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제공][Hinews 하이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원/달러 환율 수준에 대해 "전통적인 의미의 금융위기는 아니지만, 위기라 할 수 있고 걱정이 심하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17일 한은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설명회에서 이같이 우려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현재 순대외채권국이기 때문에 원화가 절하되면 이익 보는 분들도 많다"며 "금융기관이 넘어지고 국가 부도 위험이 있는 금융위기와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다만, "환율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이익을 보는 사람과 손해 보는 사람이 극명히 나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고환율 때문에 사회적 화합이 어려운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며 "성장 양극화 등을 생각할 때 환율이 안심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닌 것"이라고 설명했다.
환율이 이날 장중 8개월여 만에 1,480원 선을 넘기는 등 이례적 상승세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중앙은행 수장으로서 위기감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한은은 통상 환율이 10% 오르면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0.3%p가량 뛰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또, 환율이 내년까지 현재와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될 경우 물가상승률이 기존 전망치(2.1%)보다 높은 2.3% 안팎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총재는 고환율의 주된 요인으로 외환 수급 쏠림을 거듭 지목했다.
그는 "환율 수준이 1,400원대 초반부터 시작해 미국 달러화가 안정되는데도 한동안 계속 올랐다"며 "내부적 요인이 컸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 총재는 연간 200억달러 상한의 대미 투자 계획이 환율 상방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일부 의견에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그는 "한은이 외환시장에 위협을 주는 정도로 대미 투자액을 줄 생각은 없다"며 "대미 투자를 원인으로 원화가 장기적으로 절하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