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본 뇌전증 발작 경과... 환자 5가지 유형 확인

건강·의학 > 의학·질병

AI로 본 뇌전증 발작 경과... 환자 5가지 유형 확인

임혜정 기자

기사입력 : 2026-02-04 09:38

[Hinews 하이뉴스] 서울대병원 연구팀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뇌전증 환자의 발작 경과를 장기간 분석한 결과, 발작 양상이 서로 다른 다섯 가지 유형으로 구분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발작이 빠르게 사라지는 경우부터 치료에도 지속되는 경우까지 다양한 장기 경과가 나타났으며, 각 유형은 뇌파 검사와 뇌 MRI 소견, 원인 질환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서울대병원 신경과 박경일·이상건 교수, 융합의학과 김영곤 교수, 이대목동병원 황성은 교수로 구성된 공동 연구팀은 2008년부터 2020년까지 뇌전증 클리닉에 처음 내원한 환자 2586명을 평균 7.6년간 추적 관찰한 대규모 코호트 데이터를 분석했다.

AI 분석 결과, 뇌전증 환자의 발작 경과는 시간에 따라 서로 다른 5가지 장기 유형으로 구분되며 임상적 특성 차이가 확인됐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AI 분석 결과, 뇌전증 환자의 발작 경과는 시간에 따라 서로 다른 5가지 장기 유형으로 구분되며 임상적 특성 차이가 확인됐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뇌전증은 반복적인 발작이 나타나는 만성 신경질환으로, 환자마다 치료 반응과 장기 경과가 크게 다르다. 기존에는 발작 유형이나 원인을 중심으로 환자를 분류했지만, 이러한 기준만으로는 발작의 장기적 변화 양상을 충분히 설명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발병 나이, 질환 지속 기간, 발작 빈도, 치료 이력 등 임상 정보와 혈액 검사, 뇌파 검사, 뇌 MRI 결과를 포함한 84개 변수를 인공지능 분석에 적용했다. 발작의 존재 여부가 아니라, 시간에 따른 발작 빈도 변화에 주목해 환자들의 장기 경과를 비교했다.

분석 결과, 전체 환자의 66.1%는 추적 관찰 마지막 1년 동안 발작이 없었다. 발병 나이가 높고 질환 지속 기간이 짧을수록 발작이 조절될 가능성이 컸으며, 혈액 응고와 관련된 피브리노겐 수치도 장기 경과와 연관성을 보였다.

인공지능 기반 군집 분석을 통해 발작이 소실되는 세 개 군과 치료 이후에도 발작이 지속되는 두 개 군이 도출됐다. 발작 관해군 가운데 ‘신속 관해군’은 면역·감염과 연관된 뇌전증이 상대적으로 많았고, ‘저발작빈도-지연관해군’은 전반적인 서파 뇌파와 뇌연화증이 동반된 경우가 많았다. ‘중발작빈도-지연관해군’에서는 전반뇌전증의 특성이 두드러졌다.

발작 지속군에서는 서로 다른 양상이 나타났다. ‘부분 반응군’은 국소적 뇌파 이상과 뇌종양이 연관된 경우가 많았고, ‘지속 난치성군’은 해마경화증이 동반된 환자가 많았다. 이 군에서는 남성 비율이 높고 이환 기간도 길었다.

(왼쪽부터) 박경일·이상건 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 김영곤 융합의학과 교수, 황성은 이대목동병원 신경과 교수 (사진 제공=서울대병원)
(왼쪽부터) 박경일·이상건 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 김영곤 융합의학과 교수, 황성은 이대목동병원 신경과 교수 (사진 제공=서울대병원)
이번 연구는 다양한 임상 정보를 인공지능으로 통합 분석해, 발작의 장기 경과를 시간적 변화 패턴으로 구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사전 분류 없이 비지도 학습을 적용해, 동일한 진단명 아래에서도 서로 다른 발작 경과가 존재함을 데이터로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번 분석이 뇌전증 환자의 장기 임상 경과를 이해하는 데 참고가 될 수 있는 하나의 분석 틀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 최근호에 실렸다.

임혜정 기자

press@hinews.co.kr

<저작권자 © 하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