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관심질병 통계에 따르면 2024년 국내 척추질환 환자는 972만여 명에 이른다. 국민 5명 중 1명이 척추 질환을 겪는 셈이다. 요통의 대표 원인으로 꼽히는 허리디스크와 척추협착증은 증상이 비슷해 혼동하기 쉽지만, 발병 원인과 통증 양상, 치료 접근은 분명히 다르다.
박진규 부평힘찬병원 신경외과 원장은 “허리 통증이 있으면 디스크부터 의심하는 경우가 많지만, 나이가 들수록 척추협착증이 원인인 사례가 늘어난다”며 “두 질환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다리 통증은 같아도 원인은 다르다
허리디스크의 정식 명칭은 추간판탈출증이다. 척추 뼈 사이에서 충격을 흡수하는 디스크가 밀려나오거나 찢어지면서 신경을 직접 압박해 통증을 유발한다. 노화 외에도 외상, 잘못된 자세, 반복적인 허리 사용이 원인으로 작용한다.
허리디스크와 척추협착증은 비슷한 통증을 보이지만 원인과 통증 양상, 관리 방법이 달라 구분이 필요하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척추협착증은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신경다발이 압박되는 질환이다. 주로 노화로 인해 뼈와 인대, 관절이 두꺼워지면서 발생하며, 허리와 엉덩이, 다리로 통증이 퍼진다. 선천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대부분 퇴행성 변화가 원인이다.
두 질환 모두 다리 통증이 두드러진다는 점에서 헷갈리기 쉽다. 하지만 허리디스크는 신경 한 가닥이 눌려 한쪽 다리 통증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고, 척추협착증은 신경다발 전체가 눌리면서 양쪽 다리가 동시에 저리고 무거운 느낌이 드는 차이가 있다.
◇자세 변화에 따라 갈리는 통증 양상
허리디스크와 척추협착증을 구분하는 가장 쉬운 기준은 자세에 따른 통증 변화다. 허리디스크는 허리를 앞으로 숙일수록 디스크가 더 밀려나 통증이 심해진다. 반대로 척추협착증은 허리를 숙이면 일시적으로 신경 통로가 넓어져 통증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누운 상태에서도 차이가 난다. 허리디스크는 다리를 들어 올릴 때 뒷다리가 당기고 저린 방사통이 심해지는 경우가 많다. 반면 척추협착증은 다리를 들어도 통증 변화가 크지 않은 편이다.
특히 오래 서 있거나 걸을 때 다리가 터질 듯 아파 중간중간 쉬어야 하는 ‘간헐적 파행’ 증상이 나타나면 척추협착증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 이 경우 정확한 진단을 위해 전문의 진료와 검사가 필요하다.
◇고령층은 두 질환이 함께 나타나기도
실제 진료 현장에서는 허리디스크와 척추협착증이 동시에 존재하는 복합 사례도 적지 않다. 디스크가 크게 돌출되면 신경 통로가 좁아지고, 이미 척추관이 좁은 상태에서는 작은 디스크 돌출에도 신경 압박이 발생할 수 있다.
나이가 들수록 디스크의 수분이 줄고 높이가 낮아지면서 척추관 공간도 함께 좁아진다. 이 과정에서 디스크와 협착증이 함께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허리디스크 vs 척추협착증 (사진 제공=힘찬병원)
질환에 따라 운동 선택도 달라야 한다. 허리디스크 환자는 허리를 뒤로 젖히는 신전 운동이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반면 척추협착증 환자가 같은 운동을 하면 증상이 악화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협착증 환자에게는 허리를 약간 숙인 상태에서 하체 근력을 키우는 운동이 상대적으로 무리가 적다.
일상에서도 관리가 중요하다. 두 질환 모두 장시간 같은 자세를 피하고, 30~40분마다 자세를 바꾸는 것이 도움이 된다. 디스크 환자는 허리를 오래 굽히는 자세를, 협착증 환자는 장시간 서 있거나 내리막길 보행을 특히 조심해야 한다.
박진규 원장은 “척추는 평생 사용하는 구조물인 만큼 통증이 생겼을 때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며 “무작정 참기보다 질환에 맞는 운동과 피해야 할 자세를 알고 생활 속에서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