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풍으로 오인되는 ‘경추척수증’... 손·보행 이상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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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풍으로 오인되는 ‘경추척수증’... 손·보행 이상 주의

임혜정 기자

기사입력 : 2025-12-04 09:00

[Hinews 하이뉴스] 최근 60대 남성 A씨는 손 움직임이 둔하고 걸을 때 균형이 불안정해 가족이 중풍을 의심하며 병원을 찾았다. 그러나 정밀 검사 결과, 그는 경추척수증이라는 비교적 생소한 척수 질환으로 진단됐다. 초기 증상은 미세하고 비특이적이어서 뇌졸중과 혼동될 수 있으며, 치료 시기를 놓치면 기능 회복이 어려워질 수 있다.

경추는 7개의 척추뼈로 이루어져 머리를 지지하고 회전, 굴곡, 신전, 측굴 등 다양한 움직임을 가능하게 한다. 또한 팔과 어깨, 손으로 내려가는 신경 경로를 보호하며, 척수와 신경 구조물을 감싸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척수는 뇌에서 시작해 척추를 따라 내려가며 근육에 명령을 전달하고, 감각 정보를 뇌로 전달하며 반사 작용의 중심 역할을 맡는다.

경추 부위 척수가 눌리는 경추척수증은 손‧보행 이상이 뇌졸중과 비슷하게 나타될 수 있어, 특히 50대 이상은 조기 진단과 관리가 중요하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경추 부위 척수가 눌리는 경추척수증은 손‧보행 이상이 뇌졸중과 비슷하게 나타될 수 있어, 특히 50대 이상은 조기 진단과 관리가 중요하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척수 압박의 원인과 진행 과정


경추척수증은 척수가 경추 부위에서 압박을 받아 발생하며, 주요 원인으로는 목디스크, 경추 퇴행성 변화, 후종인대·황색인대 골화 등이 있다.

추간판 탈출이 발생하면 척수가 직접 눌리고, 척추 뒤쪽의 후종인대가 두꺼워지거나 골화되면 척수 공간이 좁아진다. 황색인대가 두꺼워지거나 골화되면서 후방에서 척수를 압박할 수도 있다. 이러한 구조적 변화가 쌓이면 척수 기능이 점차 저하된다.

초기 증상은 목, 어깨, 팔, 손 통증과 저림이 나타나 목디스크로 착각하기 쉽다. 압박이 심해지면 젓가락질, 글쓰기, 단추 채우기, 물건 잡기 등 세밀한 손동작이 불편해진다. 보행 능력도 저하되어,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균형을 유지하기 어려워지는 경우가 생긴다. 방치하면 배뇨 문제와 심각한 보행 장애 등 중증 신경학적 결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정동문 대동병원 척추센터 진료부장은 “경추척수증은 초기 증상이 미묘하고 비특이적이어서 단순 노화나 목디스크로 오인되기 쉽다”며 “손 움직임이 부자연스럽고 보행이 불안정한 경우 뇌졸중과 혼동될 수 있으므로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미 손상된 척수 기능은 회복이 제한될 수 있어,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정동문 대동병원 척추센터 진료부장
정동문 대동병원 척추센터 진료부장
◇조기 진단과 예방 관리


진단은 신체검사, MRI, CT, X-Ray 등을 통해 척수 압박 정도, 디스크 상태, 척추 정렬을 확인하며, 필요시 신경학적 검사를 추가로 시행한다. 치료는 증상이 경미하면 약물치료와 물리치료 같은 보존적 방법을 먼저 적용하며, 척수 압박이 심하거나 신경학적 결손이 진행되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한다.

예방을 위해서는 장시간 컴퓨터·스마트폰 사용이나 운전 시 척추 정렬을 유지하고, 스트레칭과 목·어깨·등 근육 강화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 적정 체중을 유지하면 척추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

손과 팔 저림, 젓가락질·단추 채우기 어려움, 불안정한 보행, 손끝 시림, 목·어깨 통증 등 증상이 나타나면 의료기관을 찾아 정확한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특히 50대 이상에서는 정기적인 척추 검사를 통해 조기 진단과 예방을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임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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