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플랫폼 시장의 독과점 폐해를 막기 위해 자산 매각이나 사업 부문 분리 같은 '구조적 조치'를 도입해야 한다는 정책 제언이 나왔다. 이용자가 늘어날수록 입점 업체와 소비자 모두의 효용이 커지는 ‘망외부성’ 탓에 플랫폼은 한 번 독점이 굳어지면 경쟁자의 진입이 사실상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한국응용경제학회는 최근 열린 춘계학술대회에서 공정거래위원회가 시장 구조에 직접 개입하는 강력한 규율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정거래위원회 로고 <사진=공정거래위원회 제공>
구체적으로는 기업결합 심사 때 주로 쓰는 구조적 조치를 일반 플랫폼 규제로 확대해, 필요하다면 검색과 쇼핑 사업 부문을 강제로 나누는 방안이 거론됐다. 불공정 행위가 의심될 때 공정위 심의 결과가 나오기 전이라도 해당 행위를 즉시 멈추게 하는 '임시중지명령'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지배적 플랫폼이 알고리즘 조작으로 경쟁사를 고사시킨 뒤에 내리는 사후 제재는 실효성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시장지배력을 판단하는 잣대도 점유율 수치에서 ‘실제 지배력’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정 명품 앱의 점유율이 전체 이커머스 시장에서 5%에 불과하더라도 핵심 소비층을 독점하고 있다면, 입점 업체에 일방적인 거래 조건을 강요할 수 있는 절대적 권한을 갖기 때문이다.
플랫폼의 규칙 제정이 입점 업체 전체에 동시 적용되는 특성을 고려해, 피해자를 일일이 특정하는 기존의 입증 부담도 완화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플랫폼 사업의 특수한 ‘효율성 증진 효과’를 세밀하게 따져야 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배달 앱들이 수수료 인하 경쟁을 피하려 가격 담합을 했더라도, 그 재원을 배달비 지원에 써서 전체 주문량이 늘었다면 입점 업체에도 이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학계의 이 같은 전향적 제안을 정책 수립 과정에서 면밀히 검토할 계획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학계에서 플랫폼 특성에 맞는 구조적 조치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한 만큼 향후 정책 준비 과정에서 반영 여부를 살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