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으론 멀쩡, 속은 위기"... 유전성 신장 질환 ‘다낭신’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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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론 멀쩡, 속은 위기"... 유전성 신장 질환 ‘다낭신’ 주의

임혜정 기자

기사입력 : 2025-11-28 09:00

[Hinews 하이뉴스] 겉으로 건강해 보이지만, 신장 안에서는 수많은 물주머니(낭종)가 서서히 자라 신장을 손상시키는 병이 있다. 바로 다낭신(Polycystic Kidney Disease, PKD)이다. 최수정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다낭신은 신장 내부에 낭종이 생기면서 신장은 점점 커지지만, 기능은 떨어지는 만성 질환이다. 조기 발견과 꾸준한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낭신은 대부분 유전적 요인으로 발생한다. 가장 흔한 형태는 상염색체 우성 다낭신(ADPKD)으로, 부모 중 한 명이 환자라면 자녀에게 50% 확률로 유전된다. 주요 유전자는 PKD1(약 85%)과 PKD2(약 15%)이며, 드물게 소아에서 나타나는 상염색체 열성 다낭신(ARPKD)도 있다.

국내 성인 1000명 중 1명꼴로 발생하며, 약 3만~4만 명이 환자로 추정된다. 최 교수는 “다낭신은 말기 신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는 비교적 흔한 유전 질환이므로, 가족력이 있다면 정기 검진이 필수”라고 덧붙였다.

겉으로 건강해 보여도 조용히 진행되는 유전성 신장 질환 다낭신은 조기 검진과 꾸준한 관리가 중요하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겉으로 건강해 보여도 조용히 진행되는 유전성 신장 질환 다낭신은 조기 검진과 꾸준한 관리가 중요하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증상 없는 시기에도 신장 기능 점검 필요


초기 다낭신은 대부분 증상이 거의 없어 많은 환자가 질환 진행을 알지 못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옆구리 통증, 복부 팽만, 혈뇨, 잦은 요로감염, 신장결석, 고혈압 등이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40~45세 이전에는 증상이 명확하지 않아, 가족력이 있는 사람은 정기적인 초음파, CT, MRI 검진이 권장된다.

최 교수는 “증상이 없는 초기에도 낭종은 점점 커지고, 신장 기능 저하가 시작된다. 조기에 발견하면 관리와 치료로 질환 진행을 늦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낭신이 진행하면 투석이나 신장이식이 필요할 수 있으며, 뇌동맥류, 간낭종, 췌장낭종, 심장판막 질환 등 여러 합병증도 동반될 수 있다. 따라서 정기 검진을 통해 신장 상태를 확인하고, 합병증 위험을 미리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

◇약물과 생활 습관으로 진행 늦출 수 있어

현재 다낭신을 완전히 치료하는 방법은 없지만, 신기능 저하 속도를 늦추고 합병증을 관리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낭종 성장 억제제 톨밥탄(Tolvaptan)이 도입돼 사용되고 있다. 최 교수는 “톨밥탄은 신장 기능 저하 속도를 늦추는 효과가 입증됐지만, 갈증, 다뇨, 간 기능 이상 같은 부작용과 고가의 약값 때문에 모든 환자가 사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최수정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신장내과 교수
최수정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신장내과 교수
생활 습관 관리 역시 필수다. 저염식, 충분한 수분 섭취, 혈압 조절, 규칙적인 운동, 체중 관리 등이 신장 건강 유지에 도움이 된다. 최 교수는 “다낭신은 ‘관리 가능한 유전질환’이다. 증상이 없어도 6개월마다 신기능 검사를 받고, 혈압을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최근에는 유전자 교정과 낭종 성장 억제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어서, 앞으로 근본 치료 가능성도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임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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