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정부가 영국령 포클랜드 제도(아르헨티나명 말비나스 제도)에 대한 영유권 주장을 전례 없는 수위로 끌어올리며 국제 지정학적 판도를 흔들고 있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영토 분쟁의 재점화를 넘어,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거래적 외교’와 밀레이 대통령의 ‘친유대·친미’ 노선이 결합하며 1982년 포클랜드 전쟁 이후 가장 복합적인 위기 국면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특히 이번 갈등은 미국 국방부 내부 문건 유출이라는 초유의 사태와 맞물리며, 서방 안보의 핵심축인 미·영 관계에 유례없는 균열을 예고하고 있다.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정부가 영국령 포클랜드 제도(아르헨티나명 말비나스 제도)에 대한 영유권 주장을 전례 없는 수위로 끌어올리며 국제 지정학적 판도를 흔들고 있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영토 분쟁의 재점화를 넘어,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거래적 외교’와 밀레이 대통령의 ‘친유대·친미’ 노선이 결합하며 1982년 포클랜드 전쟁 이후 가장 복합적인 위기 국면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사진 = 연합뉴스 제공>
최근 국제사회를 뒤흔든 미 국방부 내부 문건 유출 사건은 밀레이 대통령의 강경 행보에 강력한 명분을 제공했다. 해당 문건에는 이란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미국·이스라엘과 온도 차를 보인 일부 유럽 동맹국들을 압박하기 위해, 미국이 포클랜드 제도에 대한 기존의 외교적 입장을 재검토할 수 있다는 구체적인 시나리오가 담긴 것으로 확인됐다. 그간 미국은 영국의 실효적 지배를 인정하면서도 주권 분쟁 자체에는 중립을 지키는 모호한 태도를 유지해 왔으나, 트럼프 행정부가 이를 영국을 길들이기 위한 ‘외교적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밀레이 대통령은 이러한 미국의 외교적 기류 변화를 자국의 오랜 숙원인 말비나스 제도 영유권 강화의 결정적 기회로 판단하고 이를 적극 활용하는 모양새다. 그는 취임 초기부터 자신을 “세계에서 가장 시온주의적인 대통령”이라 수식하며 이스라엘 베냐민 네타냐후 정부와 밀착해 왔는데, 이러한 행보는 단순한 이념적 성향을 넘어 철저히 계산된 지정학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아르헨티나는 중동 전쟁 국면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강경 노선을 무조건적으로 지지하며 남미 내 핵심 우방으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다졌으며, 이는 이란 대응 및 중동 정책에서 미국과 미묘한 입장 차이를 보이며 소극적인 태도를 견지해 온 영국 등 일부 유럽 동맹국들과 선명한 대조를 이룬다.
밀레이 대통령은 바로 이 지점을 파고들어,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영유권 문제에 대한 정책적 양보라는 실리를 얻어내겠다는 ‘외교적 보상’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그는 최근 진행된 언론 인터뷰에서 “말비나스 반환을 위해 인간이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으며, 과거 정부들과는 차원이 다른 실질적인 진전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전통적인 영미 관계가 ‘거래적 외교’를 중시하는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흔들리는 틈을 타, 아르헨티나가 미국에 제공하는 전략적 가치를 포클랜드 문제와 맞바꾸겠다는 노골적인 의지의 표명이다. 실제로 아르헨티나는 최근 미국 주도의 해상 안보 연합에 적극 참여하는 등 군사적 보조를 맞추며 영국의 입지를 좁히는 외교적 공간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영국 정부는 즉각 반발하며 정면 대응에 나섰다. 영국 총리실은 “포클랜드 제도의 주권은 명백히 영국에 있으며, 2013년 주민투표에서 99.8%라는 압도적 찬성으로 확인된 주민들의 자결권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최우선 가치”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영국 외교가는 트럼프 행정부가 영국을 압박하기 위해 아르헨티나의 손을 들어주는 시나리오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으며, 만약 미국이 기존의 입장에서 선회할 경우 나토(NATO) 내부의 안보 결속력은 물론 영미 간의 ‘특수 관계’ 자체가 근본적인 훼손을 입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전문가들은 밀레이 대통령의 이러한 강경 노선 이면에는 국내 정치적 절박함도 깊게 깔려 있다고 분석한다. 초인플레이션과 극단적인 재정 긴축 정책으로 인해 지지율 하락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아르헨티나 국민들에게 성역과도 같은 ‘말비나스 영유권’은 내부 결집을 이끌어낼 가장 효과적인 카드이기 때문이다. 로이터 통신 등 주요 외신은 밀레이 정부가 경제난에 시름하는 국민들의 시선을 외부의 적과 민족주의적 열망으로 돌리기 위해 포클랜드 문제를 정치적 수단으로 적극 소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결국 밀레이의 도박은 미·영 관계의 미세한 균열을 파고들어 남대서양의 지정학적 주도권을 가져오려는 고도의 외교적 승부수인 동시에, 경제 위기라는 내부의 불길을 외부로 돌리려는 위험한 시도로 요약된다.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가 영국의 전통적인 우방 권리보다 밀레이의 전략적 충성에 더 높은 가치를 매길 것인지, 혹은 영국과의 정보·안보 동맹을 고려해 기존의 중립 노선으로 복귀할 것인지가 향후 사태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번 논란은 단순한 영토 분쟁을 넘어 중동 문제와 서방 동맹의 재편이라는 거대한 국제적 흐름 속에서 남대서양의 화약고를 다시 자극하고 있다.