화가 필수다. 척추를 지지하는 근육이 약하면 디스크와 척추뼈에 하중이 집중돼 구조적 변형이 빨리 진행된다. 프랭크 운동은 허리와 복부 근육을 강화해 척추 안정성을 높이고, 엎드린 채 상체 들어올리기는 척추기립근을 강화해 척추를 지지한다.

엉덩이 들어올리기 동작은 몸통, 허리, 골반을 일직선으로 만들어 척추 부담을 줄이고, 뒤로 젖히는 동작은 상체가 앞으로 쏠리는 것을 막아 척추를 지지한다. 노년층은 이러한 근력 운동을 꾸준히 수행해 척추를 지탱하고, 허리 굽음과 키 감소를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임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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