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이 사라지기 전 신호... 치매 원인 1위 '알츠하이머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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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이 사라지기 전 신호... 치매 원인 1위 '알츠하이머병'

임혜정 기자

기사입력 : 2026-02-12 09:00

[Hinews 하이뉴스] 설 연휴처럼 가족이 오랜만에 모이는 시기에는 부모나 배우자의 기억력·행동 변화를 눈치채기 쉽다. 단순한 건망증으로 넘기기 쉬운 변화가 실제로는 치매의 시작일 수도 있다. 치매는 조기에 발견해 관리하면 인지기능 저하 속도를 늦출 수 있는 만큼, 초기 신호를 아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치매는 기억력, 언어 능력, 판단력 등 인지기능이 떨어져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상태를 말한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65세 이상 인구 10명 중 1명이 치매를 앓고 있다. 여러 원인 중 가장 흔한 질환이 알츠하이머병으로, 전체 치매의 약 3분의 2 이상을 차지한다. 이동영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와 함께 알츠하이머병의 특징과 관리법을 살펴본다.

알츠하이머병은 치매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조기 발견과 꾸준한 치료·생활관리로 인지기능 저하 속도를 늦출 수 있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알츠하이머병은 치매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조기 발견과 꾸준한 치료·생활관리로 인지기능 저하 속도를 늦출 수 있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기억부터 행동까지... 서서히 드러나는 변화

알츠하이머병은 베타 아밀로이드라는 비정상 단백질이 뇌에 쌓이면서 신경세포 손상이 진행되는 퇴행성 뇌질환이다. 가장 먼저 나타나는 변화는 최근 기억 저하다. 방금 들은 이야기를 잊거나 같은 질문을 반복하는 모습이 흔하다. 물건 이름이 떠오르지 않아 말이 막히고, 대화 흐름을 놓치는 일도 잦아진다.

질환이 진행되면 날짜와 요일을 헷갈리거나, 익숙한 장소에서도 길을 잃는 등 시간·공간 감각이 흐려진다. 판단력과 계획 능력이 떨어지면서 돈 관리나 약 복용 같은 일상적인 일도 부담이 된다. 이와 함께 우울, 불안, 불면, 짜증, 의심 같은 정서·행동 변화가 동반되기도 한다. 이런 증상이 수개월 이상 이어지고 생활에 영향을 준다면 노화로만 치부해선 안 된다.

◇진단은 관찰에서 시작... 치료 목표는 ‘유지’
알츠하이머병 진단의 첫 단서는 가족의 관찰이다. 언제부터 무엇이 달라졌는지 구체적으로 정리해 의료진에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병원에서는 면담과 진찰, 신경심리검사를 통해 인지기능을 평가하고, 혈액 검사와 뇌 MRI로 다른 질환 가능성도 함께 확인한다. 필요하면 아밀로이드 PET 검사를 통해 뇌에 축적된 단백질 상태를 살핀다.

치료의 목표는 사라진 기억을 되돌리는 데 있지 않다. 현재의 기능을 가능한 한 오래 유지하고, 증상 악화를 늦추는 데 초점을 둔다. 약물치료는 병의 진행 속도를 늦추고 증상을 완화하는 역할을 한다. 최근에는 베타 아밀로이드를 표적으로 한 항체치료제가 도입돼 초기 알츠하이머병 관리의 선택지가 넓어지고 있다.

약물치료와 함께 행동 증상 관리도 중요하다. 불면이나 초조, 공격성, 망상 등이 나타날 경우 생활 환경을 조정하고 비약물치료를 병행하면 도움이 된다. 지역사회에서 제공하는 인지훈련이나 정서·사회적 프로그램도 초기 단계에서 활용할 수 있다.

알츠하이머병 개요, 이동영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사진 제공=서울대병원)
알츠하이머병 개요, 이동영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사진 제공=서울대병원)

◇예방의 핵심은 생활 습관... ‘지피지기’가 답

알츠하이머병은 완치가 쉽지 않은 만큼 예방이 중요하다. 이동영 교수는 예방의 핵심으로 ‘지피지기’ 생활 원칙을 강조한다. 먼저 뇌혈관 건강을 지키는 것이 기본이다. 고혈압, 당뇨, 이상지질혈증, 비만을 관리하고 금연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특히 중년기의 혈압 관리는 노년기 치매 위험을 낮추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과식과 과음도 피해야 한다. 특정 음식에 기대기보다 적정 칼로리를 지키고 영양소를 고르게 섭취하는 식습관이 도움이 된다. 여기에 걷기 같은 신체활동을 주 3회 이상, 가능하면 매일 이어가는 것이 좋다. 취미나 사회적 활동을 병행하면 효과는 더 커진다.

마음 관리도 빼놓을 수 없다. 스트레스를 완전히 없앨 수는 없지만, 우울과 긴장이 오래 쌓이지 않도록 조절하는 것이 인지 건강에 중요하다. 뇌혈관을 지키고, 과식을 피하고, 활동을 이어가며, 기분을 돌보는 습관이 알츠하이머병 예방의 토대가 된다.

이동영 교수는 “알츠하이머병에서 나타나는 기억력 저하와 행동 변화는 의지나 성격의 문제가 아니라 뇌 변화로 인한 증상”이라며 “짧고 단순한 문장으로 설명하고, 선택지를 줄이며, 반복 질문에도 차분하게 대응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의심되는 변화가 있다면 미루지 말고 의료진 상담을 통해 정확한 평가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임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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