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세대까지 번진 척추질환, 원인과 치료법은? [이동엽 원장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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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세대까지 번진 척추질환, 원인과 치료법은? [이동엽 원장 칼럼]

임혜정 기자

기사입력 : 2025-11-27 15:24

[Hinews 하이뉴스] 2030세대에서 척추질환을 겪는 이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 과거에는 중장년층 중심으로 나타나던 질환이었지만 스마트폰 사용 증가, 장시간 앉아 있는 생활 환경, 격렬한 운동 참여 등으로 인해 환자층이 빠르게 젊어지고 있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서도 척추질환 평균 진단 연령이 30대 중반까지 낮아졌고, 전체 환자 가운데 20~40대 비중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젊은 환자들이 병원을 찾는 가장 흔한 이유는 허리디스크다. 튀어나온 추간판이 신경을 직접 자극하거나 주변 조직에 염증을 일으켜 허리뿐 아니라 엉덩이, 다리까지 이어지는 통증을 만든다. 많은 경우 휴식과 약물, 물리치료만으로도 호전되지만,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만큼 통증이 지속된다면 신경차단술이나 경막외 신경성형술 같은 비수술적 치료가 도움이 된다. 이러한 치료는 비교적 회복이 빠르고 국소마취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젊은층에서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척추관협착증도 최근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신경을 압박하는 질환으로, 특히 허리에 발생하면 걸을 때 다리가 당기고 쉬어야만 다시 움직일 수 있는 증상이 대표적이다. 약물치료나 주사치료로 조절을 시도하지만 신경 손상이 의심되거나 보행이 어려워지는 단계로 진행하면 수술이 필요해질 수 있다. 목 부위에서 발생하는 협착증은 상대적으로 더 주의가 필요하다. 경추는 척수가 지나가는 부위라 한 번 손상이 생기면 회복이 어려운 만큼 마비 증상이 동반되면 즉시 수술적 접근을 고려해야 한다.

이동엽 참포도나무병원 신경외과 원장
이동엽 참포도나무병원 신경외과 원장
오랜 시간 같은 자세로 일하는 젊은 직장인에게 특히 흔한 척추전방전위증 역시 최근 증가하고 있다. 척추뼈가 앞이나 뒤로 어긋나는 질환으로, 허리가 불안정해지면서 통증이나 다리저림을 유발한다. 엑스레이만으로도 진단할 수 있으며 전위 정도에 따라 치료가 달라진다. 1~2단계 정도에서는 운동치료와 주사치료 등 보존적 방법을 먼저 시행하지만, 신경 압박이 심하거나 불안정성이 크다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최근에는 내시경 기반의 최소침습 수술이 보편화되면서 근육 손상을 줄이고 회복 기간을 단축할 수 있어 젊은 연령층에서도 거부감이 크게 줄었다.

척추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생활 습관 관리가 중요하다. 다리를 꼬고 앉거나 비틀어진 자세는 골반과 척추의 균형을 무너뜨려 통증을 유발하기 쉬우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의자에 앉을 때는 엉덩이를 등받이에 붙이고 허리를 자연스럽게 세운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기본이다. 너무 푹 꺼지는 침대나 몸에 맞지 않는 베개 또한 척추에 부담을 줄 수 있다. 하루 중 일정 시간을 내어 스트레칭을 하고, 걷기 같은 가벼운 운동을 꾸준히 실천하는 것만으로도 척추 주변 근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최근 20~30대에서 척추질환이 증가하는 이유는 단순한 생활습관 문제가 아니라, 스트레스와 과로, 운동 부족 등 다양한 요인이 함께 작용하기 때문이다. 특히 젊은 층은 통증을 무시하고 버티는 경향이 있어 병원을 찾는 시기가 늦어지곤 한다. 통증이 반복되거나 다리 저림, 감각 이상 등이 생긴다면 단순한 근육통으로 넘기지 말고 전문적인 진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젊다고 해서 척추질환이 비껴가는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 증상이 가볍더라도 반복된다면 조기에 진단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젊은 환자일수록 회복이 빠르고 치료 선택 폭이 넓기 때문에 너무 늦기 전에 신속하게 병원을 방문해 전문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지속되는 허리 통증을 방치하면 일상생활의 질이 떨어질 뿐 아니라 신경 손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아진다. 증상이 느껴진다면 조기에 평가를 받아보고, 생활 습관 관리와 운동을 통해 척추를 지키는 노력이 중요하다.

(글 : 이동엽 참포도나무병원 신경외과 원장)

임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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