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식 다이어트의 역설, '담석증' 환자 5년 새 23% 늘었다

건강·의학 > 의학·질병

절식 다이어트의 역설, '담석증' 환자 5년 새 23% 늘었다

임혜정 기자

기사입력 : 2026-02-04 09:00

[Hinews 하이뉴스] 40대 초반 A씨는 두 달간 식사량을 크게 줄여 6kg을 감량했다. 체중은 줄었지만 건강검진에서 담낭에 작은 담석이 다수 발견됐다. 증상이 없어 경과 관찰을 권유받았지만 불안감은 남았다. 30대 초반 B씨는 단기간 다이어트 도중 극심한 복통으로 응급실을 찾았고, 담석증 진단 후 결국 담낭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무리한 체중 감량이 담낭 질환으로 이어진 사례다.

◇굶는 다이어트, 담즙 흐름 막아 담석 위험 높여
담낭은 담즙을 저장했다가 식사 후 십이지장으로 분비하는 역할을 한다. 이 과정이 원활하지 않으면 담즙 성분이 굳어 담석이 생길 수 있다.

급격한 절식 다이어트가 담즙 정체를 유발해 담석증 위험을 높이며, 최근 환자 수가 5년 새 23% 증가했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급격한 절식 다이어트가 담즙 정체를 유발해 담석증 위험을 높이며, 최근 환자 수가 5년 새 23% 증가했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안요셉 대진의료재단 분당제생병원 외과 과장은 “초저칼로리 다이어트나 장기간 금식을 하면 간에서 콜레스테롤이 포함된 담즙 분비가 늘고, 담낭 기능이 떨어져 담즙이 제대로 배출되지 못한다”며 “이로 인해 담즙 내 성분이 응고되면서 담석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방 섭취를 갑자기 크게 제한하면 담즙이 십이지장으로 배출되지 않고 담낭에 고이게 되는데, 이 상태가 반복되면 담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담석증 환자 증가... 통증 땐 즉시 진료 필요
담석이 있다고 모두 증상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담석이 담낭 입구를 막으면 담즙이 정체되고 담낭이 늘어나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 담석증 환자는 꾸준히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0년 약 21만 명이던 담석증 환자는 2024년 25만 명을 넘어서며 5년 새 23% 증가했다.

안 과장은 “담도산통은 담석증의 대표적인 증상으로, 오른쪽 상복부에 갑자기 시작되는 심한 통증이 1~6시간 지속될 수 있다”며 “오심이나 구토가 동반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담석이 담낭벽을 자극해 염증이 생기면 지속적인 통증과 함께 발열, 오한이 나타날 수 있으며, 이 경우 급성 담낭염을 의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증상을 방치하면 담낭 농양, 괴사, 천공 등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통증이 반복되면 즉시 병원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상황 따라 담낭절제술 고려, 수술 후 관리도 중요
담낭 질환 가운데 가장 흔한 것은 담석증이다. 증상이 있는 담석증이나 합병증 위험이 높은 경우에는 담낭 절제술이 치료 방법으로 고려된다.

안요셉 분당제생병원 외과 과장이 환자에게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분당제생병원)
안요셉 분당제생병원 외과 과장이 환자에게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분당제생병원)
안 과장은 “담낭 질환의 근본적인 치료는 담낭절제술”이라며 “다만 염증이 심하거나 전신 상태가 좋지 않아 즉각적인 수술이 어려운 경우에는 담즙을 배액하는 시술을 먼저 시행한 뒤 상태가 호전되면 수술을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담낭절제술 이후에는 비교적 일상적인 식사가 가능하지만, 초기에는 관리가 필요하다. 안 과장은 “수술 후에는 지방이 많은 음식이나 과식을 피하고, 한 달 정도는 복부에 힘이 많이 들어가는 운동을 삼가는 것이 좋다”며 “음주와 흡연도 상처 회복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체중 감량 자체보다 방법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급격한 절식보다는 규칙적인 식사와 점진적인 체중 감량이 담낭 건강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된다. 반복되는 복부 통증이나 소화 불편이 있다면 단순한 위장 문제로 넘기지 말고 정확한 검진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임혜정 기자

press@hinews.co.kr

<저작권자 © 하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